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서신서와 요한계시록)와 선교

복음서와 사도행전에서 나오는 선교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성육신을 통한 이스라엘이라는 문화적 특수적 환경 속에서 머무시면서도 이스라엘 민족 너머의 보편적 선교의 본보기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그것의 실천적 모습이 사도행전에서 나오는 선교의 모습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다른 신약성서의 책들에서 다루어지는 선교를 안승오와 박보경의 저서인 “현대선교학 개론”을 통해 간단하게 나누고자 한다. 우선 바울 서신서의 선교와 다른 서신서들 속에서의 선교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다.

바울 서신에서 나오는 가장 중요한 주제는 “인카네이션,” 다른 말로 성육신이 핵심이다. 예수의 자기 비움을 통한 선교를 바울서신의 핵심 원동력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이 인카네이션은 다음 회에 다루게 될 신약성서 속 이민자의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성육신과 더불어서 바울 서신에서 중심적으로 다루어지는 선교는 교회의 선교이다. 선교는 크게 Mission과 missions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다. Mission의 대표적인 내용은 Missio Dei로 하나님의 선교로 번역을 한다. 하나님의 선교란, 선교의 주체는 하나님이심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missions는 전통적으로 인식되어 오던 교회 중심의 선교이다.

그렇기에 게일리와 커버스튼과 다른 여러 선교신학자에 따르면 Mission은 하나님이 강조되고 missions는 복음의 선포를 위한 사람 역할이 강조되는 차이점이 있다. 이것을 확장하면 Mission은 보이지 않는 소속감인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강조되는 것이고 missions는 인간의 입장에서 눈에 보이는 소속감을 누릴 수 있는 교회의 울타리로 인식할 수 있다.

이렇게 두 선교(Mission과 missions)로 생각하여 볼 때에 바울 서신 속 선교의 한 축은 성육신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님의 선교와 다른 한 축은 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인간의 노력으로서의 선교로 나누어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성육신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님의 선교는 초월자이신 하나님이 신과 인간의 경계선을 넘어서 이 땅에 오신 사건이 강조되는 것으로 이스라엘이라는 특수성의 경계선 넘어 보편적인 선교를 이야기하는 시작점이 된다. 즉, 폐쇄적인 것이 아닌 이 땅의 인류를 위한 것임이 강조되는 것이다.

더불어서 로마서 8장에서 언급되는 피조물을 통해서 인류 넘어온 창조세계를 향한 선교로 확장이 된다(롬 8:18-22). 인간의 노력이 중심이 되는 missions는 단순하게 개인구원만을 이야기하는 좁은 의미가 아닌 사회적인 복음으로도 확장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근거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이다. 바울 서신에서 강조되는 것은 영적인 자유만이 아닌 육적인 자유도 함께 언급하면서, 온전한 삶을 이야기한다. 교회는 이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타락한 이 땅에서 온전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되어지는 가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앞의 성육신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님의 선교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을 교회는 보전함으로 하나님의 선교적 목적을 드러내는 개념으로 하나님 – 세상 – 교회의 관계로 이해할 수 있으며, 교회 중심이 되는 선교는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가교의 역할을 하는 교회로서 하나님 – 교회 – 세상의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바울 서신에서 나오는 선교는 이 두 가지가 모두 나오고 있는 선교이다.

기타 서신서에서는 어떤 선교가 나오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바울 서신과 비교하였을 때에 기타 서신서들은 선교적인 관점이 약하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바울 서신들은 선교의 역정이 가장 뜨거웠던 예수님 부활 승천 후 가장 빠르게 쓰여진 서신들이기에 선교적 열망이 크게 나타나지만, 그보다 후대에 쓰여진 다른 서신들은 초대교회의 확장보다는 초대교회 내부에 있던 여러 문제점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바울의 저작이냐 아니냐 논쟁이 될 수도 있지만, 목회서신인 디모데전후서와 디도서 속에서는 기독교인이 이 땅에서 어떻게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며,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가르치고 있다. 즉, 목회서신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사회를 향한 보편적 선교의 틀이 들어있고, 복음의 공공성이 나타나고 있다. 보편적 선교의 모습이 디모데전서 2장 6절을 통해서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을 통해 강조된다.

이와 더불어서 베드로전서의 경우, “왕 같은 제사장(벧전 2.9-10)”으로서 이 세상과 하나님을 연결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역할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missions에서 이야기하는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서 인간의 선교적 행동을 통해 가교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선교적 행동이 삶으로서의 선교의 개념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제 신약성서의 나머지인 요한계시록에서 나오는 선교의 개념으로 신약성서 속 선교를 마무리하려 한다. 요한계시록에서 두드러지는 선교의 개념은 “하나님이 온 세상을 통치하심”이다. 즉, 구원과 복음은 유대인만을 향한 것이 아닌, 온 세상을 향한 것임이 계시록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선교적 관점이다.

특히 21장에서 나오는 새 하늘과 새 땅의 개념은 하나님의 나라가 단순한 이 땅을 넘어서는 피안의 세계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이루어진다는 선교적 현재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것은 위르겐 몰트만이 희망의 신학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활 이전의 예수님과 부활하신 이후의 예수님이 어떠한 차이도 없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선교학으로 연결할 때 예수님의 특수성을 넘어서는 보편적 성육신의 사건은 요한계시록에서 이야기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선교와도 동일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정리하자면, 신약성서 속 서신서와 요한계시록에서 나오는 선교는 Mission과 missions로 이해할 수 있었다. 성육신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이 중심이 되는 선교는 온 인류와 창조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선교적 계획을 나타내는 축과 하나님과 세상을 연결하기 위한 교회와 인간의 선교적 노력이 중심이 되는 다른 한 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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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균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 신대원, 일반대학원 졸업(한국교회사 전공). 오타고대학교 박사(선교학, 이민자 신학, 종교사회학 전공). 파머스톤노스 한마음교회 담임. 알파크루시스 강사. 현지교회와 이민자를 연결하는 꿈을 가지고, 선교와 이민이라는 주제를 다루려 한다. 관심분야는 선교학, 이민자 신학, 한국교회사와 아시아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