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가려면 거쳐 가는 상수네는 동네 사랑방입니다. 상수 아버지는 지방을 다니며 건축 일을 하는 분이었습니다. 한동안 보이지 않으면 으레히 지방으로 일 가셨으려니 생각했습니다. 상수 아버지가 일 가서 집에 계시지 않는 날에는 상수네 앞마당에 있는 평상은 동네 아주머니들의 사랑채가 되고 때론 각자 반찬 한가지씩 들고와 간이 식당이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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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상수 아버지가 지방에서 돌아오셨는지 평상에서 막걸리 한잔하고 낮잠을 주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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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 엄마는 드라마 삼매경에 빠지셨네요.
털털하신 상수 아버지는 늘 막걸리를 달고 사셨고 내가 지나가며 인사를 드리면 “아버지는 편안하시냐?”고 꼭 안부를 물으시고 “시간 되시면 내려오셔서 막걸리 한잔 하시라고 전해라”하셨습니다. 상수네 평상은 이제 흔적도 없겠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한 동네 쉼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