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배달

신문 배달을 할 집의 대문이 열려 있기에‘신문이요’하고 소리치며 신문을 대문 안으로 집어넣는 순간 송아지만 한 커다란 셰퍼드가 줄을 매단 채 튀어나왔습니다. 얼마나 두럽든지 신문 뭉치도 내동댕이치고 앞에 보이는 전봇대를 향해 정신없이 뛰었습니다. 그러나 셰퍼드는 내가 전봇대에 도착하기도 전에 나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물어 버렸습니다.

놀라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뒤늦게 쫓아 나온 개 주인이 셰퍼드의 목을 잡고 나서야 개는 나를 놓아주었습니다. 나는 너무나 두렵고 서러워 바닥에 주저앉은 채 엉엉 목 놓아 울고 말았습니다. 개 주인아저씨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셨고, 나는 한참을 울고 난 후 흐트러진 신문을 추스르고 일어나 배달을 끝내야만 했습니다.

아저씨는 이상이 있으면 언제고 연락하라시며 이제 내가 배달하는 신문을 끊지 않고 계속 볼 테니 그리 알라고 하셨습니다. 그 집은 우리 신문을 그만 넣으라며 여러 번 화를 내셨던 구독자셨습니다.

그 후로 나는 작든 크든 개만 보면 멀찌감치 피해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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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다. 나의 어린시절 어머니는 삶이 너무 힘드실 때면 긴 한숨과 함께 ‘봄 날은 간다’를 나즈막이 부르시곤 하셨다. 나의 작업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만들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