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비한 역사를 보고 있습니다

오래 생각하면 용기를 잃게 돼요. 그런데 오래 기도하면 내가 가진 능력이나 조건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일을 어떻게 하시는지, 어떻게 신비롭게 하시는지, 어디서 사람을 데려와서 거기다 세우시고, 어디서 물질을 가져와서 거기다 채워 주시는지, 나는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하나님께서 어떻게 저것들을 가능하게 하시는지를, 그런 신비로운 일들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밀알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실 신비한 역사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매우 설렙니다.” 밀알 단장 취임사의 일부분입니다. 밀알 단장을 제안받고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고민을 했을 때,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은 이러합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3).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 (막 9:23).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 짐이라 하신 지라”(고후 12:9).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이사야 41:10).

이 말씀은 나에게만 아니라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힘을 주는 말씀입니다. 섬기는 시간과 환경에 따라 더 힘이 되고 능력이 되는 말씀의 경중이 다른데 최근에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 짐이라”는 말씀이 더욱 힘이 됩니다.

밀알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기적이 필요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맞다고 새로운 단장의 정책에 따라 인사 행정을 모두 쇄신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습니다.

저는 매주 토요일 아침까지 그날 섬길 교사들과 봉사자들을 모으지 못하는 나의 인덕 없음과 나의 리더십 없음의 약함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더 많이 베풀었다면 이럴 때 와서 함께 도와주고 힘이 되어 줄 텐데 하는 후회로 밤을 새웁니다. 의지할 이 하나가 없는 나의 능력의 밑천이 드러나고, 그렇다고 장부처럼 서서 바람을 맞을 배짱도 없는 약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토요일이 되면 하나님은 어김없이 어디선가 사람을 데려와서 거기다 세워주시고, 행복한 밀알 토요 학교를 누리게 하십니다. 매주 다음 주를 다음 달을 걱정해야 했지만 또 어김없이 하나님께서는 어디서 물질을 가져와서 거기다 채워 주시는지 기적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밀알은 저의 능력이 아니라 온전케 하시는 예수님의 능력으로 운영되는 것을 믿게 됩니다. 밀알을 가장 사랑하시는 분이 주님이심을 믿게 됩니다. 그렇게 나와 밀알 식구들의 믿음이 조금 더 자라가는 신비한 은혜를 경험합니다.

4월 3일은 세계 오티즘 장애인의 날
지난 2년간 4월에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걷기 대회 “우리 함께 걸어요” 개최해 왔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태 동안 4월 행사가 있는 주간에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먹구름이 끼어서 행사 자체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장애인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고, 같이 하고 싶어 하던 많은 사람도 당연히 비가 오면 취소되겠 거니 하고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침 현장에 가서 상황 보고 비가 더 오면 현장 사진 올리고 취소하려고 나가보면 “또 나는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하나님께서 어떻게 저것들을 가능하게 하시는지를” 보게 됩니다. 그렇게 궂은 날씨를 뚫고 와서 함께 걸어 주신 분들 때문에 1회가 지났고, 어린 손주들을 데리고 오셔서 장애인과 함께 걸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시는 진정한 어른들과 함께 또 2회가 지나면서 벌써 세 번째 “우리 함께 걸어요” 가 진행됩니다.

4월 5일 장애인 인식 걷기 행사가 열려
해를 거듭하면서 함께 걷기에 하나님은 옷을 입혀 주십니다. 특히나 올해는 밀알 토요 학교를 봉사하는 고등학생들이 학생 자원 봉사단을 조직하였고, AI 음악 창작 경연대회를 개최하여 노래로 장애인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기로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감동을 받습니다. 자기의 노래를 만들면서 자기가 만든 노래를 들으면서 장애인에 대한 작은 걸음이겠지만 작은 이들에게는 큰 걸음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비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폭풍이 그 전날 밤새도록 몰려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비옷을 들고 우산을 들고 “우리 함께 걸어요”는 진행될 것입니다. 우리는 좋은 일기를 주시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는 기적은 비가 오지 않는 기적이 아닙니다. 비가 내리든 해가 뜨겁든 날씨와 상황에 맞추어서 “함께” 마음을 같은데 두고 함께 손을 잡고 걷는 것이 기적입니다. 여호수아에게 함께 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도 함께 임하는 것이 기적입니다.

날씨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날에는 두려움이 많습니다. “누구는 기도발이 쎄서 야외 행사를 하는 날에는 한 번도 비가 오지 않았다는데, 내일 행사에 비가 오면 내 기도가 쎄지 않아서 비가 온다고 말할 거고, 나는 영력이 없는 목사로 신망을 잃는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의 비둘기가 머리 위에 집을 짓는 두렵고 어수선한 밤이면 수천년 전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두려움 앞에선 여호수아를 잡아 주시던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 말씀을 읽으면서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는 대목에 가면 신비하게 힘이 납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신비한 역사는 우리의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신비한 역사를 보여 주신 것에 있고, 정말 감사하게도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서 제가 그 자리에 참여하는 영광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신비한 은혜는 찬양을 통해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신비를 경험하고 그 신비의 은혜를 오래 누리는 방법은 찬양에 그 은혜를 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찬양을 부를 때 선율과 가사를 따라 그때의 그 감정과 그 은혜가 반복적으로 느껴집니다. 찬양이 참 좋은 것은 걷기와 함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름을 극복하고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함께 노래를 부를 때 가사가 정확하지 않아도 곡조와 분위기를 통해 같은 감성과 은혜의 감정이 전이됩니다.

장애인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나와 다르지 않아
밀알 모임 매달 첫째 주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찬양 예배를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매주 모일 때마다 찬양으로 시작하고 버스를 타고 여행하면서도 찬양을 돌아가면서 부릅니다. 장애인이 노래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것은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달에는 글랜필드 커뮤니티 처치에서 찬양 인도를 해 주었습니다. 찬양이 끝나고 신비한 에바다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이 신비한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신비한 은혜는 매주 하나님이 하실 일이 기대된다는 것입니다. 그 중의 하나는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애인 인식 개선을 이야기할 때면 첫 번째로 생각할 것은” 장애인은 나와 다르지 않다. “라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 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장애인을 섬기는 우리가 대부분 배척과 온정이라는 두 가지 잣대를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이런 편견은 말로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나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같이 걷고 같이 찬양을 부르다 보면 친해집니다. 친해질수록 더 장애인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엄을 인정하고 그들의 권리와 선택을 존중하는 바탕이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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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충성
장로회 신학대학 신대원, 기독교교육 대학교 석사 졸업. 밀알선교단장. PCK선교사. 장애인 토요학교, 연합주간센터 (UNITED CROSS CULTURAL COMMNUNITY CENTRE, 치매 어르신 주간센터, 주바라기 사랑방)를 운영하며, 인생에서 하나님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걷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는 목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