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대로 그린 대로 들린 대로

“종이를 한 장씩 나눠 줄테니까 자기가 원하는 이상형의 미래 배우자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고, 그 배우자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보세요. 구체적으로 쓰고, 구체적으로 그리셔야 해요. 그리고 여러분의 미래의 배우자에 대해서 기도하셔요.”

대학, 청년부 모임에서 ‘기독인의 결혼관’ 에 대해 성경공부를 하기 전 A4 용지 하나씩을 나눠주고 구체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배우자에 대하여 써보고, 그 쓴 것을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대학부보다는 결혼할 나이에 가깝다 생각되는 청년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옆 사람과 의논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요, 누구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며, 옆 사람의 것을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분위기는 좀 심각해졌습니다.

종이를 받아 들고 기도를 하는지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하는 청년, 끄적끄적 뭔가를 써 내려가는 청년, 팔짱을 끼고 종이만 노려보고 있는 청년, 혼자 살려고 작정을 했는지 볼펜만 정신없이 빙빙 돌리고 있는 청년……

“구체적으로 쓰고, 구체적으로 그려보셔요.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귀에 들린 대로 행하신다고 말씀하셨으니까 구체적으로 쓰고 구체적으로 그린 후 미래의 자기 배우자를 놓고 기도하기 바래요.”

진지하게 고민하며 써 내려가는 청년들과 쓱쓱쓱 그림을 그려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떤 이상형의 배우자들을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다들 진지하게 고민하며 쓰고 그리고 있는데 유독 빠르게 뭔가를 그리고 있는 청년이 있습니다. 옆을 쓰윽 지나가는 척 내려다보니 헝클어진 빠글머리에 대충 쓱쓱 여자형체만 그려놓고 얼굴모양에는 눈 콕! 코 콕! 입 콕! 볼펜으로 찍어 놓았습니다.

“헉! 저건 어느 나라 여인이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두 세 명만 나와서 자기 미래의 배우자에 대하여 발표를 해보라고 하면서 일부러 그 청년을 불러냈습니다.

“에~, 믿음이 좋고, 날씬하고, 키가 크고, 예뻤으면 좋겠고, 직장은 괜찮은데 다니면서 돈도 많이 벌면 좋겠고, 음식도 잘하고, 아이도 잘 낳고, 나만 사랑해 주는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뭐, 나의 희망사항인데 무슨 말인들 못하고 무슨 생각은 못하겠습니까마는 여자청년들의 야유소리와 눈흘김 속에서 미래의 색싯감을 그린 것도 보여주었습니다.

금성에서 온 여인인지 화성에서 온 여인인지 눈, 코, 입을 볼펜으로 콕! 콕! 찍어놓은 이 여인네는 도대체 국적을 알 수 가 없습니다. 청년들이 박장대소를 합니다.

“현호야, 네가 그린 이 그림의 여인처럼 이런 아내를 만나게 해달라고 내가 지금 하나님께 기도해줄까? 하나님, 우리 현호 이런 색시 만나게 해주세요~ 하고?”

“네에? 아니, 아니에요. 장난으로 그냥 그린거여요. 제가 원래 그림을 잘 못 그려서요. 다시 그릴게요, 다시요.”

자기들이 쓴 대로, 그린대로 기도해준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습니다. 종이를 다시 달라는 청년, 뒷장에 다시 그리는 청년, 옆 사람 거 보며 킥킥대는 청년……

그들은 알거든요. 그대로 제가 기도해준다는 것을요. 자기들의 희망사항을 적으라고 하고선 장난이든, 진실이든 그대로 읽어가며 기도해 준 적이 있었거든요.

테리우스도 나오고…
원더우먼도 나오고…
이도령도 나오고…
춘향이도 나오고…
조마녀(조선의 마지막 여자)도 나오고…

그래요,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귀에 들린 대로 일을 행하신다고 하셨잖아요?

혹시나 지금, 소원 있으시면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말씀하셔요. 나의 소리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그대로 행하실 것을 믿으면서 말이죠.

하나님은 약속을 꼭 지키시는 좋으신 하나님이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