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고민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는 확진자들과 자가격리를 해야 하므로 인해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그렇기에 자연스레 모임들이 줄어들고 없어지는 와중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사랑을 계속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만남이 줄어들면서 또 굳이 만날 필요 없는 관계였다면 더 소원해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내가 가까이하는 이들이 예전보다 더 뚜렷이 인식되기도 하겠고 또 잊어버리고 있던 관계들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와중에 내가 모르는 이웃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또 알더라도 다가가기 조심스럽고 ‘굳이’라는 생각이 드는 때가 지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마음과 생각들이 피어오르다가도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면, 또 이 땅에 세워진 교회라면 지금처럼 몸이 멀어짐과 동시에 마음이 멀어지는 흐름을 역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 속 취약계층, 약자들, 소외된 이들을 향한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마음이 열리게끔 하도록 리커넥트가 추구하는 방식은 계속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허나 지금 상황 속에서는 새로운 만남의 장들을 만드는 것이 아주 어렵기에 기존에 하던 방식들은 내려 두고 새로운 길을 파보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야외 이벤트를 기획했다가도 예상치 못하게 2만 명 이상 넘어가는 확진자들로 인해 급하게 취소하고 다시 백지에서 시작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3월에는 전년도부터 진행해왔던 식료품 나눔을 다시 살리고 거기에 더 많은 봉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코로나와 함께 공존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기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가 없고, 또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너무나 많기에 간접적으로나마 사람들이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게 됩니다.

만남이 극히 어려워지고 서로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환경일지라도 사람들의 삶은 계속 흘러가기에 사랑 또한 계속 나누어져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사람들의 삶에 사랑으로 파고들 공간이 없을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이런저런 프로젝트들을 구상해 보려 하고 있습니다.

리커넥트라는 단체가 기독교 단체는 아니더라도 리커넥트를 이끌어가는 대부분의 멤버가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달려가는 이들이기에, 이 땅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로서 힘을 잃지 않고 교회 밖 사회 속에서 어떻게 맡겨진 바를 수행해낼까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계속 후원으로, 또 기도로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마음 있는 이들에게 섬길 기회를 더욱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조금씩 밖에 하지 못하고 주춤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리커넥트가 사회 속에서 살아내려는 사랑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계속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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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승
오클랜드대학교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Hons) 졸업하였고, 임마누엘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회 비영리 단체인 Reconnect의 행정 매니저로 있으며 연재 방향은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사랑으로 살아내려는 고민들을 담은 이야기를 독자들과 자연스럽게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