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가 열심을 만나면

“안식일에 우리가 기도할 곳이 있을까 하여 문밖 강가에 나가 거기 앉아서 모인 여자들에게 말하는데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 그와 그 집이 다 세례를 받고 우리에게 청하여 이르되 만일 나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내 집에 들어와 유하라 하고 강권하여 머물게 하니라”(행 16:13-15)

선교 현장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느끼는 시대가 되었다. 2024년 세계선교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50대 선교사의 비중이 가장 많고 은퇴를 앞둔 6, 70대 고령 선교사 비중도 많으나 젊은 선교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이 오늘날 선교 현장의 현실이다. 선교사 후보생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물론이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선교지를 마음대로 드나들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교회가 선교적으로 매우 위축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실감하는 사실이다.

본격적인 뉴질랜드 이민 역사도 40년에 이르렀고, 이는 곧 한인 교회의 역사, 한인 선교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민 자체를 선교로 인식하고 이 땅에 도착한 우리 한인들은 한인 교회를 중심으로는 우리 동포 선교에 크게 이바지했고, 마오리 선교에도 힘을 쓰고 특히 남태평양 곳곳의 여러 선교지를 개척하여 큰 성과를 이루어 왔다. 이런 현실에서 바울의 선교 현장을 살펴보며 우리의 실수와 나아가야 할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바울의 열심과 어려움
하나님은 바울에게 유럽 선교의 문을 열어 주셨다. 첫 시발점은 마게도냐 지경 첫 성, 빌립보였다. 바울의 마게도냐 선교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이르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행 16:9)는 환상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발부터 순탄할 수는 없었다.

나중에 바울은 고린도후서 7:5 이하에서 이런 일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한다. “우리가 마게도냐에 이르렀을 때에도 우리 육체가 편하지 못하였고 사방으로 환난을 당하여 밖으로는 다툼이요 안으로는 두려움이었노라”고 했다.

바울의 선교는 회당 중심 선교였다. 그런데 빌립보에서는 복음 전파의 접촉점을 회당에서 찾지 못했다. 빌립보에 유대인의 숫자가 너무 적어서 회당 하나도 제대로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겨우 도시 변두리로 빠져나가야 여자들만 모여드는 기도처가 있어서 이곳에서 바울은 비로소 복음의 접촉점을 찾게 되었다.


“안식일에 우리가 기도처가 있는가 하여 문밖 강가에 나가 거기 앉아서 모인 여자들에게 말하더니”(행 16:13) 했다.

나중에 빌립보 교우들은 전 유럽의 복음화를 위하여 맨 처음 이곳에 들렀던 바울을 깊이 사랑했고, 큰 관심을 가지고 대했다. 그리하여 교회가 어려워도 기도와 물질로 유럽 선교에 헌신적으로 도왔다. 이런 빌립보 교회의 창설 멤버요, 선교 동역자의 하나인 루디아의 개종과 헌신은 대단히 커다란 도움과 귀중한 힘이 되기에 충분했다.

루디아의 열심과 열매
조선 선교 역사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것은 개종한 신자 한 사람의 헌신의 열매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많은 교회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개종한 한 사람이 자신의 집 사랑채를 선교사에게 내주어 교회가 세워졌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바울의 유럽 선교도 그렇게 시작됐다. 바울이 빌립보에서 만난 루디아가 자신의 집을 제공하여 빌립보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이렇게 가정에서 시작된 것은 초대 교회에 나타나는 매우 큰 특징이다.

루디아의 개종은 빌립보 교회의 창설을 주도하다
“그와 그 집이 다 세례를 받고 우리에게 청하여 이르되 만일 나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내 집에 들어와 유하라 하고 강권하여 머물게 하니라”(행 16:15)
루디아는 개종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환대를 잘 감당했다.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함과 손 대접하기를 힘쓰는 일을 잘 감당한 선교의 동역자였다. 초대 교회가 개인 가정집에서 창설된 예가 꽤 많다는 것을 기억할 때에 선교의 열정에 불탄 루디아가 자기 집을 제공함은 빌립보 교회가 이루어져 가는 초석이 되기에 충분했다.

루디아의 개종으로 유럽 복음화의 역사가 시작되다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행 13:14)

루디아의 개종은 바울에게 있어서 유럽 선교의 최초의 열매요, 예수 믿고 회개한 최초의 여성이었다. 영적 결혼으로 본다면, 바울이 중매하고 그리스도가 신랑이 된 이상적 신부가 루디아였던 셈이다. 역사적으로 마게도냐 왕 빌립의 아들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를 제패할 꿈을 가지고 동양과 서양을 결합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물론 이 꿈은 깨졌다. 그러나 루디아의 개종으로 말미암아 복음으로써 동양과 서양의 연합이 가능해졌다.

루디아의 개종으로 기독교가 상류 여성 지도층에 이르다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행 13:14)


루디아는 사회 상류층의 여성이었다. 그의 직업이 이 사실을 암시한다. 그는 자색 옷감 장사였다. 자주 물감은 자주색 조개껍질에서 얻은 염료에서 모아 만든 것인데 이 물감으로 만든 옷감은 굉장히 비쌌다. 당시 헬레니즘 시대와 동서 무역 교류와 문화 수준으로 보거나, 이 자주색 옷감이 고급 옷감으로 널리 유행되었던 점으로 보아서 루디아는 상업 특히 무역에 종사하는 부유한 여성이었다. 직업적으로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부유층 인사들과 상류층 지도자들 특히 고급 여성들과 교제하면서 유대교를 믿고 있었던 여성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은 준비된 자를 쓰신다. 루디아는 당시에 부족할 것이 없어 보이는 여성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선교 사명에 불타게 될 때에 하나님은 매우 효과적으로 그 준비된 것을 사용하신다. 선교를 위한 물질적 헌신, 영적인 헌신, 그리고 신분적 헌신이 준비된 자를 하나님은 사용하신다. 루디아는 유럽 선교에 초석이 될 정도로 준비된 여성이었다.

우리에게는 무엇이 준비되어 있는가? 하나님이 우리를 사용하시기에 불편함 없는 준비된 도구들인가? 루디아에 대하여 선한 뜻으로 늘 도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이 사용하시기에 편리한 도구! 선교사들의 진정한 힘이 되는 선교 동역자! 이런 사모함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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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명균
총신신대원 졸업, 24년째 한인을 대상으로 목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총회세계선교회(GMS) 뉴질랜드지부장을 맡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에는 를 연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성경일독을 이어가는 을 5년째 집필하고 있고 뉴질랜드 초기 선교사들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번 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선교적인 시각으로 다시 보면서 이 이야기를 펼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