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한 키위교단 목회자 리트릿트가 베이 오브 아일랜드에서 3박 4일 동안 있었습니다. 3박 4일간의 리트리트를 은혜로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나름 유명한 예쁜 동네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커다란 유람선에서 내린 수많은 관광객들로 거리마다 붐비는 그 틈새로 우리도 그들과 함께 관광객 모드로 한껏 뽐을 내 봅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급조된 장터에는 멋지고 아름다운 물건들이 즐비하고 한껏 멋을 낸 유람선 손님들은 색다른 외국 풍물에 흠뻑 취한듯 햇볕을 가르며 물건 고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우린 어디 앤티크 숍이나 있으면 거기 함 가볼까요?”
언제부터인가 낯선 작은 동네를 지나게 되면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앤티크 숍을 둘러 보는 재미를 누리곤 합니다.
앤티크 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들이 즐비 합니다. 그릇마다…가구마다…장식품마다…
저마다 지난 주인과의 숨은 이야기를 품고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쓰면서
때로는 진열장에서, 때로는 땅바닥에서
또 남은 세월을 살아갑니다.
“어? 나 이거 사고 싶은데…”
지나는 길에 허름하고 먼지 가득한 작은 앤티크 숍에 들어 섰습니다.
꼬질꼬질 성한 것 하나없는 숍안에서 먼지 가득한 탁자 위 놓인 작은 구리 동전이 가득 담긴 유리병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건 사서 뭐하려구?”
“이거 봐요. 여기에 이 사람이 살아 온 손때 묻은 동전이 가득하잖아.”
보물단지를 발견한 듯 먼지 쌓인 유리병 뚜껑을 닦으며 숍만큼이나 꼬질꼬질한 주인 할아버지에게서 그 병을 사왔습니다.
한 손으로 들기엔 묵직합니다.
“오호~ 이 병에 이 작은 동전이 몇 개나 들어 있을까? 몇 년도부터 모아 논 동전들일까? 궁금해 죽겠네.”
모양새로 보기엔 100년은 넘은 듯한 동전들이 가득한 걸 보니 순간 복권에 당첨된 듯 확! 좋은 기분이 듭니다.
“주여! 이것이 복권이 되어 대박나게 하옵소서.”
꼬질한 유리병을 붙들고 기도아닌 기도를 소리질러 하는 모습을 본 남편의 표정…
“주여, 이 여인을 어찌하오리이까?”
그러던 말던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날 밤, 새벽 2시까지…
그 동전들을 쏟아놓고 연도별로 분류를 해 보았습니다.
1966부터 1987년까지의 구리 동전…
1페니 395개, 2페니 476개= 합 871개.
50년이 지난 동전들도 많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뉴질랜드 코인 콜랙터를 검색해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동전들을 사고 팔고 하데요.
혹시나 하고 한참을 뒤져보다 정말로 대박날 일이 생겼습니다.
1966년도 2페니 가치가 NZ$200 이랍니다.
헉!
1966년 2페니가 44개니까
그럼 8,800불? 15불에 샀으니까…
대박! 대박이 났습니다, 대박이…
“일년내내 고생시키시더니만 연말에 하나님께서 축복을? 오호~어쩐지! 동전 유리병을 보는 순간 확! 땡기더니만… 꿈이 정말 맞나봐~ 똥꿈꿨는데…”
그러나…
꿈은 말 그대로 개꿈이요…
순간의 기분은 꽝!이더이다.
1966년도에 실수로 스펠링이 틀린 2페니가 발행되었는데 그 잘못 발행된 몇 안되는 2페니가 $200이라는군요.
그럼 그렇지…
보물찾기에서 맨날 꽝!만 찾는 내가 무슨 거저먹는 행운을 얻겠다고…
주여, 용서하옵소서.
잠시나마 허망한 헛된 꿈을 꾸며 좋아라 한 이 못남을 용서 하옵소서.
새해에는 헛된 마음, 헛된 욕심, 헛된 꿈 버리고
정말 하나님이 허락하신 작은 것에도 더욱 감사하며 살아가겠나이다.
그래도 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