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풍경 Alleyways

행촌동 행길가에는 문방구며 고만고만한 가게와 나지막한 집들 사이로 실핏줄같이 구석구석 골목길들이 뻗어 있습니다.

때로는 서로 마주치기도 하고 때로는 구불구불 집과 집 사이를 돌아나가고, 어느 길에서는 남의 집 안마당이 훤히 내려다보는 그런 샛길도 있습니다.

중간중간 공터가 있으면 거기는 어김없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좁은 골목길이라도 사람들의 통행이 좀 있는 곳에는 달고나 장사며 솜사탕 장사 등 아이들 고사리 돈을 유혹하는 노점상들이 있습니다.

한사람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골목길에서 똥지게를 진 아저씨를 마주치기라도 하면 정말 큰 일입니다.

골목에서 똥지게와 마주친 보험 아줌마는 코를 움켜쥐고 눈살을 찌푸립니다.

데이트를 즐기던 남녀고교생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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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다. 나의 어린시절 어머니는 삶이 너무 힘드실 때면 긴 한숨과 함께 ‘봄 날은 간다’를 나즈막이 부르시곤 하셨다. 나의 작업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만들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