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키를 탈 줄도 모르면서 루아페후의 화카파파 스키장을 좋아한다.
그 위에 올라가면 천하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라 그런 가보다.
한 세상 살아오면서 내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대리 만족?
아님 한 시간을 걷지 못하고 쉬어 가야 하는 약한 체력인데도
그 높은 곳까지 차가 실어다 주기 때문인가?
핑계야 어떻든 올라가 보면 그냥 좋다.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네 시간이 넘게 걸리는 길을 달려갔다 와도,
요즘같이 비싼 기름 값을 지불해도
전혀 억울하단 느낌이 들지 않는다.
_박현득의 사진 여행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