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ckland Church Leaders”

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교회의 역사 속에서 항상 논의되어 왔던 부분이다. 하나님께서 여러 말씀들을 통해서 성도들의 연합을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시편 133편에서 시편 기자는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라고 고백하고 있다. 교회의 연합에 대해서 말할 때 인용되는 대표적인 구절이다. 신약 성경에서는 에베소서가 주로 인용된다. 에베소서 4:16에서는 사도 바울이 성도의 연합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결국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우리는 몸이 되기 때문에 교회는 하나 됨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가 하나 될 때에 하나님께서는 이 연합을 아름답게 보실 것이다. 아마도 크리스천이라면 교회의 연합에 대해서 대부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의 일체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적지 않은 논란이 발생한다. 어떤 교회들과 함께 연합할 것인지, 연합을 할 때 주체가 어느 교회가 될 것인지 등등의 실질적인 이슈들이 발생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교리적으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다른 교단과의 연합, 천주교와의 연합 등등의 신학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 달에 한 번 연재되는 이 칼럼에서는 교회 연합에 대한 내용을 다룰 것이다. 하지만 교회 연합에 대한 논쟁이나 이슈에 집중하기보다는 뉴질랜드 교계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질적인 연합의 현장에 대해서 다루기 원한다.

교회의 연합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될 때 논란과 논쟁의 두려움을 뛰어넘어 어떻게 많은 교회가 하나 되어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교회의 연합을 다루기 위해서 가장 먼저 소개해야 할 그룹은 Auckland Church Leaders라는 단체이다. Auckland Church Leaders(이하 ACL)는 10여 년 전에 오클랜드 교회의 리더들이 모여서 시작되었다.

각 교단의 대표급 리더들이 모여서 오클랜드의 교회들이 어떻게 연합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연합을 통해서 어떻게 이 도시를 섬길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ACL의 주된 사역은 정기적으로 사역자들의 모임을 주최하고, Open Heaven과 Auckland Prayer Breakfast 등 현지 교회들의 연합 행사를 서포트하고 주도하고 있다.

필자는 평소에 현지 교회와의 연합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터라 작년 3월에 진행된 ACL의 리트릿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특별히 이 리트릿은 1박 2일의 시간 동안 각 교단을 대표하는 리더들이 모여서 ACL의 2030년까지의 방향성과 비전을 나누는 자리였다. 놀랍게도 각 교단의 특성과 신학, 그리고 교회론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대화 속에는 동일한 비전이 있었다.

그것은 어떻게 교회가 하나 되어 이 도시를 섬길 것인가에 대한 마음이었다. 각자의 교회와 교단에서 높은 지위와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내려놓고 서로를 포용하고 배려하며 더 큰 비전을 위하여 하나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리트릿을 통하여 ACL의 비전과 방향성이 재정립되었다.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이 도시를 섬기기 위해서, 다양한 교회의 리더들이 함께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하여 사회적, 경제적, 영적인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RETREAT

그리고 ACL의 기둥이 될 5가지 Value와 Action이 도출되었다. 5가지의 Value는 Unity, Gospel-centred, Humility, Research and action 그리고 Collaboration이다. 언뜻 보면 추상적인 개념들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고민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5가지 Action은 Pray, Share, Network/ Relate, Serve, Equip이다. 이러한 큰 방향성을 가지고 ACL이 2030년까지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정기 사역자 모임

이렇게 아름다운 교회의 연합을 해나가고 있는 ACL에도 여전한 도전과 숙제가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오클랜드에 있는 다양한 소수 민족 교회와의 연합이다. ACL Manager 역할을 하고 있는 Ben Mai는 현재 ACL이 하고 있는 연합은 불완전한 연합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모임의 대부분이 4-50대의 백인 사역자들이기 때문이다. 오클랜드의 다문화율은 40%를 넘어섰다. 수많은 소수 민족의 교회들이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언어적, 문화적 장벽으로 인하여 연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필자가 ACL과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계기도 이러한 이유다. 지금도 현지 교회들은 다양한 이민 교회들, 특별히 기도의 유산을 가지고 있는 한인 교회와 관계를 맺고 서로 선한 영향력들을 주고받기 원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인 교회는 현지 교회와의 연합을 진취적으로 해나가지 못하였다. 짧은 이민 교회의 역사 속에서 정착하고 안정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0년을 넘어가고 있는 이민 역사에서 지금의 시기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하여서는 현지 교회와 함께 연합하고, 이 땅의 영적인 회복을 위하여서 함께 기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ACL의 도전과 숙제는 한인 교회의 도전과 숙제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한인교회는 뉴질랜드의 한인 이민자들을 위하여 노력하고 수고하였다. 영적인 보금자리의 역할을 신실하게 감당해왔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한인 교계 안에서의 연합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이제는 여기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교회와의 연합을 도모해야 한다. 우리의 신앙을 이어갈 다음 세대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이 땅을 위해서이다. 한인 교회가 이 땅에 부르신 하나님의 뜻에 더욱 집중하여 현지교회와 함께 연합하고 이 땅을 위하여 기도하며 섬길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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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동빈
총신대 신학 전공. 학사장교 복무 후 총신신대원에서 수학 중 부름을 받고, 현재 오클랜드 사랑의교회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다. 2016-17년 영국 유니온 신학교에서 인턴으로 섬겼다. 현지 교회 연합 단체에서 활동하며 뉴질랜드 1.5, 2세대 청년 연합 운동과 뉴질랜드 교회 연합 운동에 대한 내용을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