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귐은

2020년 4월,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전 세계는 마치 모든 것이 멈추어 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그리스도인들을 결코 멈출 수 없게 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배와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모여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이 답답한 시간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을 묻는 기도였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하나님께서는 “이 땅 뉴질랜드가 바로 선교지이며 네가 있는 이곳 Papatoetoe 지역에서 하나님을 뜨겁게 예배하라”는 마음을 확인하였고 2021년 1월 한 달 동안 가족이 먼저 집에서 예배함으로 교회 개척이 시작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가족으로 시작한 교회를 하나님께서는 3년 동안 꾸준하게 조금씩 성장시켜 주셨습니다. 교회를 방문하는 분들을 쉼 없이 보내 주셨고 함께 예배하는 자들을 보내주셨습니다. 물론 우여곡절도 참 많이 있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기 전에는 교회 개척은 특별한 목사님들이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을 부족한 제가 하고 있다는 것이 때로는 버겁고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돌아보면 3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교회 설립 3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번 코로나 기간 중에 간절하게 하나님을 찾고 갈망했던 그때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길 원하신다는 것을 요한일서 1장 서두의 말씀을 통해 깨닫게 하셨습니다.

사도 요한은 요한일서를 시작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듣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 바 되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태초부터 계셨던 생명의 말씀이시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1절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 2절 이 생명이 나타내신 바 된지라 이 영원한 생명을 우리가 보았고 증언하여 너희에게 전하노니 이는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내신 바 된 이시니라

우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들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창조하시지 않은 것(분)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늘과 땅이 창조되기 전부터 이미 존재해 계셨던 생명의 말씀이시며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말씀이 지금 우리와 함께 있다는 사실은 예수님께서 오늘도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씀을 통해 창조주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깊은 사귐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도 요한은 요한복음 시작에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요한복음 1:1-3
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2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3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믿는 우리는 이 세상 사는 날 동안에 이미 태초부터 계셨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듣고 보고 손으로 만지듯이 먹고 마시는 일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짜 구원을 받은, 믿는 자들의 특징인 것입니다. 즉 믿는 자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영적인 사귐이 있어야 합니다. 사도 요한은 이 사실을 깨닫고 요한복음과 요한일서를 기록하며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 주말에 하나의 문자가 왔는데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이른 아침 3시간 가량 전기가 끊어진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것을 저희 부부만 알고 있었던 터라 막내아들이 아침부터 일어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랬던 것입니다. “아빠 집에 전기가 없어. TV가 안 나오고 냉장고가 이상해”라는 것입니다.

얼마 후 전기가 다시 공급되고 나서야 모든 전자제품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이후에 오늘 본문의 말씀으로 설교를 준비하는데 이 사건이 비유로 딱 맞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집에 좋은 냉장고, TV, 세탁기와 같은 전자 제품이 있다고 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어집니다. 또한 그것이 콘센트에 제대로 연결되어 있지 않는다면 역시 작동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가 바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구원 받은 성도는 다른 데서 기쁨을 찾지 않습니다. 하나님과의 교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교제 가운데에서 기쁨을 찾습니다. 예배할 때 은혜가 부어지고 기도할 때 하나님과 소통이 되어지는 이러한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것이 끊어지면 견딜 수 없는 답답함이 우리는 느껴져야 합니다. 마치 가물어 메마른 땅에 물이 절실히 필요한 것처럼,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는 것처럼 우리는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

3절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너희에게도 전함은 너희로 우리와 사귐이 있게 하려 함이니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림이라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하나님과 교제하지 않고 세상 속에서 내 맘대로 하나님의 말씀 없이, 하나님과의 소통함 없이도 너무나 편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 전기가 몇 시간 정도만 들어오지 않아도 답답하고 때론 인터넷이 끊기고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으면 답답해서 못 견디는 모습이 있습니다. 혹시 믿는 우리가 하나님과 오프라인 상태인데도 플러그 아웃된 상태인데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귐이 이 글을 읽는 모든 성도들 가운데 넘쳐 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