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셋째 주 찬송/574장(통303장) 가슴마다 파도 친다
나는 학교선생을 오래 했습니다. 고등학교 교사로 출발하여 34년을 줄곧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요, 지금도 내 나이 보다는 수십 년 아래의 청년들과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죠. 그러다 보면 부러울 때가 참 많이 있어요.
하루 종일 지나다 보면 나는 힘이 모자라 허덕이는데 젊은이들은 며칠 밤을 새워도 힘이 남아돕니다. 때로는 지나치게 불필요하다 싶은 힘도 많이 가지고 있어 그 힘을 주체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는 때도 있지요. 그러다 보니 어쩌다 실수도 하게 되고, 주위의 유혹에 호기심도 많아 자칫 잘못된 길로 빠지게 되기도 합니다.
이 찬송은 젊은이들의 파도같이 넘치는 기상, 화산같이 타오르는 힘, 폭포같이 줄기차게 뿜는 피를 어떻게 주체할까를 노래합니다.
이 찬송의 작사 작곡 년도가 같은 1967년이지요? 1967년 하면 ‘개편찬송가’가 나온 해이니까 이 찬송도 찬송가위원회의 위촉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찬송의 작사자 반병섭(潘秉燮, 1924- )목사님은 만주에서 8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뒤이어 13살 때 어머니마저 잃고 고아로 자랐는데요, 그런 가운데에서도 16살 때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고, 이 후 주님의 가르침을 본받으며 늘 희망에 넘치는 삶을 살면서 건실하게 자랐습니다.
그는 해방 후 월남하여 한국신학대학과 일본 동지사대학 대학원, 미국 루터신학대학원을 거쳐 캐나다 토론토 한인연합교회에서 이민 목회를 하였습니다.
이 찬송에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개편찬송가’ 편집을 위한 찬송가위원회에서는 청년을 위한 찬송이 없어 당시 시인이었던 반병섭 목사님께 작사를 부탁 드렸는데요, 반 목사님은 시상이 떠오르지 않아 무진 애를 쓰던 끝에 하나님께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래도 즉시 응답을 받지 못하고 일본 동경 동지사 대학에 유학을 갔는데요, 어느 날 잠자리에서 환상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눈앞에 끝없는 넓은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엄청난 파도가 밀려오는 광경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너무나 벅찬 마음에 벌떡 일어나 그 즉시 펜을 들어 그가 본 환상을 종이에 적어내려 갔는데, 바로 그 내용이 ‘하늘같이’, ‘화산같이’, ‘대지같이’, ‘넓고 깊자’, ‘줄기 차자’, ‘우람 차자’ 같은 단어입니다.
이는 또한 돌이켜보건대 그가 젊은 시절 만주 벌판에서 키워왔던 비전이고 주님께서 용기를 주셨던 말씀이었다고 하는군요. 그야말로 젊은이들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이 힘찬 표현들이 부르는 이들로 하여금 불끈불끈 사명이 일어나게 하고 그리스도를 위한 헌신의 피를 끓게 합니다. 이 땅 위에 태어난 것이 하늘 뜻을 이루기 위함이라는 당당한 외침이 전 4절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곡명 우리들의 젊은이는 이동훈(李東勳, 1922-1974) 교수가 지었습니다. 그는 섬세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음악가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이면서 합창지휘자인 그는 필그림 합창단을 창단하여 합창의 묘미를 자아낸 우리나라 교회음악운동의 선구자이지요. 만년에 찬송가를 비롯하여 성가합창곡을 많이 작곡했고 숙명여대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우리 찬송가에는 그의 작품이 3편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캄캄한 밤 사나운 바람 불 때’(345장) ‘가슴마다 파도 친다’(574장), ‘어둔 밤 마음에 잠겨’(582장)가 그 것입니다.
박력이 넘치고, 행진곡풍인 힘찬 멜로디가 더욱 힘이 솟게 합니다. 프레이즈의 시작마다의 붓 점으로 출발하여 ‘우리들의 푸른 꿈’에서 반음계적으로 솟아오르는 진행도 몰려드는 파도 같고, 분출하는 화산 같습니다.
음역(音域)도 넓어 ‘도’에서 ‘파’까지 이르는데, ‘주 만 따라’, ‘주 뜻대로’, ‘충성되게’에서 젊은이의 약동을 마음껏 나타내고 있습니다.
회중들이 부르기에는 ‘다’(C)장조로는 다소 높기 때문에 내림 나(Bb)장조로 이조(移調)하여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5월 넷째 주 찬송/95장(통82장), 나의 기쁨 나의 소망되시며
찬송시 ‘나의 기쁨 나의 소망되시며’는 영국 버밍햄(Birmingham)태생인 스웨인(Joseph Swain, 1761-1796)목사가 지었습니다.
그는 일찍 부모를 잃고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석조건물인 돌에 조각을 하는 석공예공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갔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하나님을 만나 구원의 확신을 가지게 된 이래 드디어는 구원의 기쁨을 찬송 시로 표현하기 시작하지요.
30세인 1791년에 목사 안수를 받고, 35세의 짧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월워드(Walworth)에 있는 침례교회에서 5년간의 목회를 하였는데요, 학력은 모자랐어도 성경을 기초로 한 그의 강해 설교는 매우 은혜로웠다고 합니다.
찬송의 작시년도가 1791년이니 목사가 된 바로 그 해이지요. 그의 찬송 시는 주로 ‘월워드 찬송가’(Walworth Hymns)에 발표했는데요, 그의 시는 우리 찬송가에 이 찬송 한 장만 수록되어 있습니다.
찬송 곡조 MEDITATION은 미국의 작곡가 루이스(Freeman Lewis, 1780-1859)의 작품입니다. 예이드(John Wyeth, 1770-1858)가 1813년 ‘성가의 보고’(寶庫, Repository of Sacred Music)에 발표하였고, 이 곡을 다시 메인(Hubert Platt Main, 1893-1925)이 편곡하였습니다.
메인은 음악학자이면서 출판인으로서 대중적인 복음성가를 천 여곡을 작곡하였고 많은 곡을 편곡했습니다. 우리 찬송가에 ‘십자가를 내가 지고’(341장)도 원래 모차르트의 곡인데 그가 편곡한 것이죠.
구약성경 아가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랑의 시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남자는 예수 그리스도로, 여자는 바로 우리들이거나 교회를 비유하지요. 사랑하는 연인은 그 자체가 기쁨이기에 만나면 즐겁고, 헤어지면 아쉽고, 그립고, 생각나죠? 1절이 그러한 내용입니다.
우리의 연인인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기쁨과 소망이요, 생명이기에 늘 찬송하며 만나도 아쉬움뿐이죠. 연인을 만난 기쁨과 새로운 세계의 환희를 노래합니다. “임은 나의 것, 나는 임의 것”(아가서6;3). 그래서 노래도 ‘도레미파솔’하며 상행 순차진행하며 나아갑니다. 그리고선 도약(跳躍)되는 ‘나의 생명’의 ‘솔도’에서 우뚝 서계신 주님을 만나는 것이죠.
2절과 3절에선 보이지 않는 주님을 그리워합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나에게 말하여 주세요. 임은 어디에서 양떼를 치고 있습니까? 대낮에는 어디에서 양떼를 쉬게 합니까?”(아가서1;7상). “양떼를 치는 임의 동무들을 따라다니며, 임이 있는 곳을 물으며 헤매란 말입니까?”(아가서2;7하)
4절에서 드디어 주님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저 소리, 나의 사랑하는 이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아가서 5;2) 신랑 되신 예수 그리스도, 그토록 그리던 자비롭고, 화평한 모습,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 문 앞에 나타납니다.
“거친 들을 헤치며, 연기 치솟듯 올라오는 저 사람은 누구인가? 몰약과 유향 냄새 풍기며, 장사꾼들이 가지고 있는 온갖 향수 냄새 풍기며 오는구나”(아가서 3;6)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면 온 천지가 새롭고,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더욱이 예수님이니 어떻겠어요? 천사들이 반겨 노래하고, 이내 주님이 계신 곳은 꽃동산이 되고, 천국이 되죠.
5절에선 꿈에도 그리던 주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오 나의 사랑, 나를 기쁘게 하는 여인아, 그대는 어찌 그리도 아리땁고 고운가?”(아가서 7;6) 우리 또한 사랑의 고백을 하게 되지요. “나는 임의 것, 임이 그리워하는 사람은 나, 임이여, 가요. 우리 함께 들로 나가요. 나무 숲 속에서 함께 밤을 보내요.”(아가서 7;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