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 I . B . L . E 의 5가지 은혜

최광훈목사<꿈의교회>

목사에게 있어서 성경은 설교를 하고, 말씀 연구를 하고,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목사 개인에게 있어서 성경은 지극히 인격적이고 개인적이어야 한다.

나에게 성경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보면서 B.I.B.L.E 의 5가지 은혜(Bread, Instruction, Belief, Large, End)를 나누고자 한다.

양식(Bread)으로서의 성경
“무리가 아침마다 각 사람은 먹을 만큼만 거두었고 햇볕이 뜨겁게 쬐면 그것이 스러졌더라”(출애굽기 16:21)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것은 GT(global time; QT교재)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는 일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매일 아침 만나를 먹고 살았던 것처럼 나는 아침 첫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먹는다.

목사로서 설교를 하고, 사역을 하기 전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이 없으면 사역은 불가능하다. 이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과의 만남을 갖고 하나님과 가까워진다. 성경을 통해 여러 가지 말씀을 듣고, 또 솔직한 마음으로 하나님과 대화를 한다.

어떤 날은 어려운 일이나 사건으로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 다음날 아침에 하나님께서 뭐라고 하시는지 궁금해서 더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이 보아진다.

성경은 내게 매일 아침 먹는 양식이다. 밥을 먹어야 힘을 얻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처럼, 말씀을 먹고 힘을 얻어야 그 힘으로 성도들과 나누고 하나님의 사역을 할 수 있다.

길을 인도(Instruction)하는 성경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편 119:105)

하나님의 말씀은 발의 등불처럼 길에 빛처럼 나를 인도했다. 뉴질랜드 오기 전에 나는 원래 호주 신학교로 유학을 가려고 모든 준비를 했다. 가족과 친지들, 교회에까지 인사를 다했는데, 그 주에 갑자기 호주 비자가 cancel이 된 것이다.

그래서 그 주일 예배는 다른 교회에 가서 드렸다. 찾아간 그 교회는 워낙 커서 나는 3층 꼭대기에 있는 자모실에 들어갔다. 자모실에는 아이들도 울고 또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덥고 집중이 어려웠다.

그런데 그날 예배 가운데 하나님은 나의 형편에 꼭 맞는 말씀을 던져 주셨다. 그때 말씀은 출애굽기 말씀으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나왔을 때 앞에는 홍해가 놓여 있었고, 뒤에는 이집트 군사가 병거를 타고 달려오고 있는 장면이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또 다시는 영원히 보지 못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애굽기14:13,14)

호주를 갈 수도, 한국에 머물 수도 없는 나의 상황에서 이 말씀이 내 마음에 꽂혔다.
“~너는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너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그때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주변은 덥고, 아이들은 떠들고, 어수선했는데도 이 말씀으로 콧물 눈물 흘리면서 울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겠다는 말씀 그대로 그 다음 주에 나는 뉴질랜드에 오게 되었다. 지금까지 하나님은 말씀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시고 한걸음씩 인도해주셨다.

믿음(Belief)을 회복 하는 성경
“내가 네게 명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여호수아 1:9)

모세가 죽고 난 다음 불안과 혼돈의 시대를 이끌고 가야 하는 여호수아에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우리도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심지어 “강하고 담대하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돌아보면 사역을 하다가 실수도 많이 했다. 그것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지낼 때도 있었다.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만나기도 하고, 가까웠던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기도 하고, 심지어 영적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할 의욕이 없을 때도 있었다.

다윗이 걸었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걸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성경 말씀을 붙들고 조금씩 조금씩 믿음을 회복하였다.

넓게(Large) 살게 하는 성경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베드로전서 2:9)

나는 어릴 때 가난한 동네에서 자랐다. 동네 쓰레기장에서 친구들과 빈 병을 줍고, 고물 주워 팔면서 그것이 큰 기쁨이었던 내가 예수님을 믿고부터 삶이 달라졌다.

나는 항상 작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성경은 나를 큰 사람, 위대한 인생으로 부르셨다. 축복의 통로, 하나님의 자녀, 새로운 피조물, 택하신 족속, 왕 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그의 소유된 백성, 말씀을 대할 때마다 나의 작은 인생은 꿈을 갖게 되고 확신을 갖게 되었다.

목표(End)를 바라보게 하는 성경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사도행전 20:24)

뉴질랜드 이민 목회가 참 어렵다. 한국이나 호주, 미국보다 더 어려운 곳이 뉴질랜드 이민 목회인 것 같다. 최근 목회를 하면서 발견한 한가지 이유는 뉴질랜드에서의 목회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절박함이 적다는 것이다.

미국, 한국, 호주에서 이민 목회를 하는 목사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비자문제, 재정문제 등으로 절박함이 많다는 것이다. 절박하지 않는데 믿음이 좋아질 리 없고, 하나님을 열심히 찾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사역을 했는데도 변화도 없고, 열매도 없을 때 낙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말씀은 언제나 나에게 사역의 목표를 바로 가르쳐주었다. 사도행전 20:24절에서 사도바울은 사역의 성공을 향해 달려간 것이 아니라,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 달려갔다고 한다.
“하나님은 성공하라고 우리를 부르신 것이 아니라, 신실하라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다”(God didn’t call us to be successful, He called us to be faithful).

성경은 열매가 없어도 하나님 앞에 신실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성경은 삶의 처음과 나중이요, 가장 소중한 책이다. 귀한 성경을 통해 나의 인생을 바꾸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