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귀하던 시절 온전한 쌀밥은 명절이나 아니면 아주 특별한 날에나 겨우 먹을 수 있었고 보통 때는 보리쌀이 반 이상 섞인 잡곡밥이나 밀가루 음식을 주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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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에서 배급해 주는 포대에 담긴 밀가루를 받아다 수제비를 만들거나 칼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웬만한 규모의 동네에는 하나씩 있는 국수공장에서 만든 국수를 사다 먹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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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공장에는 마당 가득 국수를 말리는 널대들이 쭉 늘어서 있고 국수 만드는 기계 밑으로 쉴 새 없이 국수 가락들이 내려오면 아저씨는 솜씨 좋게 그것들을 들어 올려 널 대에 내다 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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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신기해서 넋 놓고 구경하다 어머니가 사 오라고 하셨던 국수가 굵은 국수인지 가는 국수인지 새카맣게 잊어버려 다시 집에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야단 맞은 것은 당연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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