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그림 같은 집

IMF로 로토루아의 학교 일을 정리하고 신학대학 학업을 마무리 하기 위해 오클랜드로 올라왔다. 3개월치 생활비를 가지고 렌트 집을 얻었다.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했다. 한국에서 돈을 좀 빌려와야 할 텐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돈을 빌릴 곳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매일 밤 책상 밑에 엎드려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런데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계속 집을 주겠다고 응답하셨다. 너무나 강한 응답이었기에 그날부터 집을 보러 다녔다. 수십 채는 본 것 같았다. 아내에게는 나의 이러한 행동이 몹시 엉뚱하게 보인 것 같았다. 

하루는 정색을 하며 이야기했다. 제발 부동산 에이전트들 그만 괴롭히라고…. 그러나 하나님의 분명한 응답을 받았기에 계속 마음에 드는 집이 있나 열심히 찾아 헤맸다. 

어느 날 저녁을 먹은 후 동네 산책을 나갔다. 한참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차를 가지고 와달라고 부탁을 했다. 아내는 김치를 담는 중이라 나갈 수 없으니 알아서 오라고 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나는 비를 맞으며 집 방향과 반대의 길로 계속 걸어갔다. 분명 하나님께서 나를 그곳으로 이끌어 가고 계셨다. 

한참을 가다보니 눈앞에 아름다운 2층 집이 있었다. 집 앞에는 세일(sale) 간판이 크게 세워져 있었다. 그 집을 보는 순간 강한 감동이 일어났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준비하신 집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다음 날 가지 않으려는 아내를 강제로 데리고 가서 집을 보여 주었다. 아내는 돈도 없으면서 흥분해서 집을 보러 가는 남편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하여 판매 조건들을 알아보고 함께 일했던 영어학교 오너에게 연락을 했다. 기꺼이 은행 보증을 해줄 테니 집을 구입하라는 것이었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은행에서도 어려움 없이 융자를 해주었다.

비록 은행 빚으로 구입했으나 꿈에나 상상할 수 있는 그림 같은 집을 하나님께서 주셨다. 그리고 놀랍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융자금을 모두 갚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기적을 행해주셨다. 

하나님께서도 로토루아 집을 팔아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신학대학에 후원한 것을 잊지 않으셨다. 과부의 동전 두 닢 같은 하찮은 물질이었지만 중심을 보시고 이렇게 아름다운 집으로 갚아 주셨다. 꿈만 같았다. 이 삭막한 외국 땅에서 내가 편히 거처할 수 있는 안식처가 생겼다는 것은 너무나 큰 위안이 되었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한동안 집밖으로 나가기가 싫었다. 

하나님께는 공짜가 없다. 반드시 갚아 주신다.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시는 분이시다. 이것이 하나님의 공의의 법칙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이 진리의 말씀이 이루어지지 않은 적이 없다. 오늘날 인간들은 어리석어서 이 진리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자기 머리로, 자기 방법대로 무엇인가 얻어 보려고 발버둥친다. 이것만큼 어리석은 인생이 없다.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의를 위하여, 선을 위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물질을 심을 때에 비로소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된다. 

“심는 자에게 씨와 먹을 양식을 주시는 이가 너희 심을 것을 주사 풍성하게 하시고 너희 의의 열매를 더하게 하시리니”(고후 9:10)

제발 허풍 좀 떨지 마세요
IMF로 학교 일을 접고 미래에 대한 염려로 매일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할 때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왔다. 5년 안에 영어학교와 선교센터를 세워 주시겠다는 말씀이었다. 

매일 기도할 때마다 똑같은 말씀이 들려왔다. 집세를 걱정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말씀은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가 무슨 돈이 있어서 영어학교를 세우고 선교센터를 세운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잘못된 기도의 응답으로 생각하고 애써 잊으려고 했다. 

그런데 밤마다 기도할 때면 너무나 또렷하게 같은 말씀이 들려왔다. 거부하려야 할 수 없는, 너무나 강한 확신으로 내 마음에 새겨졌다. 그때부터 입으로 시인하기 시작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 하나님께서 5년 안에 영어학교와 선교센터를 세워 주실 거라고 외쳤다. 

사실 나의 외침을 듣는 사람마다 무척 불편해했다. 그도 그럴것이, 조그만 집에 세 들어 사는 주제에 엄청난 포부를 이야기하니 허풍으로밖에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입이 빠른 여집사가 한 사람 있었다. 다들 듣기 거북해도 그냥속으로 삼키고 넘어가는데 이 여집사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쏘아붙였다. 
“제발 허풍 좀 떨지 마세요. 우리 남편하고 똑같네”라며 무안을 주었다. 참으로 창피하고 자존심이 심히 상했다. 누군들 이 상황에서 나의 포부를 받아들이고 기뻐해 줄 사람이 있겠는가? 이 여집사는 나에게 이렇게 상처를 주고 얼마 뒤 호주로 이민을 가 버렸다.

그런데 하나님은 정확히 5년 만에 11층짜리 아름다운 유리빌딩을 선교센터로 주셨다. 더욱이 이 빌딩을 주셨을 때 이미 빌딩 안에 멋진 영어학교가 세워져 있었다. 우리가 빌딩을 구입했을 때에 영어학교 오너가 우리에게 거의 무상으로 학교를 넘겨 주었다. 하나님께서 5년 전 기도 중에 약속하셨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하나님께서는 이 기적의 역사를 방송을 통해, 집회를 통해, 책을 통해 알리게 하셨다. 호주의 여러 교회의 초정을 받아 집회를 갔을 때, 제일 먼저 물어물어 그때 그 여집사를 찾았다. 그리고 CBS 방송〈새롭게 하소서〉에서 간증했던 DVD를 주며 꼭 보라고 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당신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다음 날 DVD를 본 여집사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남편과 꼭 점심을 대접하고 싶으니 시간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함께 식사를 하며, 여집사는 간증을 보며 너무 큰 은혜를 받았는데 본인은 절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때 옆에서 남편이 말했다. “목사님! 맞습니다. 제 아내가 항상 말을 이렇게 합니다.” 그래서 모두 한바탕 웃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 집세조차 내기 어려워 밤마다 울부짖던 나에게 엄청난 약속을 주시고, 정확히 하나님의 때에 이루어 주셨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불가능이 없다. 인간의 좁은 머리로 광대하신 하나님을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하나님을 판단해서도 안 된다. 오직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께서 내 삶을 주관하시고 존귀한 자로 사용해 주신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대적을 네 앞에서 멸하였은즉 세상에서 존귀한 자들의 이름 같은 이름을 네게 만들어 주리라”(대상 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