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목욕

옛날에 목욕탕은 명절 또는 아주 특별한 날에나 갔고 평상시에는 날을 잡아 큰 솥에서 끓인 뜨거운 물과 찬물을 섞어 커다란 대야에 부은 후 하나씩 순서대로 들어가 때를 밀었습니다.

몸이 채 불기도 전에 물은 바닥에서부터 차가워지고 어머니는 우리가 버둥거리지 못하게 한 팔을 잡으시고 우리의 때를 미셨습니다.


어머니의 손길이 어찌나 매서운지 버둥거리기라도 하면 가차 없이 등판을 내리치셨고 등에는 벌겋게 어머니의 손바닥 자국이 훈장처럼 남았습니다.

셋째가 끝나면 그다음 넷째, 다섯째, 막내까지 끝나면 우리의 목욕은 끝이 납니다.


물은 물지게로 아랫동네에서부터 길어와야 했기에 물을 아끼기 위하여 하나가 끝나면 더운물을 더 붓고 그 다음이 목욕을 하니 뒤로 갈수록 대야의 물은 더러워지고 뒤 순번들은 투덜거리다 어머니의 손바닥 세례를 받아야 했지요.

아이들을 다 씻기시고 나면 어머니는 파김치가 되셨고 우리는 어머니의 팔이며 다리를 주물러 드리는 것으로 보답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