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보여야 하는 사회단체의 고민”

리커넥트가 하고자 하는 일은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취약계층과 소외계층들에게 있어서 도움이 되는 단체로 서려고 한다. 향초 자활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두 사람이라도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시는 데 도움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대로 프로그램을 활성화한 뒤 진행해온 시간이 이제 반년이 좀 넘었는데 사람을 돕는다는 일이 생각보다 아득한 일이다.

반년 사이 우리만의 공간도 생겼고 팀도 체계적으로 꾸려나가고 있으며 너무나 감사한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을 해나가고 있다. 이 모든 걸 가지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며 좋은 영향력이 되어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지만,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는 반년을 보냈다.

노숙자들의 경제적 자립이라는 이상적인 목적을 가지고 프로그램 방향을 잡았었으나 불가능함을 깨닫고 다시 방향성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이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될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할까 하면서도 그마저도 쉬운 것이 아님을 또 알아간다.

거의 매주 커뮤니티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의 삶에 대해 알아갈수록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일만 늘어간다. 사실 완벽하게 사람들을 만족시키며 다 도울 수 없는 것을 앎에도 이상적인 방향을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우리가 도와주려고 할 때 그 도움을 받는 이들의 삶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는 이상을 생각해보지만 역시 현실은 다르고 좋은 마음만 가지고는 할 수 없는 프로그램임을 알아간다.

사람들은 살아갈 때 정말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나 노숙자들이나 취약계층들은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며 자립을 하기까지 정말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함을 보게 된다. 아무리 돕고자 해도 도움을 받을 의지가 없으면 소용없고, 또 상처와 아픔이 많은 사람일수록 관계적인 부분에 있어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생긴다.

까다롭고 쉬운 만남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운데서 문득 든 생각은 그들에겐 자신들을 받아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였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것뿐만이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한 소외된 이들을 품어줄 수 있는 향초 프로그램이라면 어떨까 싶다.

향초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떤 이에게 있어선 자신이 만든 향초가 가족들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 있었고 그렇게 조금이라도 더 가족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일이 되었다고 했다. 비록 한 사람일지라도 그의 삶에 좋은 영향력이 흘려보내 진 거 라면 이 프로그램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후원을 받는 사회단체라는 특성상 사람들에게 그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책임도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수치화하고 그래프로 나타내어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실황은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리커넥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소외된 사람 중 몇몇이라도 소속감을 느끼게 되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는 마음을 품게 된다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향초를 직접 만들고 판 수익으로 조금이나마 용돈을 벌며 한 사람의 끼니가 라면보다 조금 더 풍족해질 수 있다면,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고 사람들이 보아주지 않을까 싶다.

소용돌이치는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몇몇 멤버들과 얘기하다 정리된 부분은 결국 예수님이 사람들의 필요한 모든 부분을 채우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작은 한 부분이라도 채워줄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선한 영향력을 지혜롭게 흘려 보낼 수 있는 단체로 성장하려고 계속해서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올바르게 쓰이는 리커넥트가 되도록 기도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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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승
오클랜드대학교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Hons) 졸업하였고, 임마누엘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회 비영리 단체인 Reconnect의 행정 매니저로 있으며 연재 방향은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사랑으로 살아내려는 고민들을 담은 이야기를 독자들과 자연스럽게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