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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셋째 주 찬송/568장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

찬송 멜로디의 주요음은 건물 기둥과 같이 곡의 골격 이뤄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는 제가 어렸을 적인 부산 피란시절 교회에서 배웠습니다. 노래 부르며 저절로 시편 23편을 암송하게 된 노래이지요.

이 곡을 지은 이일래(李一來, 1903-1982)선생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 선생의 당질(사촌형제의 아들)인데요, 연희전문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유치부 동요인 ‘산토끼’도 이분이 지은 것인데요, 모두 1938년 발행 ‘조선동요작곡집’에 발표하였습니다. 이 동요집에는 찬송가의 1절만 실려 있습니다.

찬송가 작사자란에는 석진영(石鎭榮, 1926-2002)권사가 가사를 지은 것으로 되어있으나 원래 이일래 선생은 2절과 3절도 다 지었다고 해요. 그런데 오랜 세월이 지나다보니 1절 가사 외에는 기억하는 이가 없어 할 수 없이 1953년 ‘어린이찬송가’를 편찬할 때 석진영 권사가 2절과 3절을 지어 완성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찬송 시의 작자는 ‘이일래-석진영’이라 밝히는 게 옳겠지요.

곡명 나의 목자는 2006년 한국찬송가공회에서 지금의 ‘찬송가’를 편찬하면서 붙였습니다. IRREG는 불규칙적인 운율(Irregular)이라는 뜻의 약자입니다. 가사의 운율이 딱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자, 이 곡에서 주요음을 찾아볼까요?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솔라솔미도미레도라솔)에서 ‘솔’(I), ‘라’(IV), ‘솔미도미’ 중 ‘솔’(I), ‘레’(V), ‘도’(I), ‘라’(IV), ‘솔’(I)이 주요음입니다. 이 노래에선 거의 매음마다 화음이 바뀌니까 그 모두가 주요음이 됩니다.

이렇게 주요음이 많이 바뀌는 곡은 피아노로 연주할 때에 페달 사용을 조심해야 합니다. 주요음이 바뀐다는 말은 화성이 바뀐다는 말 아닙니까?

그러므로 페달을 그냥 밟은 채 넘어가면 이전 음이 남아 있어 결과적으론 불협화음이 되고 말거든요. 그래서 주요음이 바뀔 때마다 페달을 떼었다가 다시 밟아야 깨끗한 화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젊었을 적 한국찬송가위원회 어린이 찬송가 음악위원으로 일할 때 이야기입니다. 음악위원의 책임을 맡았던 나운영 교수는 이 찬송만큼은 한국 찬송가사(讚頌歌史)에 대단히 중요한 작품인 만큼 반드시 선곡되어야 한다고 피력하여 모두 동의한 바 있습니다.

우리 가락 풍이면서도 전원적 분위기가 넘치는 멜로디여서 더욱 정감이 듭니다.

6월 넷째 주 찬송/327장(통일 361장), 주님 주실 화평

베이스 지속음은 하나님의 권능과 위엄, 경건 나타내
지속음은 윗부분의 화성이 어떻게 변화하며 전개해 나가든 그 화음과 관계없이 같은 음을 2마디 이상 계속하여 길게 지속하는 비화성음입니다.

파이프오르간에서 저음을 담당하는 페달 건반에서 자주 사용된다하여 페달 포인트(Pedal Point)라고도 하고, 최저음인 베이스가 아닌 곳에서 사용될 때는 서스테인 노트(Sustained note)라고 일컫지요. 교회음악에서는 하나님의 권위와 권능, 섭리, 경륜, 경건 등을 나타낼 때 사용되곤 합니다.

찬송가에서는 그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거룩한 주님께’(42장) 중 “거룩한 주님께”(1-4마디)에서 베이스가 ‘도도도…’로 계속하는 음, “꿇고서 영광 돌려”(5-7마디)에서 베이스가 ‘솔솔솔…’로 계속하는 음, “금 같은 순종과 향기론 겸손을”(9-12마디)의 베이스 ‘도도도…’로 계속하는 음을 말합니다.

찬송 ‘주의 주실 화평’은 2천편 이상의 찬송을 지은 미국의 복음찬송 작가인 올브라이트 호프만(Elisha Albright Hoffman, 1839-1929)목사가 작사 작곡하였습니다.

제목 오른쪽 위의 곡명을 보시면 HOFFMAN이라 쓰여 있지요? 원래 작곡자 호프만 목사가 붙인 곡명은 IS YOUR ALL ON THE ALTAR(주님제단에 너의 모든 것을 드렸느냐?)였습니다. 후렴의 “주의 제단에 산 제사 드린 후에”의 영어 가사입니다. 미국 침례교 찬송가위원회에서 ‘침례교 찬송가’(Baptist Hymnal, 1956)를 편찬하면서 호프만 목사의 이름을 따 붙였습니다.

이 시는 마태복음 19장 29절 말씀을 기초로 지었습니다.
“또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마다 여러 배를 받고 또 영생을 상속하리라” (마 19:29).

이 찬송엔 지속음이 무려 12마디나 나옵니다. 같은 모티브를 여러 번 반복해서 그렇긴 하지만 “주님 주실 화평 믿음 얻기 위해 주와”(1-4마디)와 “주의 제단 앞에 모두 바치기 전 복을”(9-12마디), 그리고 “주의 뜻을 따라 그와 동행하면 영생”(25-28마디)에서 베이스가 ‘도도도…’를 굳건히 지속합니다. 마치 변치 않는 “주의 제단”을 상징하는 듯하지요.

후렴을 부르다보면 “주 내 맘을 주장하니”의 ‘하니’(control)를 길게 끄는 멜리스마가 예사롭지 않죠. 그 뒤에도 그렇고요. 영어 가사를 보니까 그 부분이 ‘control’ 멜리스마에요. 주님께서 내 맘을 주장하는 “주의 뜻” 멜리스마 아니겠습니까? 길게 끌면서 주님의 뜻을 깊이 음미하게 됩니다.

이 글은 필자가 진행하는 유튜브‘김명엽의 찬송교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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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