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년대에는 음악다방이라는 것이 대유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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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다방에는 뮤직박스와 DJ가 있어 팝송이며 최신 유행 곡을 신청을 받아 들려주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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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 치면 아이돌스타급이었던 DJ들은 젊은 아가씨들의 인기가 대단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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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대학가에서 DJ를 하던 친구를 따라 들어가 본 DJ box 안 벽에는 lp 레코드판이 가득했고 테이블에는 생전 처음 보는 각종 오디오 기기들, 신청곡을 적은 쪽지와 사연들이 적힌 예쁜 카드, 작은 상자에 담긴 선물이나 인형들이 가득했습니다. 팬들이 준 선물이라고 갈 때마다 내게도 한가득 나눠주었습니다. 아예 어떤 미모의 여대생은 다방 한편에서 공부도 하고 음악 신청도 하고 선물도 건넨다며 친구는 내게 자랑질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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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부럽던지 DJ 보조를 해보면 어떨까 하고 잠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팝송 가사 하나, 보컬 이름 하나 변변히 못 외우는 내 머리로는 아예 엄두도 못 낼 일이었습니다.
깨끗이 단념하고 가끔씩 들러 카드 속 사연도 읽어 보고 초콜릿도 챙기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