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이루어 자라갑니다

이한성 목사<주의몸교회>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에베소서 4:16).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세워진 교회들이 건강하게 잘 성장해서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기를 바라십니다. 교회를 다니는 우리에게도 그런 기대와 소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하나님의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함께 모여 교회를 세워가지만 교회의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아픈 경험으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성장과 우리가 기대하는 성장에는 분명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의 성장은 사람이 많아지고 사역의 규모가 커지는 외적인 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때 주어지는 성장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본질적인 성장은 교회에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교회를 통해 거룩한 영향력이 나타나고 세상과는 다른 분명한 하나님 나라의 특징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교회의 성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교회로 함께 모이게 하신 이유와 원리를 알고 그 하나님의 뜻에 맞게 성장의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교회는 ‘에클레시아’ 즉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사람들의 모임’이지만 단지 모여 있는 ‘무리(Group of Christian)’가 아니고 결합되어 있는 ‘그리스도의 몸(Body of Christ)’이라는 것입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린도전서 12:27)

몸을 이루었다는 것의 의미
•여러 지체가 있다(many parts)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고린도전서 12:12)

몸을 이루었다는 것은 교회 안에는 여러 종류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입니다.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학벌도,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성향 등 다 제 각각인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때로는 절대로 같이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도 그 안에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구성원들은 교회가 하나 되는데 긍정적인 요소이기보다는 오히려 갈등 요소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큽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고 서로 결합되어”(joined and held together)
몸이 되었다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붙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연결되어 있으면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됩니다. 내가 하는 결정과 행동들이 나와 연결된 누군가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주게 됩니다. 나 혼자의 일이 나만의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일들을 의논하고 결정을 할 때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다른 지체가 불편해합니다. 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다른 지체들이 원하는 대로 하면 내가 힘들어집니다.

이런 불편함이 계속되면 갈등이 일어나고 그 갈등이 점점 심해지면 몸에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런데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이 불편한 마음과 갈등 상황이 교회를 자라고 성숙하게 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

원하지 않는 이런 불편함과 갈등은 모든 관계와 공동체 안에 존재합니다. 교회 공동체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이 갈등과 위기의 상황 속에서 본격적인 신앙의 훈련이 이루어집니다. 이 마음과 상황을 성숙을 위한 훈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대처해 갈 때 교회와 성도의 성장과 성숙이 있을 것입니다.

불편하고 힘든 상황 올 때
•몸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한 몸이 되었다는 것은 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힘든 상황일지라도 나의 편안함을 위해서 우리를 몸으로 만드신 하나님의 인도하심 없이 내 마음대로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갈등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몸에서 떨어져 나가면 잠시 동안 편할 수 있어도 생명에서 떨어지는 것이므로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성장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여 견디며 몸에 꼭 붙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잠시 동안의 편안함을 위하여 죽음을 선택하지 말고 불편할지라도 생명을 선택해야 합니다.

•연약함을 인정하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다루심 받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불편함과 갈등이 일어나는 바로 그 연약한 영역들을 하나님께서 다루시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연약한 영역들이 다루어지지 않으면 성숙을 방해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아프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 연약한 것들이 하나님의 손길에 다루어질 때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죄성과 본성, 연약함 등 숨겨져 있던 부패한 속 사람이 드러날 때 인정하고 주님께 가져가 다루심을 받아야 합니다.

• 머리가 되시는 주님의 뜻을 따르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의 지혜와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깊은 갈등의 상황에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마음과 뜻을 구해야 합니다. 어느 누구의 방법 아닌 그리스도의 방법을 따르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일은 조금 느려지고 진전이 되지 않아도 기도하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그리스도의 뜻에 우리의 마음을 맞추며 그리스도의 몸을 지켜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죽이고 몸을 세우려는 사람입니다. 공동체 안에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그 안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자기의 속 사람을 내려놓고 성령을 따라 행하여 몸을 하나 되게 하려는 사람입니다. 이런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세워지고 많아진다면 몸 된 교회도 건강해질 것입니다.

몸으로서의 교회를 이루고 훈련의 시간과 과정을 지나가며 그 안에서 사람들이 성숙해지고 교회도 성숙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훈련을 혼자의 힘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모여서 몸이 되기를 결정하고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함께 받는 것입니다. 교회는 연약한 존재들이 모였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고백하여 그 공동체 안에서 함께 다루고 훈련해서 자라가는 곳이 교회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 내가 있는 그 교회를 나의 몸으로 여기시고 그 몸에서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믿음의 성숙을 위하여 아프더라도,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견디십시오. 주님께서 마음을 지켜주시기를 기도하십시오. 몸을 지켜주시기를 간구하십시오. 그러면 하나님의 성숙함을 배우게 될 것이고 몸이 살게 될 것입니다.

완전할 수 없고 또 실수할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조금은 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몸으로서의 교회를 세워갈 간절한 소망을 다시 마음에 품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교회들을 지키시고 도우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