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속삭임(Whispering Hope)’

너무도 변화가 많은 세태이기에 ‘안녕하세요’라는 우리 일상의 인사가 조심스러워지는 요즈음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아름다운 나라 뉴질랜드에는 다시 봉쇄령(Lockdown)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했고 또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늦여름 저녁 햇살처럼 평화롭기만 했던 지난 2월 14일 일요일 오후 8시 모두의 휴대전화엔 긴급 알림의 경보가 떴고 그날 밤부터 다시 오클랜드는 3단계 봉쇄령으로 돌아갔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작년 초 처음 봉쇄령을 겪었을 땐 모두가 긴장하고, 또 생전 처음 겪는 사태라 어리둥절하며 겪어냈지만 이번에 다시 맞는 봉쇄령 사태는 처음보다 더욱더 답답하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마음 한구석에선 정말 이제 다시는 B/C(Before Corona)의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몸과 마음을 아울러 괴롭힙니다.

‘희망의 속삭임(Whispering Hope)’
이럴 때 들어야 할 노래가 ‘희망의 속삭임(Whispering Hope)’이라고 생각되어 화요음악회의 첫 곡으로 골랐습니다. 그 옛날 학창 시절 우리가 즐겨 듣고 불렀던 이 애창곡은 언제 들어도 우리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입니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든 이 노래는 미국의 셉티머스 위너(Septimus Winner, 필명 Alice Hawthorne)가 1868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에 대학가를 휩쓸었고 특히 연말이 되면 거리에 흘러나오는 짐 리브스(Jim Reeves)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노래도 좋았지만 특히 가사 내용이 좋아 암담했던 그 시절 모두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거룩한 천사의 음성 내 귀를 두드리네. 부드럽게 속삭이는 앞날의 그 언약을./ 어두운 밤 지나가고 폭풍우 개이면은, 동녘엔 광명의 햇빛 눈부시게 비치네.

저녁놀 서산에 재운 황혼이 찾아와도, 청천에 빛나는 뭇별 이 밤도 명랑하다./밤 깊어 나의 마음 고요히 잠들어도, 희망에 찬 아침 햇빛 창문을 열어주리.
(후렴) 속삭이는 앞날의 보금자리, 즐거움이 눈앞에 어린다.

영어 가사를 음미하며 이 노래를 들으면 더욱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이 어려운 때에 이 노래를 들으며 희망을 붙잡으시기 바랍니다. 좋은 노래이기에 많은 가수가 불렀지만 화요음악회에선 옛날을 생각하며 Jim Reeves의 노래로 들었습니다. CD나 L/P로 들으시면 더 좋지만 아니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유튜브로도 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eqwomT5YSiw 희망의 속삭임 Jim Reeves

모차르트의 모테트‘기뻐하라 환호하라’(Motet K165, Exsultate, Jubilate)
두 번째로 들은 곡은 모차르트의 모테트 ‘기뻐하라, 환호하라’였습니다. ‘희망의 속삭임’을 들었으면 가만 앉아있지 말고 우리가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인가를 확인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뻐하고 환호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1773년에 세 번째로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작곡했습니다. 이탈리아의 교회음악은 오스트리아나 독일에 비하면 세속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모차르트는 세 번의 이탈리아 여행 동안 그러한 이탈리아의 교회음악을 체득하며 이를 독자적으로 잘 소화해 냈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작품이 이 곡입니다. 불과 17살의 나이에 썼지만 이 곡은 오늘날까지 모차르트가 작곡한 종교 독창곡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모차르트 특유의 모테트(Motet)
모차르트 당시의 모테트(다성음악에 의한 짧은 종교적 성악곡)는 보통 두 개의 아리아(Aria)와 두 개의 레치타티보(Recitativo <서창敍唱>: 오페라, 오라토리오, 칸타타 등에서 대사를 전달할 목적으로 부르는 노래)가 교대로 등장한 다음 알렐루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런데 모차르트의 이 모테트는 두 번째 레치타티보가 생략된 채 알렐루야로 끝이 납니다. 따라서 이 모테트는 ‘성악을 위한 협주곡’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모테트 1, 2, 3악장의 가사를 음미하며 들은 뒤 마지막 4악장에서 고양된 독창으로 빠르게 반복되는 알렐루야를 들으면 어느덧 현재의 상황을 잊고 마냥 기뻐하고 환호하는 내 영혼을 느낍니다. 각 악장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Aria: Exsultate, jubilate (Allegro)
    Exsultate, jubilate, 기뻐하라, 환호하라,
    o vos animae beatae! 오 너희 축복받은 영혼들이여!
    dulcia cantica canendo, 달콤한 찬가를 노래하라.
    cantui vestro respondendo, 그대들의 노래에 화답하여,
    psallant aethera cum me. 하늘도 나와 함께 찬송가를 합창하리니.
  2. Recitativo: Fulget amica dies
    Fulget amica dies, 친근한 햇살이 빛나고,
    iam fugere et nubila et procellae; 구름과 폭풍우도 이제 물러갔네.
    exortus est justis 정의로운 자들을 위하여
    inexspectata quies. 예기치 못한 평온이 찾아왔네.
    Undique obscura regnabat nox, 어두운 밤이 사방을 뒤덮었으나,
    surgite tandem laeti, 마침내 기쁨으로 떨치고 일어나라,
    qui timuistis adhuc, 이제까지 두려움에 떨었던 너희,
    et iucundi aurorae fortunatae 그리고 즐거이 바치라,
    frondes dextera plena et lilia date. 행복한 새벽에, 한 아름의 백합을.
  3. Aria: Tu virginum corona(Andante)
    Tu, virginum corona, 모든 처녀들의 왕이시여,
    tu nobis pacem dona. 우리에게 평화를 내려주소서.
    Tu consolare affectus, 당신은 마음에 탄식을 일으키는
    unde suspirat cor. 슬픔을 달래주십니다.
  4. Alleluia (Molto allegro)
    독창자가 기쁘고 고양된 목소리로 ‘Alleluia’를 반복해서 노래합니다. 좋은 연주가 많지만 화요음악회에서는 Colin Davis가 지휘하는 London Symphony Orchestra의 연주와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소프라노 Kiri Te Kanawa의 노래로 들었습니다.
  5. 여러분도 이 모테트를 들으시고 기뻐하고 환호하시기 바랍니다. 평생 처음 겪는 몹쓸 병 코로나의 위험 속에서도 우리를 지켜주시는 손길이 있어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기뻐하십시오. 또한 가만히 귀 기울이면 내 귀를 두드리는 천사의 ‘희망의 속삭임’을 들으십시오. 희망을 붙들고 어려움에도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끝까지 견딜 때 승리는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
이런 생각을 하며 헤어지기 전 같이 본 하나님 말씀은 데살로니가 전서 5장 16-18절이었습니다.

  1. 항상 기뻐하라 17 쉬지 말고 기도하라 18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이전 기사보레이 게일라의 청소년 공부방
다음 기사406호 라이프
김동찬
서울 문리대 영문학과를 졸업, 사업을 하다가 1985년에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났다. 20년간 키위교회 오클랜드 크리스천 어셈블리 장로로 섬기며 교민과 키위의 교량 역할을 했다. 2012년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클래식음악 감상회를 열어 교민들에게 음악을 통한 만남의 장을 열어드리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