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의 현장에 선 갈매기 기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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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기드온이 삼총사가 만나는 돌밭 광장에서 아침부터 죽치고 있다. 친구들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보다. 그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요나와 바나바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같은 시간에 나타나자 기드온이 한 걸음에 다가왔다.

“예수가 호수 건너편으로 넘어갔대.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렸나 봐. 남자만 5천명이라나? 나도 가볼까 하는데, 같이 안 갈래?”

거기까지 말하더니, 잠깐! 하며 둘에게 묻는다.

“근데, 너희들 혹시 호수 건너편에 가본 적은 있니?” “아니, 한번도…..”

요나도, 바나바도 못 가봤다니까 기드온은 더욱 신이 났다. 당장 떠나자고 재촉했다.
‘당장? 지금?’

요나는 멈칫했다. 무리를 떠났다가 메기에게 변을 당한 데마 생각이 떠오른 탓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완 달랐다. 요나에겐 갈매기와 잉어, 든든한 두 친구가 함께 있지 않은가?

잠시 주저하던 요나가 결심하자 바나바도 흔쾌히 나섰다. 삼총사는 의기투합했다. 출발이다! 하늘엔 갈매기가 날고, 물 밑에선 두 마리의 물고기가 열심히 헤엄쳤다.

요나와 바나바는 이번에 호수를 횡단하며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물이 깊어지면 꼭 얕은 곳으로 되돌아와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깊은 곳을 지나니 거기에 또 새로운 물가가 있었다.

깊은 물, 그곳이 호수의 끝이 아니었다. 그들이 지금껏 살아 온 호수는 반쪽일 뿐이었다. 세상에나~ 세상 밖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니! 둘은 호수가 넓어진 만큼 자신들도 훌쩍 커진 느낌이었다.

“아, 배고파.”

호수를 건너느라 힘을 많이 쓴 물고기 둘은 허기를 느꼈다. 요나는 다행히 먹거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여기에도 틸라피아의 주식, 플랑크톤은 얼마든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잉어 바나바는 사정이 달랐다. 뭐라도 잡아먹어야 배고픔을 면할 수 있었다.

“아이고, 난 먹거리부터 찾아야겠다.”
“잠깐만! 예수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잖아. 거기 가면 뭔가 있을지 몰라. 기다려 봐.”

갈매기 기드온이 쏜살같이 날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빈들에 모여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다. 이런 광경은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만 명? 2만명? 어디서, 왜 이 많은 무리가 모여 든 것일까?

맨 앞쪽엔 예수가 서 있었다. 그 옆에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도 보였다. 기드온은 하늘에서 뚫어져라 쳐다보며 음식부터 찾았다. 그러나 갈매기의 놀라운 시력에도 불구하고 군중속엔 음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기드온은 몹시 낙담했다. 자기 배가 고픈 건 둘째치고, 쫄쫄 굶으며 기다리고 있을 바나바가 걱정됐다.

그럴 때였다. 예수 앞에 제자들이 어린 꼬마를 한 명 데리고 섰다. 그 꼬마의 손엔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었는데, 그걸 예수에게 가만히 건네는 것이었다. 떡과 물고기를 받아 든 예수는 제자들을 시켜 무리를 풀밭에 오십 명 혹은 백 명씩 무리 지어 앉게 했다.

그리곤 하늘을 우러러 보며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 이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떡과 물고기를 무리에게 나눠주도록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떡과 물고기가 사람에게 주고 나면 또 생기고 없으면 또 생기며 끝이 없는 것이었다.

‘그 참, 이상하다. 분명 정어리 두 마리에 떡 다섯 덩어리 밖에 없었는데.’

갈매기 기드온은 눈을 의심했다. 그 물고기는 정어리였다. 그러나 이미 죽어 소금에 절여진 정어리가 아니던가? 어떻게 죽은 정어리의 수가 끊임없이 늘어난단 말인가? 또 저 떡은? 어찌 떡이 저절로 계속 생겨나는가? 제자들도 놀라고, 무리도 자기 손에 떡과 물고기가 척척, 놓여질 때마다 입을 다물지 못했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래야 믿을 수 없는 기적! 만 명이 훨씬 넘는 무리가 배불리 먹고 난 뒤에도 떡과 물고기는 남아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얼이 빠져있던 갈매기 기드온이 문득 배에서 꼬르륵, 시장기를 느꼈다. 그는 광주리 옆으로 살며시 내려앉았다.

눈에 시몬 베드로의 모습이 들어왔다. 기척을 느낀 베드로가 고개를 돌렸다. 물끄러미 기드온을 쳐다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어, 갈매기가 왔네. 너도 배 고프니?”

베드로는 갈매기가 뭘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광주리에서 정어리 한 마리를 덥썩 집어 들더니 땅에 툭, 던져놓는다. 배가 고팠던 기드온이 정어리를 후딱 먹어 치우자 베드로는 얼른 또 한 마리의 정어리를 꺼내주었다.

그때 서로 마주친 베드로의 눈과 갈매기의 눈!

‘저 눈이 정말 내가 알던 베드로의 눈이 맞나?’

빙긋 웃는 베드로를 보며 기드온의 마음이 촉촉이 젖어왔다. 덥썩 정어리를 입에 물고 하늘로 훌쩍 날아오른 기드온. 그의 마음 속엔 베드로의 모습이 어느새 따뜻한 씨앗으로 심어졌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한 이름이 마음 가득히 부풀어오르며 자신을 온통 사로잡는 걸 느꼈다.
그 기적의 이름, 예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