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반기 필자 워크숍 특강

“기독교 작가를 꿈꾼다면…”

1. 기독교 작가는 먼저 자신이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해야 한다.
기독교 소설은 무엇보다 그 중심에 복음, 즉 예수가 있어야 한다. 기독교 작가는 소설가가 되기 전에 먼저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내 안에 복음이 차고 넘쳐서 마침내 흘러나올 때, 그 흘러나오는 글이 소설이면 기독교 작가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유명 작가인지를 따지기 전에, 참된 그리스도인인지를 스스로 되묻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기독교 작가를 꿈꾸는 자라고 말할 수 있다.

2. 독자가 기독교 소설을 읽으며 예수를 만날 수 있도록 글을 쓰자.
기독교 작가는 평신도일지라도 성경에 관한 한 누구와도 견줄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자기 글에 대한 성경적 뒷받침이 명확해야 한다. 그것은 성경에 대한 지식이 많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요한복음 1장이 가르치는 바대로 예수님은 말씀의 성육신이시고, 그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다. 성경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예수를 만나지 못하면 한 줄도 읽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독교 소설은 성경을 세상의 언어로 번역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기독교 소설을 읽는 독자는 그 소설에 녹아있는 성경을 읽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3. 소설을 쓰는 것이 나의 예배가 되게 하자.
기독교 소설 역시 더 많이 읽혀질수록 더 큰 메시지의 전달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 작가가 유명해지기를 바란다거나 자신의 소설이 더 인기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반드시 터부시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묘한 것이어서 인기와 유명세를 탐하면 탐할수록 마음이 변질될 위험 또한 커진다는 점도 마음에 새겨야 한다. 다른 모든 기독교 사역과 마찬가지로, 소설을 쓰는 일도 인기와 판매보단 그 글을 쓰게 하시는 예수님께 내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소설을 쓰는 것은 내 글을 주님께 바치는 예배다. 주님께 소설로 예배드릴 때 주님이 그분의 뜻대로 그 소설을 사용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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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설은 설교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소설은 설교문이나 성경강해 또는 묵상집이 아니다. 메시지를 담되, 설교방식이 아니라 소설의 방식대로 스토리 메이킹을 해야 한다. 극적인 반전은 물론, 작품흐름의 긴장과 흥미로움이 소설 다와야 한다. 기독교 작가의 꿈을 꾼다면, 독자를 상대로 설교하려 하지 말고 독자가 기꺼이 읽고자 하는“소설”을 써야 한다. 소설만큼 창의성이 요구되는 사역도 드물 것이다. 복음이라는 보물을 담을 스토리의 그릇. 그 그릇을 멋지게 만드는 실력이야말로 소설가의 진면목 중 하나일 것이다.

5. 거룩하고 아름다운 언어를 개발하고 사용하자.
많은 세상 소설 속에 담겨있는 언어들은 거룩을 잃고 있다. 유명한 소설이라고 해서 읽어보면 그 안에 욕과 섹스장면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어떤 분들은 소설은 그래야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기독교 작가를 꿈꾼다면, 내가 쓰는 글에 있어서도 거룩을 지향할 수 있는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도록 하자.

6. 명작을 많이 읽고 영성을 훈련하자.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것은 겸손과도 관련이 있다. 다른 사람이 쓴 좋은 글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지 않으면 내 글도 향상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의 눈이 없이 읽으면, 인기 있는 글을 쓰는 방법에만 관심이 갈 수 있다. 기독교 작가의 꿈을 꾼다면, 명작을 읽되 그 속에서 기독교적 메시지를 발견하는 영성을 훈련해야 한다.

7. 쓰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일단 글로 써서 발표해보자.
이제껏 소설을 써본 적이 없는데도 쓰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면 성령께서 내게 그 마음을 주시는 것이 아닌지 진지하게 기도해 보아야 한다. 기도 가운데에도 그 욕구가 꺼지지 않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펜을 들어 글을 쓰자. 요즘은 종이 출판사가 아니더라도 전자책 출판의 길이 활짝 열려있는 시대다. 굳이 출판사를 통하지 않아도 자가출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자책은 인터넷만 연결되면 외딴 선교지에서도 읽혀질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출판매체다. 그 어느 때보다 출판의 기회는 열려있다. 그러므로 두려워 말고 시작하자.

8. 전업작가를 당장 염두에 두지 말자.
이미 검증된 유명 작가의 작품 외엔 출판사가 나서지 않는다. 그러므로 새내기 작가의 경우는 소설을 한 권 발표하는 것부터 하늘의 별따기 같은 입장인데, 이보다 훨씬 더 나아가 전업작가까지 생각한다면 얼마 못 가 중도하차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작가의 꿈을 꾼다면, 생업을 가지는 것이 좋다. 글쓰기는 평신도가 교회 사역하듯 주말을 활용하거나 매일 틈나는대로 써나갈 때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글을 쓰면 영성관리에도 유익한 점이 있다. 하루 8시간 이상 풀타임으로 매일 글을 쓴다고 하면 영적으로 쉽게 고갈될 우려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그것보단 오히려 매일매일 큐티하듯 글을 써나갈 때 글마다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넘치게 될 것이다.

9. 내가 쓴 글에 대해 가족의 피드백을 구하자.
배우자나 자녀만큼 훌륭한 비평가는 없다. 그들은 누구보다 작가를 잘 알고 있고, 또 기꺼이 작품을 읽어줄 용의를 갖고 있는 일등 독자들이다. 소설의 초고를 탈고하면 제일 먼저 가족들에게 글을 읽어보도록 부탁하고 그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구하자. 사실 그것은 가족예배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함께 성경을 읽고 묵상을 나누듯, 소설에 대한 감상을 서로 얘기하다 보면 어느새 가족들의 마음이 글을 통해 예수께로 모아지는 은혜로운 사건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0. 글 쓰는 그리스도인을 격려하자.
복음은 홀로 하는 독불장군의 사역이 아니다. 사역자가 외로운 양이 되어선 안된다. 그건 늑대의 밥이 되는 길일 뿐이다. 글 쓰는 일은 특히 더하다. 좌절이 많은 길이므로 혼자 가면 금방 포기하게 된다. 이럴 때 동역자가 있으면 더없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주변에 글을 쓰고자 하는 이웃과 교회 청년이 있다면 언제나 격려하고 동역으로 초청하자. 교회에서, 특히 청년들에게서 그런 글 쓰는 동역이 늘어나면 참 좋을 것이다. 글 쓰는 예배자와 전도자가 더 많아지길 기도하자.

김이곤집사<한우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