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두 번 죽을 뻔

하루는 은혜롭게 사역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하고 있는데, 멘토 크루의 자매 하나가 복통을 호소하며 끙끙 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끄응.. 끄응.. 헉.. 헉.. 헉..”

툭툭(동남아 국가의 마을버스와 같은 이동수단) 바닥에 누워 배를 움켜쥐고 뒹굴다가 숙소에 도착했다. 급히 침대에 눕혔는데, 갑자기! 구토하며 마비 증상이 오는 것이었다. 왼쪽 손, 오른쪽 손, 그리고 다리 차례로 마비가 와서 나를 포함 한 몇몇 자매들이 계속 주무르며 기도하며 나아갔다.

속이 비어 그런가 해서 밥을 끓여 먹여봤지만, 그것조차 토해냈고 증상이 점점 심각해져 갔다. 그런데, 너무 감사한 것은, 하필 이번 선교 크루에 물리 치료와 침 치료를 하는 형제가 동행 한 것이었다.
그 형제가 소금물을 먹여보라고 권해서 먹였다. 그랬더니, “켁, 켁, 켁! 우웩!” 소리와 함께 속 안에 안 좋은 것들을 다 토해냈다. 그리고, 침을 놓으니 마비 증상이 차차 풀려나갔다.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 시간 반 이내에 그 자매의 상태가 급격히 호전되었고, 죽을 먹여 기운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었다. 이번엔 내가 몸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며 끙끙 앓고 있는 것이었다.
“끙.. 끙.. 끄응.. 끄응..”

고열 증상으로 인한 것인지 몸살이 온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한참을 참다못해 다른 자매들을 깨워 기도 부탁을 했다.

그리고, 이내 소식을 들은 그 물리치료사 형제가 달려왔다. 영양분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뜨거운 열기 속에 너무 무리해서 온 수분과 영양 부족, 과로 현상인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비위가 약한 나는 닭 비린내 때문에 그나마 식사에 나온 단백질도 섭취 못하고, 오이 두 개와 안남미 조금씩만 먹으며 하루에 여러 차례씩 연주를 해 온 것이었다.

게다가 매일같이 댄스로 체력훈련을 해 온 비보이와 댄서들과는 달리 체력적으로 많이 약한 내가 그들과 같은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었기 때문인 듯했다.

우려한 바와 같이 말라리아에 걸린 것은 아니라 정말 다행이었다. 그 형제가 침을 놔주고, 자매들이 죽을 끓여왔다. 조금 전 마비와 구토증상이 왔던 자매가 이제는 거꾸로 나를 주무르며 간호를 해 주고 있었다.

한두 시간이 지났을까, 끙끙 앓는 소리를 내던 내 입에서 소리가 줄어들었고, 증상도 완화되는 것을 느꼈다. 정말 죽을 것같이 아팠는데, 금세 호전이 된 것이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 이번 크루에 치료사 형제를 보내셔서 우리 둘 다 병원에 가지 않고 낫게 하심을 경험했다.

캄보디아 물 축제의 참사!
캄보디아에서는 11월 초에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물 축제’가 열린다. 특히 수도 ‘프놈펜’에서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드는 큰 축제로 유명하다. 노방 공연을 하는 아트 코리아를 본 정부에서 우리를 그 물 축제의 무대로 초대를 했다.

캄보디아 최고의 축제 중 하나이니만큼 수십만 명의 인파가 물 축제를 즐기러 몰려들었다. 기도로 공연을 준비 한 우리는 연합 공연으로 최고의 무대를 올렸고, 간접적으로 스킷 드라마를 통해 복음의 메시지 또한 전했다. 수많은 카메라와 TV가 우리를 촬영하여 우리의 공연이 프놈펜에 모인 인파들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전역으로 방송되어 나갔다.

캄보디아 TV 방송사에서 처음에 우리를 초청했다가 취소를 해 오지 못할 뻔했는데, 하나님께서는 다시 우리를 TV 방송에 내보내셨다. 주님의 방법으로 말이다. 우리가 만약 기도해 보지 않고, 캄보디아의 일정을 취소했더라면 우리는 이와 같은 역사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하나님의 완벽하신 섭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공연을 마치고 현장에서 바로 철수하여 수많은 인파를 뚫고 나가는 데도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질서 의식이 잘 잡혀있지 않고 이 많은 인원을 통제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사람들은 몇 개 없는 다리를 이용해 행사장을 오갔는데, 좌측통행이나 우측통행의 의식 없이 막무가내로 서로 밀치고 밀리며 아슬아슬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겨우 행사장을 빠져나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물 축제 현장에서 행사가 끝나고 너무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이동해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다리를 건널 때 양쪽 방향에서 수천 명이 밀고 들어가 가운데 맞닥뜨린 사람들이 밟히거나 물로 뛰어들어 320여 명이 압사 또는 익사 되어 사망했다는 것이다!

다리 가운데 맞닥뜨린 사람들은 뒤로 돌아갈 수도 없고, 뒤에서 사람들은 계속 밀고 들어와서 서로 밟고 밟히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우리도 만약 조금 늦게 철수하여 그 현장에 있었더라면 살아있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애통하는 마음으로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했다. “하나님, 저 영혼들을 긍휼히 여겨 주세요. 너무나도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저 가운데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를 영접한 이들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살려 주신 이유는 아직 저희가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인 줄 믿습니다. 더 열심히 복음 전하러 다니겠습니다. 우리를 사용하소서.”

간발의 차이로 아트 코리아 공연 팀을 살리신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아직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마음을 주셨다.

질병으로 인해, 또 물 축제의 사고로 인해 두 번이나 죽을뻔한 위기를 넘기게 하신 주님께 나의 삶을 온전히 의탁하겠노라고 다짐했다. 주님께서 가라! 명하시면 순종하는 마음으로 가서 나의 할 일을 다 하면 내 인생은 주님께서 책임지신다는 하늘의 섭리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너무나도 완벽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으신 아버지 하나님만이 나의 믿음이며 소망이시기에 내 생명을 거두실 때까지 영혼 구원을 위해 사역하는 주님의 일꾼으로 쓰임 받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