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주사랑교회 설립 20주년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로 나타난 사랑의 흔적 하나님을 경외하고 성령의 임재 통해 맡기신 뜻을 온전히 이뤄 나가길 바라고 있어

1996년 2월 첫 주일, 마오리선교사로 뉴질랜드에 파송된 이준성목사(예장 합동)와 소수의 유학생들로 해밀턴 지역에 개척된 주사랑교회가 이제 스무 살 성년의 나이에 이르렀다.

그 때 유학생으로 교회 설립에 참여했던 이들 중 몇몇은 이미 오래 전에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과 함께 지금도 교회의 주요 회원으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어 놀랍고 감사할 뿐이다.

본 교회 20년 발자취를 살펴보려고 그 동안 스크랩해 두었던 자료들을 보다가 크리스천라이프에 본 교회 설립 10주년 기사에 실렸던 내용을 읽고 얼마간 감회에 젖었다.

필자의 가정은 1999년 2월에 본 교회의 가족이 되어 적잖은 기간, 교회와 동고동락을 해 온 터라 더욱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다.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이 시간에 본 교회 20년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한 복음송 가사인‘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 라는 노래가 입가에 맴돈다.

갈등과 분열의 시련을 견뎌내고 성숙해져
본 교회는 그 이름대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교회 안과 밖으로 나누며 아름답게 자랐다. 전해 듣기로는 스물 여섯 가정이 가족 같은 사랑으로 공동체를 이루던 중 안타깝게도 어떤 일로 말미암아 갈등과 분열이 생겨 두 회중으로 나누어지는 시련과 아픔을 겪게 됐다.

하지만 이같은 인간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두 회중이 각기 독립해서 자라가도록 배려했다. 이 일로 교회를 개척했던 목회자 가정이 떠나는 아쉬운 일이 발생했지만 교회는 기도 중에 1999년 8월 주님께서 예비하신 것으로 믿어지는 제 2대 담임으로 이정선목사를 맞게 됐다.

이정선목사 가정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다년간 선교사의 사역을 감당하다 한국의 IMF 상황으로 인해 후원이 중단된 까닭에 뉴질랜드로 오게 됐고 오클랜드 핸더슨에 위치한 바이블칼리지에서 수학 중 본 교회의 청빙을 받고 부임하게 됐다.

부임한 후 이목사는 신학적 지식과 깊은 강해 설교로 교회를 주의 말씀의 반석 위에 든든히 서도록 최선을 다했다. 얼마간 어려움이 있어 2년 후 사임을 했지만 이목사의 섬김으로 인해 교회는 안정된 상태에서 차분한 성장과 성숙을 꾀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정선 목사 가정은 뉴질랜드에서 약 10여년의 사역을 한 후에 다시 탄자니아로 가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 2대 목회자 가정의 떠남으로 교회는 고돈턴선교사학교(WEC International)에서 수학 중이던 윤준원목사를 2001년 1월 담임으로 청하여 제 3대 목사로서 섬기게 됐다.

새로운 발돋움과 함께 역경도 이겨내
본 교회는 새가족 과정을 의무적으로 6주간 갖도록 하는 내규를 갖고 있는데 이 과정을 연속적으로 16회 가져야 할 정도로 새롭게 교회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물론 모두 머무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에 의해 이동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교회 가족이 되어 장단기로 머물다 타지로 혹은 한국으로 떠나간 사람들과 사랑의 교제를 나눌 수 있었다. 이렇게 교회가 보다 하나님 나라 일꾼이 되기 위한 성장의 과정에서 발돋움을 하던 중 2006년 필자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학업을 위해 교회를 사임했다.

그 후임으로 제 4대 담임으로 오석재목사가 부임했다. 오석재목사 가정은 인도네시아 선교사로 사역하였고 이어 미국으로 건너가 스포츠 선교사로 활동하던 중 교회의 청빙을 받고 뉴질랜드에 입국한 것이다.

한국의 축구 국가대표였던 오석재 목사는 교회를 경기에 임한 선수들처럼 혹은 하나님 나라 군사들처럼 힘을 하나로 앞으로 나아가도록 노력을 쏟아 부었다.

3년이 되어가던 중 다시 선교지로 향한 마음이 일어 교회를 사임하고 처음 사역하다 떠나왔던 인도네시아를 향하여가게 됐다.

교회는 청빙위원회를 구성하여 후임자를 찾던 중 오클랜드 대학에서 수학중이던 필자에게 다시 기회를 주려 했고 노회 선배들의 조언까지 있자 우리 부부는 주님께 뜻을 묻고 답을 얻어 한번 섬겼던 본 교회로 재부임하는 은혜를 누리게 됐다.

그 후 6년 8개월이란 세월과 함께 본 교회는 다만 구원을 얻은 백성으로서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꾼으로 서가는 작업을 계속해 가고 있다.

지역 교회와 더불어 굳건히 서나가려고 해
2015년에는 반년 안식의 시간을 가지고, 본 교회가 스물 살이 되는 2016년 올해에 그리고 앞으로 10년은 어떤 마음과 태도로 주님과 주님의 교회를 섬기도록 하실 지 성경 말씀을 통해 음성 듣기를 구하였는데, 주님은 사도행전 9장 31절 말씀을 묵상토록 했다.

이 본문의 말씀은 유대 땅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복음의 열매로 생겨난 주님의 교회가 평화를 누리는 가운데 갈릴리 사마리아 온 지역으로 힘있게 뻗어나가고 든든히 서 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교회 안에 주를 경외하는 마음과 성령께서 주시는 위로가 있어 구원 받은 백성이 점점 주님의 교회로 더하여져 갔다고 증거하는 말씀이다.

이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 본 교회를 통하여 이 교회가 자리한 해밀턴 지역의 교회들과 더불어 굳건히 서가기를 원하신다는 마음을 받았고 또한 나아가 가까운 데서부터 먼 곳까지 이웃 도시 및 촌락의 교회들과도 화평 가운데 연합을 이루어 함께 복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힘차게 이루어 가기를 바라시는 뜻으로 이해했다.

그러므로 본 교회는 주를 경외하는 마음과 성령의 임재를 통해 주께서 허락하신 소원, 주께서 맡기신 뜻을 이루어가는 주의 종들의 교회가 되도록 힘써 행할 것이다. 해밀턴에 있는 주의 교회들을 위하여 기도해주길 바라며 우리 또한 주안에 있는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하겠다.

윤준원목사<해밀턴주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