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금만 바꿔보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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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고양이 밥이네요?”

어느 목사님 댁을 방문하여 현관에 들어서자 현관 옆 신발장 위에 고양이 밥 샘플이 올려져 있습니다.

가끔 아는 분들이 집에 들어오는 고양이 밥 샘플을 모아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우리 집에 가져다 주곤 합니다.

어떤 때는 캔에 든 밥도 가져다주기도 하고, 어떤 때는 팩에 들어있는 밥도 가져다주기도 하고, 어떤 때는 비스켓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고양이 밥도 참 다양하게 많기도 합니다.

“사모님, 고양이 키우셔요?”
“아니, 안 키워요. 오래전에 개를 한 마리 키웠는데 산책하다 내 앞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다음부터는 절대 애완동물 안 키워요.”
“아, 그러시군요. 저희도 한 달 전에 14년동안 키워왔던 고양이 한 마리가 너무 아파서 안락사 시켰어요. 이제부터 저희도 애완동물은 안 키우려구요.”

애완동물도 한 집에 오래 살다 보니 가족 같아서 잃고 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제는 키운다 안 키운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오는 길에 신발장에 놓여 있는 고양이 밥 샘플을 보며,

“그럼, 이 고양이 밥 제가 가져갈게요. 새로 나온 건가 봐요. 새로 나오면 꼭 이렇게 샘플들을 주더라구요. 포장도 예쁘게 했네요. 우리 집 고양이가 좋아하겠어요.”

신발장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고양이 밥을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참 고양이 밥도 사람이 먹는 음식처럼 맛깔스럽게도 만들었네. 좋은 나라야, 이런 것도 공짜로 주고 말이야”

집에 돌아와 저녁준비를 하는데 딸아이가 식탁에 놓여 있는 고양이 밥을 보면서 반가워합니다.

“엄마, 이거 우체통에 또 들어왔어요? 맛있게 생겼네. 내가 먹어봐야지.”

하면서 우유통을 들고 옵니다.

“아냐, 그거 고양이 밥이야. 목사님 댁에 갔다가 가져왔어.”
“엄마는~, 이거 시리얼이에요. 사람이 먹는 시리얼!”
“뭐야야? 고양이 밥이 아니구 시리얼이라구?”

새로 나온 시리얼을 광고하느라 집집마다 맛 보라고 돌렸는데 저는 그것이 고양이 밥인 줄 알고 냉큼 들고 온거지 뭡니까?

“그래? 그 사모님도 고양이 밥이라고 주시던데 어쩌니, 남의 양식을 들고 와 버렸으니……”

딸아이와 한바탕 웃고는 ‘참 사람의 선입견이라는게 이런 거구나’ 생각을 해봤습니다.

조그만 예쁜 봉투에 담긴 고양이 밥을 여러 번 받아 보았기에 당연히‘이건 고양이 밥이다’생각했지 설마 사람이 먹는 양식이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읽어보면 고양이 밥인지, 사람이 먹는 양식 인지쯤은 알 수 있을텐데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내 경험에,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이번에도 그거겠지 그렇게 생각한 것이지요.

가만히 보면 우리 삶의 모습이 늘 이런 거 아닌가 싶습니다. 늘 내가 겪은 대로만 생각하고 그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똥 고집! 늘 내가 본대로만 생각하고 그대로 판단해 버리는 못된 성품! 늘 내 맘이 가는 대로 그냥 내버려두는 하나님이 없는 무지한 마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사람도 새롭게 보이고……
세상도 새롭게 보이고……
내 삶도 새로워질 텐데……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오늘도 나는 이러한 심히 부패한 마음을 가지고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조금만 바꿔보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