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더니 굵은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쏟아지는 비를 피해 이리저리 뛰어갑니다.

대목이라도 만난 듯 우산 팔이 소년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우산이요, 우산 사세요”를 외칩니다.

지금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옛날에는 비닐우산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비닐우산은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도 쉽게 뒤집어지고, 몇 번 사용하다 보면 살이 부러지거나 비닐이 찢어져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닐우산 위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는 무척 낭만적이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 마치 경쾌한 음악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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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다. 나의 어린시절 어머니는 삶이 너무 힘드실 때면 긴 한숨과 함께 ‘봄 날은 간다’를 나즈막이 부르시곤 하셨다. 나의 작업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만들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