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8 리더 수련회

조희진<컬리지 수학 교사, 뉴질랜드 은총교회 집사>

록다운이 끝나고 M28 수련회가 다시 열리기를 기대

지난 2021년 1월에 청소년 대상으로 M28 캠프를 처음으로 진행했고 함께했던 멤버에게는 두 번째 M28 캠프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일찍이 Zoom으로 매주 회의를 시작했고 리더들과 모여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도 M28을 하는 게 맞는 걸까?’ ‘누구에게 어떤 유익이 될 수 있을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M28이 되고 싶었다.

지난 캠프는 큰 은혜의 시간이었고 참가했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많은 성장의 자리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반드시 다음 캠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모습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기도하자는 동료들이 무척 고마웠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두 번째 M28 캠프를 차곡차곡 준비해보기로 했다. 주제, 내용, 강사, 대상, 봉사자모집, 장소, 각각 적지 않은 대화와 수고로 만들어 나갔다. 9명의 의견을 모으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되지 않는 이상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이런 와중에 회의에 매주 나오는 이야기는 최근 Ministry of Health에서 발표가 나왔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alert level 때문에 캠프를 못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었던 것 같다.

2021년 8월 17일, “All of New Zealand moves to Alert Level 4 at 11:59 pm.”
길어지는 록다운에 우리 모두 지쳐가는 것을 느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약이 없다는 점이 쉽지 않았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확실하게 정해지는 게 없었고 계획되어가던 일들은 계속 정부지침에 따라 다시 시작해야 되는 반복에 놓여있었다.

결국에는 기한을 정했고 그때까지 회의를 중단하며 다시 모였을 때 캠프를 진행할지 안 할지를 다시 정하기로 한 것이다.

캠프 진행하기에 적당한 alert level 혹은 traffic light setting은 무엇일지 정했어야 했는데 이 주제에도 의견차이가 상당히 있었다. 1월에 캠프를 하려면 alert level 에 따르는 제한들은 물론 지킬 수 있어야 했지만 주변 사람에게서 섣부르다는 판단을 받아 불편함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법적으로 가능해지자마자 캠프를 열고 싶은 의견들도 있는 반면에 더욱더 넉넉하게 허락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의견들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 캠프에 참가할 청년을 위해서 진행하고 싶은 마음과 그때까지도 열지 못했을 주변 교회들이나 공동체들을 생각해서 조심스럽고 지혜롭고 싶은 마음의 갈등이 있었다. 어느 쪽으로 정해도 누리게 될 청년이 있지만 아쉬울 청년도 있었다.

M28 멤버들 내에서도 그랬을 것이다. 전 참가자 학생들 중에서도 계속해서 취소되고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는 예배들과 집회들 사이에서 M28를 기대하고 있는 이들이 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엔 완벽한 답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라고 단정 지을 만큼 속 시원한 정답을 찾지 못했었다. 최소한 그렇게 느꼈다. 결정의 방향은 공동체의 리더를 통해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중 누구도 M28 캠프를 여는 데에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는 청년이 없어야 한다는 결론을 낸 이후로 결정은 쉬웠다.

하나님을 사랑하사람과의 만남은 행복한 시간돼

Auckland와 Bay of Plenty지역이 연말에 orange light setting으로 옮겨져 있고 green light로 바뀌기 위한 정부 발표를 기다리는 단계가 11월 말까지 갈 경우에 학생들과 함께하는 M28 캠프를 1월에 진행하기로 정했다.

9명의 리더가 모두 본인의 양심에 따라 이해하고 섬길 수 있는 쪽을 택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캠프를 그 구성원들의 연합보다 중요히 여기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결정과 함께 처음에 계획했던 M28은 못하게 됐다. 이것이 굉장히 아쉬웠다. 예배와 예배하는 자리를 사모하는 마음을 키우고 지키기 어려운 한 해였다. 섬기는 교회에서 보는 고등학생들만 생각해도 모여서 예배하는 자리가 그들에게 어떻게 유익할지 머리에 가득 채워진다.

하지만 이렇게 계획이 순조롭지 못할 때마다 한마디 겸손해지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된다. 원망과 불평이 아니라 신뢰와 믿음을 드려야 하겠다. 주님께서 받으실 경배와 예배를 반드시 받으실 것이다.

28 Reunion을 갖기로 결정
다음 질문은 쉬웠다. 그러면 이제는 무엇을 해야 될까. 캠프가 취소되었으니 한 해는 쉬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벌써 1월에 시간을 비워 놓은 청년도 있었고 상당량의 계획이 이미 되어있는 상태였다. 이것을 유익하게 사용할 방법이 없겠냐는 고민이 시작되었고 M28 Reunion을 갖기로 결정했다.

지난 M28 캠프에는 학생들의 성장이 큰 목적이기도 했지만 섬기는 이들의 성장도 사실 매우 큰 중요 점이었다. 그래서 봉사자를 많이 받기로 했었고 프로그램의 많은 부분에 봉사자가 적극 참여하기를 권유했었다.

강의도 학생뿐이 아니라 스태프를 위한 것이기도 했고 집회 시간에도 가능한 한 역할을 맡지 않고 예배 시간을 우선순위에 두게끔 진행했었다.

가벼운 말로 ‘본인 은혜는 본인이 챙기기, 사수하기’, ‘하나님과의 시간은 무엇에게도 양보하지 않기’ 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봉사자가 손과 발이 바쁘다는 이유로 하나님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처럼 M28과 그 소중했던 시간은 학생들의 것이기도 하지만 섬겨주었던 봉사자들의 것이기도 한 것이다.

M28 Reunion은 지난 캠프 때 참여했던 봉사자들이 모여서 교제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임이다. 배움과 훈련을 강조한 캠프가 아닌 시간이다. Reunion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몇 가지 이유들을 간략히 소개해보겠다.

첫째는 M28이란 시간이 귀했던 만큼 다시 기억하고 그 후의 일 년의 시간이 어땠는지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둘째는 이들을 보고 싶었다.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할 뿐이 아니라 마음이 맞고 하나님과 동행하려 힘쓰는 자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 자체로 소중했다.

셋째는 이런 모임은 기획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모인 구성원은 학생이 아닌 청년으로 주어진 시간 안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은 교제 위주의 모임이었다.

모임의 모양을 이렇게 바꾼 뒤 준비 중에 가끔 듣는 질문이 있었다. ‘그럼 진짜로 예배나 기도하는 시간이 없고 노는 거예요? 에이, 우리가 이렇게 모이는데?’ 모이는 인원들을 보기만 해도 어떻게 시간을 보내기로 할지 보였던 것이다.

저녁 집회와 서로 축복하고 말씀으로 세워줘
2021년 1월에 열었던 M28와 같이 저녁 집회를 갖기로 했다. 시간표 중에는 서로를 알아가고 이야기 나누기로 하는 시간에 서로를 축복하고 주의 말씀으로 더욱 굳게 세워주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었다.

실컷 쉬고, 웃고, 떠들며, 이야기 나누며 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자원해서 참석 인원 모두의 식사를 준비해주는 청년이 있었고 캠프 프로그램을 준비하러 시간을 따로 내어서 계획해주는 청년도 있었다.

Reunion 중에 마음에 자리하게 된 하나님을 향한 한 고백 때문에 찬양곡을 만들어보겠다고 새벽이 되도록 기타를 붙잡고 있던 청년도 있었다. 행복했다.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자기 자신의 약함을 마주하고 하나님을 주인으로 인정해드리는 일과 또 그런 이들을 격려해주고 그 고백에 동참하는 일들이 ‘놀러 가는 여행’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오랜만에 상기시켜주는 좋은 시간이었다.

요일과 장소에 제한받지 않고 예배드리는 기쁨 누려
참가자 중에서 나이가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고 의지를 하기도 했던 3일이었다. 한 살 반 정도 된 딸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으며 3일을 보냈는지 모른다.

이제는 자녀가 하나님을 알게 되는 것이 큰 기도 제목 중 하나가 되어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많은 참가자가 모범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예외는 있겠지만 직접 목격하거나 겪어보지 못한 것은 정확하게 구현해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을 예배하고 경외하는 것이 요일과 장소에 제한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살아내는 청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복이었다. M28에 참여했던 학생을 향한 기도 제목과 바램이기도 했다.

만났을 때도 하나님과 보내는 시간이 그치지 않고 오히려 서로에게 보이는 모습들과 나누는 마음들이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고 사랑하게 되는 친구들을 사귀게 되는 것이다.

이번 M28 Reunion 동안 모였던 청년과는 다시 헤어졌다. 각각 삶의 자리로 돌아가서 교회를 섬기고 일터에 나가고 수업을 하러 말이다. 평생 이런 사람들과 이렇게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그렇게 두지 않으신다.

가끔 이렇게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듯한 복된 시간이 주어지지만, 우리의 대부분의 날은 ‘일상’이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완벽하고 선하다는 것을 믿기에 그동안 ‘왜 우리를 모이게 하셨습니까?’ 라는 질문을 한 만큼 ‘어쩌면 더…왜 우리를 흩으셨습니까?’라는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다음 모임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혹시 지금 이때를 위함이 아니었는지 고민하고 기도하며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