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Theater

6,70년대 서대문 사거리에는 화양극장이라는 영화관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국도 극장이나 단성사 같은 개봉관은 아니었지만 제법 새로운 영화도 많이 상영했었지요.

화양극장 앞은 언제나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았고 더운 여름철이면 아스께끼(아이스케이크)가 잘 팔렸습니다.

그러나 좋은 자리는 이미 덩치큰 형들이 자리 잡았고 힘없는 작은 아이들은 극장 주위를 배회하며 아스께끼를 팔았습니다.

독립문 근처에 있는 미미당 이란 빵집에서 보증금을 내고 통을 빌리고 팔수 있는 만큼 아스께끼를 받아다 팔았지요.

온종일 발이 부르트도록 다녀봐도 채 반 통도 못 팔고 어깨는 빠질 듯이 아파옵니다.

그나마 남는 것 중 녹아내리는 것을 하나씩 주워 먹다 보면 날은 저물고 겨우 통 보증금 찾을 정도 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