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 본 기억 또는 기대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에 생각한다. 자는 동안에도 생각은 쉬지 않는다. 생각은 죽어야 멈춘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으로 이어진다. 의식을 하거나 의식을 하지 않아도 생각은 끊임없이 하게 된다.

환경과 여건 속에서 마주치는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하고 대응한다. 오래된 생각이 지속되기도 하고 불현듯 떠오르다가 사라지는 생각이 있다. 익숙한 생각도 있고 낯선 생각도 있다.

생각은 사람이 뇌를 써서 사물이나 인물에 관해 헤아려 본 기억 이다. 과연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산다고 할 수 있을까.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이 났다가 사라지는 순간을 붙잡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대로 산다고 해도 살아가면서 생각대로 풀리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 일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 때가 더 많다. 어찌 보면 생각지도 못한 사고나 사건이 생각 밖의 일로 일어나는 예도 있다.

내 생각과 다른 사람과의 생각이 다를 때 나타나는 자극과 반응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국인은 체면과 염치를 중시하기에 자기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자기 생각과 다르게 남 눈치를 본다.

처음 만난 사람을 보면 순간적으로 빠르게 그동안 경험한 것을 토대로 계산한다. 한마디로 재는 것이 너무 많다. 우리말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것처럼 자기 생각을 감추거나 숨길 때는 정말 그 사람의 생각을 알 수가 없다.

정리되지 못한 생각은 상대방의 태도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 명분인지 실리가 먼저 인지를 셈하고 반응한다. 생각은 숨겨진 욕망을 감추고 명분을 말하지만 내게 이익이 되거나 이름값을 하거나 내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너무 많다. 따져보고 밑지면 손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종교인도 예외가 절대로 아니다. 돈과 성공, 그리고 건강이 우선이다. 사람이 사는 동안에 일을 통한 높은 수입과 건강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적인 욕구이다. 하지만 생활을 위한 안정적인 수입보다 지나치게 돈을 욕망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태도이다. 의외로 한국인은 신앙생활을 삶의 의미나 행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성경에는“내가 내 행위를 생각하고 주의 증거들을 향하여 내 발길을 돌이켰사오며”(시편 119:59)라고 한다. 생각은 결국 말로 행동으로 나타난다. 생각이 바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가리킨다. 생각이 마음을 시끄럽게도 하고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생각은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면 마음은 심장에서 벌어지는 자극이다.“주님께서… 멀리서도 내 생각을 다 알고 계신다. 내가 혀를 놀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주님께서는 내가 하려는 말을 이미 다 알고 계신다”(시편 139:1, 2, 4). 생각이 너무 많아서 맘도 흔들리지 말고, 헷갈리지 말고 분명하게 예수를 깊이 생각하고 말하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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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크리스천라이프발행인. 1997년 1월 뉴질랜드 현지교단인 The Alliance Churches of New Zealand 에서 청빙. 마운트 이든교회 담임목사. 저서로는 '하나님의 아가', '예수님의 아가' 시집이 있으며 단편소설 '마른 강' 외 다수 와 공저로 '날마다 가까이 예수님을 만나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