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깻죽지에 물집이 생긴 것 같은데 좀 봐줄래요?”
어느 날 이른 아침,
잠을 이기지 못해 휘청거리며 거실 소파에 널브러져 누웠습니다.
잠깐, 아주 잠깐 잠이 든 것 같은데
갑자기 어깻죽지에 바늘로 찌르는듯한 통증에 잠이 깼습니다.
불량하게 누워있는 자세로 인해 어깻죽지에 담이 걸린것이지요.
움직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아야!”
“어이구!”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가끔 담이 결리면 나만의 치료법!
일명 뜨거운 핫 팩으로 지지기!
뜨거운 핫 팩을 담이 걸린 진원지에 대고
누웠다 일어났다,
댔다 뗐다,
낮에도 밤에도,
깨어있을 때도 잘 때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그야말로 지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좀 나아진 것도 같고,
좀 더 아픈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그대로 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나 뜨겁게 핫 팩을 대고 있었는지
어깻죽지 서너 군데에 물집이 생겼지 뭡니까?
터트리자니 쓰리고 아플 것 같고,
그냥 놔두자니 신경 쓰이고,
똑바로 누워 자자니 눌려 터질 것 같고…
“미련하기는…
뜨거운 것도 모르고 물집이 생기도록 핫 팩을 대고 있었단 말이야?”
밴드를 붙여주던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어깻죽지에 물집이 생기도록 그냥 있었으니 그 어깻죽지가 미련한 거지 내가 미련한 건 아니지…”
말 같지도 않는 말로 내 미련함을 덜어 보려 하지만
그 어깨나,
지 어깨나,
이 어깨나.
저 어깨나…
어쩔 수 없이 다 내 한 몸인 것을요.
어깻죽지 물집은 내 물집이 아니고,
어깻죽지 아픈 담은 내 아픔이 아니던가요?
어깻죽지는 네 것이고
몸통은 내 것인가요?
어깻죽지가 아프면 내 온 몸이 아프고,
물집이 터져 쓰리고 아프면
내 온 몸이 아픈거지요.
“미련하기는…
뜨거운 것도 모르고 물집이 생기도록 핫 팩을 대고 있었단 말이야?”
그러게요…
그렇게 그냥 있었네요.
아픈 줄도 모르고…
물집이 생긴 줄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있었네요…
어깻죽지는 내 몸이 아닌 줄 알구요…
이제야 깨닫습니다.
아픈 어깻죽지도 내 몸이라는 것을…
떨어져 나가도 그 어깻죽지는
내 몸이라는 것을…
“우리의 아름다운 지체는 요구할 것이 없으니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귀중함을 더 하사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느니라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고린도전서12:2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