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을 때 그랜드캐년에 여러 번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한 손길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LA에서 그랜드캐년을 가려면 중간에 꼭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라스베가스입니다.
라스베가스는 그랜드캐년과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 곳입니다. 그랜드캐년은 창조주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라스베가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목격하는 곳입니다. 이 도시는 사막 한가운데 사람의 탐욕과 욕망으로 세워졌습니다. 인간이 상상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환락이 존재하는 도시입니다.
라스베가스에는 어딜가나 보이는 것이 카지노(Casino)입니다. 호텔과 호텔은 쇼핑몰과 함께 미로처럼 끝없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호텔 카지노로 연결됩니다. 사실 라스베가스에 있는 호텔들은 숙박업이 본업이 아닙니다. 카지노가 본업입니다. 사람들이 카지노에서 밤을 새워 마음껏 도박을 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모든 비즈니스가 카지노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심지어 어떤 호텔은 라스베가스에서 LA 사이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까지 운행합니다. 그 버스를 타는 손님에게는 $50씩 용돈도 준다고 합니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라고 말입니다.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도박의 세계로 유혹하는 것입니다. 뉴질랜드에서도 스카이시티 카지노 때문에 한인들이 빚을 지고, 가정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문들을 심심찮게 듣습니다.
이런 도박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에 ‘올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패를 쥐고 베팅을 해 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거는 것을 ‘올인’이라고 합니다. ‘올인’을 하는 상황은, 이 한 방에 내가 상대방의 모든 것을 차지하던지, 아니면 모든 것을 잃고 빈털터리가 되던지 둘 중의 하나입니다. 중간은 없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자기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한 가지 일에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람들입니다. 하버드를 중퇴했던 빌 게이츠가 그랬고,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 같은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이 그랬습니다. 문제는 방향성입니다. 무엇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거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선택이 인생의 승패와 영생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인간의 욕망을 따라 사는 멸망의 길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영원한 길을 가야 합니다. 이 영원한 길을 가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순종의 과정입니다. 전혀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비신자에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함으로써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만일 예수는 주님이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롬 10:9).
이 말씀을 믿고 순종해서 자신의 입술로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믿었기 때문에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그 말씀에 순종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믿음의 길을 가며 성장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순종입니다. 그런데 이 순종을 알기 쉽게 “올인의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비신자에서 갓 믿기 시작했을 때는 한 가지 말씀에 순종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원을 받고 나서는 성화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신앙생활의 햇수가 더해가면서 더 많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모든 말씀에 순종하는 믿음의 사람으로 자라가는 것입니다.
이런 순종의 과정에서 나의 소유권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결단의 순간들이 따릅니다. 이것도 한 번에 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서 한가지씩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올인”하는 신앙으로 자라가는 것입니다. 세상의 그 무엇이 아니라, 하나님께 모든 것을 거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입니다. 사실 홈리스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도 하나님에 대한 순종과 올인의 결과였습니다.
1996년 4월 20일, 한국에서의 군생활(학사장교 대위로 제대)과 직장생활의 모든 경험들을 뒤로한 채 뉴질랜드 땅을 밟았습니다. 우리 부부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빈손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이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연고가 전혀 없었던 이곳에서 교회 성도들의 도움으로 이민생활에 잘 정착하며 안정되어 갔습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은 믿음이 없이 인간적인 의리로 교회 뜰만 밟고 다니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2001년 미국 뉴욕 911테러가 일어나던 무렵에 새벽기도를 통해서 극적으로 회개하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당시 건축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는데 일해준 개발업자가 고의적인 부도를 내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께 기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에 새벽기도를 시작하게 된 것이 하나님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만난 이후 삶의 변화는 내가 알고, 교회가 알고, 이웃들이 알게 되는 엄청난 변화였습니다. 그동안 즐기던 세상의 향락을 모두 버렸습니다. 오랫동안 그렇게 좋아했던 술에서 자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며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말씀을 읽고 배우는 것이 꿀처럼 달았습니다. 삶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하루 일과가 건전하고 건강하게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바로 순종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태도였습니다. 말씀을 읽다가 마음에 찔림이 있으면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용서와 화해에 대한 구절을 읽다가 어떤 집사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마음에 찔림이 옵니다. 그러면 그분을 찾아가서 용서를 구하고 화해했습니다. 말씀이 가라 하면 가고, 말씀이 서라면 서는 순종의 삶으로의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하나님 앞에 나의 소유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물질에 대한 소유권을 내려놓았습니다. 모든 소유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인정하는 표시로 정직한 헌금을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자녀에 대한 소유권을 내려놓았습니다. 아이들은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우리에게 잠시 맡겨놓은 것임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기 시작했습니다.
믿음의 본이 되려고 애를 썼습니다. 관계에 대한 나의 소유권을 내려놓았습니다. 일터에서 삶의 각 영역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나 중심의 이익을 생각하던 데서 벗어나 하나님의 섭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필요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관계의 자유함이 찾아왔습니다.
이런 결단 속에서 내가 가진 모든 소유를 하나님과 하나님의 일에 ‘올인”하는 더 큰 순종으로 이어졌습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하나님께서 사역자로서 불러 주셨을 때 순종했습니다. 그동안 하나님의 은혜로 잘 운영하던 비즈니스를 3년간에 걸쳐 점차적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때까지 소유하고 있던 재산들도 정리했습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가족이 미국과 뉴질랜드로 나뉘어서 4년 동안의 유학 생활을 하는데 올인했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했습니다. 이 순종과 올인의 결과로 감사선교교회가 세워지고, 홈리스사역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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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홈리스사역을 감당하는데도 올인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변호사로 일하면서도 약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홈리스들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섬겼습니다. 아내는 7년째 주일 아침마다 홈리스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창 멋을 내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닐 어린 학생들이 홈리스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손자들을 돌보며 여유 있는 노년을 보내야 할 장로님과 권사님들이 매주 거리로 나와서 홈리스들을 섬기십니다.
하나님 안에서 시작되는 일은 결코 우연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순종과 올인이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구원의 열매를 맺고, 이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주신 모든 것을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에 올인함으로 영원한 상을 받는 크리스천들이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