1월 셋째 주 찬송/1월 넷째 주 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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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셋째 주 찬송/552장(통합358장) 아침 해가 돋을 때

성경의 첫 책인 창세기 서두에는 절망 가운데서 구원해 줄 수 있는 장엄한 선언이 펼쳐지지요.“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그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 1;1-4)

이 장면을 하이든이 지은 오라토리오‘천지창조’에서는 이렇게 노래합니다.“사라지네. 그 거룩한 빛 앞에서 어둠의 그늘 다 사라지네. 혼돈함은 다 물러가고 새 질서 생겼네. 저 마귀무리들은 겁이나 깊은 지옥 밤 속으로 다 도망가네. 절망과 분노, 공포 그 뒤를 따라 도망가네. 새 천지 열렸네. 하나님 말씀에 새 천지 열렸네.”

이것은 인간과 세계 내에 있는 모든 존재에게 그 참된 존재(存在) 가치와 삶의 의미를 제공해 주는 계시의 찬란한 첫 빛줄기라 할 수 있습니다.

작사, 작곡 모두 누가 지었는지 알려지지 않은 작자미상의 이 찬송가는 1931년 우리나라에서 발간된‘신정찬송가’에‘분음을 앗김’(Sunshine minutes)이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이 찬송가는 미국의 19C와 20C초의 복음찬송 스타일이지만 영어가사나 제목이 없는 것으로 보아선 꼭 미국인이 쓴 복음찬송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찬송 시의 주제는‘햇빛 되게 하소서’입니다. 7.7.7.7.의 운율로 되어있는 이 시에서 악구의 마지막마다“햇빛 되게 하소서”를 여덟 번 반복함으로서 간절히 간구하고 있죠.

언더우드(John T. Underwood)목사는 1989년 영어로 번역하면서 이 부분을“Be Thy sunshine, shed Thy light”라고 했는데,‘햇빛 되게’의 강박자이면서 당김음인‘되게’를‘sunshine’으로 표현함으로 원문보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뜻을 강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이 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요한복음 5;14-16)는 예수님의 말씀에 근거한 찬송입니다.

작가 박완서 씨는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란 묵상 집에서 세상의 빛이 되라는 주님의 말씀에 대해 자기 허영심에 딱 들어맞는다면서 어떻게 해야 빛이 되냐고 물었습니다. 빛이 되려면 제 몸을 태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세상의 빛이 되라는 주님의 말씀을 따르기는 어렵지만“그 대신 제 언행이 주님의 빛을 기리며, 부지런히 따라 움직이는 해바라기가 되게 하소서”라고 겸손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2절과 3절에‘새로 오는 광음’,‘빠른 광음’의‘광음’(光陰)은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 시간이나 세월을 뜻합니다.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이 빠르다고 할 때‘광음여류’(光陰如流)라고 하고, 세월의 흐름이 화살과 같이 빠르다고 할 때‘광음여시’(光陰如矢)라 하는데, 그 광음입니다.

그러니까 “새로 오는 새해를” 혹은 “새로 오는 시간”으로, “빠른 세월 지날 때”로 생각하며 불러야겠지요.

솟아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아침 해가 돋을 때 만물 신선하여라.”라고 노래하노라면, 풋풋한 아침 공기와 함께 오감(五感)이 동원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한 해의 아침, 모든 존재의 시작(the Beginning)이시고, 원인(the Cause)이시며, 근원(the Source)일 뿐 아니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께 다짐하며 드리는 첫 기도로 제격입니다.

1월 넷째 주 찬송/384장(통합434장)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찬송 시 ‘나의 갈 길 다 가도록’은 앞을 보지 못하는 여류 찬송시인인 크로스비(Fanny Jane Crosby, 1820-1915)가 지었습니다.

이분은 “만일 내가 육신의 눈을 떠서 세상 것들로 장애를 받았다면 어떻게 그 많은 찬송을 지을 수 있었을까요?”라고 간증하고 있습니다.

비록 육신의 눈은 멀어 앞이 캄캄했지만 오히려 그 장애로 인해 오히려 영혼의 눈은 밝아 우리가 밝히 볼 수 없는 주님을 더욱 가까이 만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크로스비는 미국 뉴욕 주의 퍼터남 카운티(Putunam County)에서 태어났습니다. 갓난아기 때 열병 치료를 잘못해서 장님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여덟 살 때부터 시를 썼다고 하는데, 맹인학교에 다니면서 시와 음악에 재능을 보여 그 때부터 유명했다고 합니다.

졸업 후 모교인 맹인학교에서 십여 년 간 교사로도 봉직했는데, 그곳에서 동료 음악교사인 알스타인(A. V. Alstyne)과 만나 서로 도우면서 많은 찬송을 작곡했습니다. 물론 그의 남편도 시각장애자이지요.

그는 95세 평생을 살면서 8천여 편 찬송을 썼는데, 우리찬송가에는 30대 중반인 1875년에 지은 이 찬송을 비롯하여 무려 25편이나 실려 있습니다.

크로스비의 찬송은 도온, 로우리, 커크패트릭, 내프, 스웨니 등의 복음성가 작곡가들의 곡과 짝지어져 있는데, 곡명 ALL THE WAY란 멜로디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태생인 로우리(Robert Lowry, 1826-1899)목사가 1875년에 작곡한 것으로 보아 크로스비의 가사를 직접 받아 작곡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로우리 목사는 루이스버그(Lewisburg)와 버크넬(Buchnell)대학에서 공부했고, 목사가 되어 뉴욕 등 여러 곳에서 목회도 하였고, 모교인 버크넬 교회에서 강의도 했습니다.

40대에 들어서서야 찬송가를 작사하고 작곡 했다고 하는데, 그 후 세상 떠날 때까지 30여 년간 많은 찬송을 만들었습니다. 로우리의 찬송이 우리 찬송가에는 12편이나 실려 있습니다.

‘무덤에 머물러’(160장),‘성자의 귀한 몸’(216장),‘주 사랑하는 자’(249장),‘날 위하여 십자가에’(303장),‘천성을 향해 가는 성도들아’(359장),‘나의 갈 길 다 가도록’(384장),‘주 음성 외에는’(446장),‘이 눈에 아무 증거 아니 뵈어도’(545장) 등은 그가 작곡한 찬송이고,‘나의 죄를 씻기는’(252장),‘여러 해 동안 주 떠나’(278장),‘울어도 못 하네’(544장),‘나 위하여 십자가에’(통403장) 등은 작사도 하고 곡도 붙인 찬송들입니다.

이 찬송에서 가장 감동적인 가사는 처음 시구입니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크로스비를 상상해보십시오. “나의 갈 길 다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그리고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 하리라”라는 부분과 2절 “어려운 일 당한 때도 족한 은혜 주시네”입니다.

족(足)하답니다. 시각장애가 족하다니요… 그리고 보니 엘리야도 광야에 쓰러져 있으면서도 “만족 합니다”라고 고백하였고, 사도 바울도 몸에 가시를 안고 하나님의 은혜에 만족하다고 했습니다.

너무도 높은 신앙의 경지에서 우러나온 간증이지요. 그 뿐입니까. 이어 반석에서 넘치는 생명수로 쏟아 부으시는 은혜가 더욱 그렇습니다. 더욱 감동을 주는 대목은 영원히 부르는 우리의 찬송인도자가 바로 예수님이라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주님이 마련해 주신 내비게이션이.

자, 이제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따라 나서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