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영원한 질문“자기 성찰”

“네가 어디 있느냐?”(창세기 3:9).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찾으며 하시는 말씀이다. 그들은 죄를 짓고 부끄러워 숨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불러내셨다.

창조 때부터 사람은 하나님과 끊을 수 없는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다. 부끄러워도 하나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만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날마다 거울을 보듯이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모습을 잊어버리거나 감추며 살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는 “네가 어디 있느냐?” 하고 부르시며 감추어진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내신다.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웨슬리의 일기
웨슬리는 한 시간마다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모습을 숫자로 기록하였다. 한 시간 동안의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는 방법이었다.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사용하였는데, 하이젠레이터는 1은 “죽어있는 모습(dead)”, 9는 “가장 열심히 살아있는 모습(heihest zeal)”이라고 해석하였다. 웨슬리가 1-3까지의 숫자를 사용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현재까지 발견된 기록에서 웨슬리가 사용한 가장 작은 숫자는 4이고 가장 높은 숫자는 8이다. 가장 많이 사용한 숫자는 5와 6이다. 숫자로 자신의 모습을 기록한 대부분의 웨슬리 일기는 지난 역사 속에서 소실되었다.

컴퓨터와 핸드폰이 발달하면서 달라진 것이 있다. 피드백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구글의 검색기능도 피드백을 통해서 중요한 내용을 찾는다. 페이스북에는 ‘좋아요’를 통해서 서로의 관심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다. 컴퓨터 게임은 이런 피드백의 기능을 숫자로 보여 준다.

끊임없이 변하는 숫자로 점수를 주고받으면서 소통한다. 피드백이 없으면, 컴퓨터와 핸드폰은 한 순간에 멈추고, 소통은 끊어져서 게임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그만큼 알게 모르게 피드백은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미 대략 300년 전에 웨슬리는 일기를 쓰면서 현대 피드백의 기능을 수작업을 통해서 활용하고 있었다. 한 시간마다 쓰는 영성 일기에 자신의 모습을 숫자 암호 부호 약어 등의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서 기록하였다. 하나님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숫자로 기록하고, 매 순간마다 자신의 마음가짐을 부호로 기록하고, 그리스도를 향한 자신의 열심을 수식과 약어로 표현하였다. 너무 간단한 기록이어서, 해석하기 어려운 암호가 되어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웨슬리가 일기에 쓴 암호를 해석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여전히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숫자와 암호와 수식에 담겨있는 웨슬리가 사용한 피드백과 자기성찰 기능이다.

돌아보고 반성하고 회개하며 앞으로 나가는 자기 성찰
한 시간마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회개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기도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웨슬리는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서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하였다. 웨슬리의 기도는 자신의 뜻을 멈추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시간이었다.

숫자 4로 기록한 자신의 모습이 자기만의 즐거움에 빠져드는 시간과 관련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회개하려고 한 시간마다 기도하였다. 어떤 일이든 시작할 때에 기도하고 마무리할 때에 다시 기도하였다. 그리고, 한 시간마다 자신의 모습을 숫자로 기록하였다.

숫자로 기록하는 것은 단순하다. 간편하고 쉽다. 하지만, 한 시간마다 반복해서 기록하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복잡하고 어렵다. 실천해 보면 알 수 있다. 멈추지 않으면 기도할 수도 없고, 자신의 모든 일을 멈추지 않으면 기록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숫자 하나 기록하는 것도 지난 한 시간을 모두 돌아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렵다. 더 어려운 것은 똑같은 숫자를 반복해서 기록하는 일이다. 그 지루함을 극복하기는 더 어렵다.

그런 이유로, 웨슬리 본인도 1738년 5월 24일 일기에서 이렇게 고백하였다. “이렇게 몇 년을 계속하면서, 나는 거의 죽을 만큼 힘들었다. 이 모든 일이 나를 편안하게 하지는 못하였다. 하나님께서 받아 주셨다는 어떤 확신도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 모든 일이 모래 위에 짓는 집은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웨슬리는 평생 감사하며 젊어서 시작한 일기 쓰기를 노년까지 지속하였다. 또한, 자신의 노력을 하나님께서 가능하게 하신 일이었다고 추억하였다. 한 시간마다 반복해서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 성찰”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쉽지 않다.

몇 년을 지속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하지만, 몇 번만 따라 하는 것은 쉽다. 실천해 보면 그 효과를 금방 느낄 수 있다. 돌아서서 그 동안 살아온 방향을 점검하면, 그만큼 앞으로 나아가기가 쉬워진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일기 쓰기
12월은 교회 달력을 새로 시작하는 달이다. 지난 한 해의 삶을 돌아보며, 일기 쓰기를 시작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한 시간마다 쓰는 일기를 시작하기가 어렵다면, 하루에 한 번 일기 쓰기를 시작하면 된다. 웨슬리도 처음에는 아침에 한 줄, 오후에 한 줄로 일기 쓰기를 시작하였다. 10년을 꾸준히 쓰면서,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 갔다. 그 결과로 세상을 변화시켰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회개하는 일기 쓰기가 가져오는 자신의 삶의 변화를 기록하여 보자. 한 시간마다 기도할 수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일기 쓰기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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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감리교 신학대학원 졸업. 뉴질랜드 트리니티 대학에서 리더십에 관한 교사와 연구 학생으로 수학했으며, 현재 뉴질랜드 감리교회가운데 한 교회에서 영어 설교 목사와 한인 제자들교회 담임을 하고 있다. 존 웨슬리 암호 일기 연구해 “방법쟁이” 책내고 자기만의 암호 일기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