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자

“행복하지 않아” 한마디로 모든 것이 귀찮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지쳤다. 한국에서의 삶은 좁고 작은 땅에서 서울은 만원이다라는 유행어가 있었던 것처럼 많은 사람이 산다. 그러다 보니 견제하고 경쟁해야 한다. 밥벌이가 치열하다 못해 과열되어 있다.


하루가 불확실해서 불안하다. 불안이 불만스러운 감정으로 바뀌지만,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안으로 켜켜이 쌓여 있다가 무시당했다고 느낄 때 화로 순간적으로 폭발하기도 한다. 불안이 지속되면 분노조절장애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람과 일의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은 표면에서 보다 이면의 감정적인 간극을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가 이익이 되거나 서로 손해가 되지 않는 합의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직적이고 권위적이고 전통적인 사회일수록 일방적인 강요나 희생을 요구하거나 무시해 버린다.


“왜, 하필 나만”이라는 생각이 집중될 때 타인의 시선과 눈치 보는 관계를 떠나 새로운 삶을 찾아 이민과 유학을 와서도 보고 배우고 체험한 자기 경험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 자신의 불안과 고민을 상담하지 않고 혼자 해결해 보려고 하다가 그만 우울이나 대인기피증이 되어 방구석에서만 머물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지기도 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내 탓이라는 인식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반대로 남 탓이라는 인식이 강한 사람의 차이는 서로 다른 갈등으로 유발한다. 이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은 결국은 소통의 부재로 오는 불통에서 비롯된다.


사람과의 관계나 하고 있는 일이 반복적으로 정체에서 침체나 쇠퇴를 경험한다면 자기 내면의 상태를 부검하거나 해부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허투루 살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한다.


온통 사는 게 의문투성이로 혼란, 혼돈에 빠트리는 세상으로 인해 온갖 좌절감이 차오르는 일상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과 잊히지 않는 지문과 같은 상처로 인해 혼자만 남았다는 지독한 외로움과 메마름이 새겨진 마음의 흔적으로 남은 흉터를 감추고 숨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내놓을 때 마음의 평안이 비로소 찾아온다.


내 생과 내 앞의 생에 가장 진솔하고 진지한 독백과 고백은 나를 이해해 주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 존중이다. 이는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대화를 통한 소통에서부터 시작하여 친근감을 느끼게 되고 감정을 나누게 될 때 위로와 격려 그리고 공감과 감동으로 이어진다.


진정한 행복은 나를 감싸고 있는 허세와 허풍 그리고 허언을 비워내면 진지하고 진솔하게, 더 나아가 예수를 만날 때 진정한 진리를 누리는 향유자로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