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ement 28 수련회

김종회 간사

MZ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서 다양한 가치관의 충돌

MZ 세대는 최근 한국 사회 안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뜨거운 감자”이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시대에 태어난 인구를 지칭하는 단어로, 오늘날의 20-30대를 대표하는 단어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삶의 필수로 여기며, 개인주의, YOLO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단 한 번 산다)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MZ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서 다양한 가치관의 충돌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교회 안에도 이 MZ세대가 고민거리이다. 교회 안에서 청년, 청소년들이 점점 사라지는 문제가 그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왜 이 MZ세대는 교회로, 복음으로 나오지 않는 것일까? 이 세대에게 복음은 능력을 잃은 것일까?

2기 M28 캠프가 2023년 1월 2일부터 7일까지, Whangarei 근처 뉴질랜드 예수전도단 훈련센터 중 하나인 YWAM Zion에서 열렸다. 14명의 청소년들과 20명 남짓의 청년 스텝들이 5박 6일 동안 함께 지내며, 예배하고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는 훈련의 시간을 가졌다.

2년 전 1기 M28 캠프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1년의 휴식 기간이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다시 캠프를 열 수 있었다. M28 캠프에는 주제 문구나 주제 말씀이 없다. 매번 마태복음 28장 19절을 붙잡으며, 예수님의 제자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다짐하는 캠프이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누리는 법, 영과 진리로 예배하기, 성경 안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주되심 (Lordship) 등 다양한 강의내용으로 도전받는 시간을 가졌다.
5박 6일의 기간 속에 집중하기 어려울 텐데 학생들이 최대한 집중하며 배우려는 모습을 보며 우리 청년 스텝들도 정신줄을 놓고 있을 수 없었다.

Healing in Unity 연합 속에 임한 하나님의 치유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여러 순서와 프로그램 중에서도 M28 캠프의 백미는 매일 저녁 모이는 Ministry Night라고 생각한다. 언뜻 보기에는 예배와 기도가 있는 보통의 저녁 집회로 보이지만,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Ministry Night이 시작하기 전까지도 계획을 세우지 않고, 각자가 하나님을 구하고 찾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각자가 하나님을 구하고 찾는 Ministry Night
형식과 계획이 없다고 해서 무질서하다는 것은 아니다. 중고등부 전담 전도사, 간사, 고등학교 교사 등 충분한 사역적 경험이 있는 캠프 리더들이 참가자들과 전체시간을 인도한다. 다만,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친히 하시고 싶으신 일에 우리의 우선순위를 두며, 무모하게 하지만 믿음으로 그 시간을 진행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Ministry Night 도중에 학생들과 스태프들은 열심히 찬양하고 기도하고 있을 때, 리더들은 그들을 바라보며 기도하며 서로 상의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리더들만 앞에 나와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예를 들면, 예배 강의를 들은 날 저녁의 Ministry Night에는 각 조가 돌아가며 부분적으로 예배를 인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 배운 예배의 마음과 원리들을 복습하며 오후 내내 준비해서, 순서대로 나와서 다른 친구들을 예배로 인도하는 것이다.

나와서 간증을 하는 학생도 있었고, 악기연주와 노래로, 또 다양하고 창의적인 형태로 예배하는 조도 있었다. 짧은 연극으로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는 것에 다들 신기해했고 재밌어했다.

이런 Ministry Night이 좋게 말하면 독특하고, 나쁘게 말하면 유별난 것을 나도 인정한다. 그래서 학생들도 처음에는 낯설어 하기도, 어려워하기도 하였다. 광대하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한가지 형태 속에 가둘 수 없고, 높고 영화로우신 주님을 예배하는 것에는 그분을 경외하며 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M28의 스타일이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없을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다. 하지만 M28 캠프라는 특수한 상황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수동성(passivity)를 깨고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일어섰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이 M28의 핵심 가치관 중 하나이다. 하나님을 구하고 사랑하는 것에 소극적이지 말자! 조금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수동성을 죄로 여기자”라고 이야기한다.

현장에서 청소년, 다음 세대 사역을 하시는 분들은 이 수동성이 얼마나 우리 아이들 안에 퍼져 있는지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99퍼센트가 아닌 100퍼센트 전부를
하나님 앞에 소극적인 태도는 바이러스와 같아서 주위의 다른 아이들에게도 너무 쉽게 퍼진다. 이런 현상에 우리마저 소극적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시작한 것이 M28 캠프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실 때 99퍼센트가 아닌 100퍼센트 전부를 주셨기에 우리도 그분을 모든 것을 다해 찾고 사랑하자”로 Ministry Night를, 아니 M28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이렇게 도전했을 때 기쁨으로 반응하는 학생들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5일 내내 아침 저녁으로 예배하고도, 조금 더 찬양하고 기도하자고 조르는 학생들을 보며 나도 이렇게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아버지의 마음은 오죽하실까.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환경을 포기하고 예수님의 제자로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를 도전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감동도 마찬가지이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앞에 잘 나서지 않는 내가 잘 아는 학생이 Ministry Night때 마이크를 잡고 찬양을 인도하며, 앞으로는 학교 친구들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눈치를 보며 살겠다고 선포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너무 놀랐다.

캠프가 끝나고 교회로 돌아가서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신의 차례가 되어서 앞으로 나가야 했는데,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에는 떨리고 두려워서 거절했을 텐데, 마음속에 “나가서 나눠라”라는 생각이 맴돌았고, 앞에 나갔을 때 본인이 준비한 것보다 훨씬 더 편하고 자신 있게 말했다고 한다.

자신의 평소 모습과 달라서 정말 신기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 부족한 우리를 통해 일하시는 그분께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께서 도전하실 때, 적극적으로 기쁨으로 순종하는 것이 제자도의 제1 단계 아니겠는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적극적 순종 외에, 우리가 발견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요한복음 13장 35절에 예수님께서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도 이번 캠프에서 이 제자도의 두 번째 단계를 확인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Ministry Night에 특별한 순서가 없다면, 그냥 계속해서 찬양하고 기도하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예배팀의 인도와 반주에 따라 찬양할 사람은 계속 찬양하고, 개인적인 기도 제목으로 하나님과 대화할 사람은 계속 기도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한 시간 속에 누가 앞에 나와서 인도하지 않았는데도 학생들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보았다. 같은 조가 아니더라도 옆에 가서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는 모습을 보며 요한복음 13장 35절 말씀이 떠오른 것이다.

한 조에 고작 6명 밖에 없는데 점심 먹고 시작해서 저녁 먹기 직전까지 3시간이 넘게 모임을 가졌던 조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 조 모임이 각자의 연약함과 기도 제목을 나누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해주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캠프 기간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30대인 내가 연장자의 속할 정도로 M28 캠프의 스태프들은 청년 중심으로 꾸려졌다. 그렇기에 가장 취약할 수 있는 부분이 주방과 식사 준비였다.

주방팀에 소속된 6명의 청년들이 1주일이나 되는 캠프의 아침, 점심, 저녁을 다 준비해야 하는데 그들이 잘 따라와 줄 수 있을지가 행정 리더인 나의 고민 중 하나였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집에 가겠다고 하면 어쩌지? 하지만 그것은 나의 기우였다.

가장 늦게 자고도 제일 먼저 일어나야 하는 주방팀. 그럼에도 학생들과 다른 스태프들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서 새벽부터 팬 케익을 굽는 모습을 보며 이것은 하나님께로 부터 온 사랑의 마음이라는 걸 확신했다.

자기 돈으로 스태프 참가비를 내고, 말 그대로 사서 고생을 했는데도 마지막에 캠프가 너무 짧아서 아쉽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주방팀 뿐만 아니라 모기에 여기저기 물려가면서도 캠프 전체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운영팀, 일주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찬양을 인도하며 자신들의 성대와 목소리를 번제물로 희생시켰던 예배팀, 그리고 학생들과 캠프 내내 함께하며 때로는 버거운 그들의 고민까지도 다 묵묵히 들어주며 기도해준 코칭팀이 있었다.

연합 속에 임한 하나님의 치유
이번에는 파트타임으로 섬긴 청년 스태프들도 있었다. 전체 참석하고 싶지만, 직장 때문에 일주일을 다 뺄 수 없었던 청년들이 오클랜드에서 2시간이 넘도록 운전하고 와서 참석했다.

어떤 청년은 겨우 반나절 함께하기 위해 혼자 운전해서 오기도 했고, 또 이틀 연속으로 오클랜드와 캠프장 사이를 출퇴근 한 청년들도 있었다. 그렇게라도 와서 학생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싶었고, 설거지와 청소같이 굳은 일을 맡아 섬기고 싶었다고 한다.

이렇게 서로를 사랑하는 것의 하이라이트는 서로의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이번 캠프에서 강조하며 가르쳤던 것은 “M28이 좋은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좋으신 분이신 거다”였다.

자유롭게 찬양하고 기도하는 캠프가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어서 감사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음악과 분위기에 취한 것을 가지고 하나님을 경험했다고 오해하게 둘 수 없었다. 하나님은 각자의 교회와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우리를 사랑하는 하나님이시고, 주일에 교회에서나 평일에 학교에서도 예배받기에 합당하신 분임을 강조했다.

다른 친구들을 판단하고 지적하는 것이 아닌, 내가 만난 하나님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우리 안의 수동성을 어떻게 깨뜨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먼저 낮은 곳에서 섬기는 학생들이 되도록 기도했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가 아니더라도, 온 교회의 머리 되시는 예수님 안에서 내 교회처럼 끌어안고 기도했다.

그 순간에 우리에게 임한 것을 M28 코칭 리더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바로 Healing in Unity, 연합 속에 임한 하나님의 치유였다.
예수님의 제자라면 서로를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 소극적일 수 없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친히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기 때문이다.

2023년도 M28 캠프를 정리하는 이 글을 마무리하며, 서두에 말한 MZ세대로 돌아가고 싶다. M28 캠프의 모든 참가자는 MZ세대였다.

MZ세대의 관점으로 보자면 M28은 무모하고, 시끄럽고, 비효율적이다. Privacy와 개인 시간을 존중해 주는 것 따윈 없다. 이런 개인주의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사고방식이 어떻게 현시대의 주류가 되었는지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