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지구촌이 떨고 있다. 지구가 위험하다는 유엔 환경 회의 온난화 보고서에는 꿈쩍 않던 사람들도 바이러스에는 속수 무책이다.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를 주목해 볼 만하다. 지난 2월에 코로나19 “인포데믹(infodemic)”을 선포하더니, 곧이어 이번 3월에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을 선포하였다. 모든 사람이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인포데믹을 먼저 선포한 것은 그만큼 더 위험하다는 뜻을 방증한다. 인포데믹은 “가짜 뉴스”이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들이 “가짜뉴스”와도 온 힘을 다해 싸워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유엔 산하 보건기구와 전문 과학 기술 연구소들도 “가짜 뉴스”와의 싸움에 온 힘을 쓰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또는 희극에서나 볼 수 있는 아이러니다.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은데,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쏟아야 진짜로 살 수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카톡 등은 물론, 정통 뉴스매체에도 가짜와 진짜가 섞여 있고, 특히 가짜 뉴스는 좀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 많은 가짜 정보가 불안, 차별, 혐오, 편견을 부추기면서 번져 나간다.
사람만 아니다. 이제는 기계도 사람의 개입없이 스스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무차별로 전파시킨다. 진짜 뉴스를 왜곡하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수준이 아니다. 올바른 의사소통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짜 뉴스도 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미 가짜 뉴스가 활용되었고(각주 1),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가짜 뉴스가 개입하였다는 전문연구가 3년이 지난 2019년 현재까지 쏟아져 나오고 있다(각주 2). 2020년에는 세계보건기구까지 나서서 팬데믹보다 “인포데믹”을 먼저 선포하였다. 가짜 뉴스를 분별해서 퇴치하는 지혜를 갖자는 이유였다. 뉴질랜드 총리도 직접 나서서 SNS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 것을 자제하고 정부 발표를 믿어 달라고 호소한 것도 진짜를 구별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웨슬리 암호일기의 공헌
웨슬리의 암호 일기는 인포데믹을 이길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첫번째 공헌이 “시간 관리”라고 한다면, 두번째 공헌은 “생활 관리”이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종신 교수답게 웨슬리는 자신의 생활을 분석하고 기록하고 관리하였다. 기록 방법으로 “속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수준으로 시대를 주도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속기를 사용할 때에는 자기 만의 방법으로 핵심을 골라서 사용했고, 혼자만 아니라 “홀리 클럽” 멤버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가르쳐서 함께 사용하였다.
컴퓨터나 핸드폰이나 생활용품이 고장나면 버리고 새 것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드라이버를 찾아서 나사를 풀고 방 안 가득 부품을 분해해서 고쳐 쓰는 사람이 있다. 웨슬리는 분해해서 고쳐 쓰는 부류였다. 고전 언어를 가르치고 논리학과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답게 자신의 생활을 낱낱이 분해하고 핵심을 꼭 집어서 기록하였다. 진리가 무엇인지? 진짜가 무엇인지? 알맹이가 무엇인지? 껍질을 벗겨서 알아보고 싶어 했다.
생활용품을 분해해서 고쳐본 사람은 알 것이다.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부품마다 고유한 역할을 알아야 고장이 난 부분을 정확하게 찾아서 수리할 수 있다. 웨슬리는 자기 생활을 그렇게 분석했다.
첫째, 일주일을 나누어 관리하고, 하루를 한 시간으로 나누어 관리하고, 한 시간은 다시 30분, 20분, 15분, 10분 등으로 나누어 관리했다.
둘째, 하루 생활을 기도, 대화, 독서, 식사, 잠, 휴식, 덕목관리, 성경읽기, 기억, 반성 등으로 나누어 관리했다.
셋째, “기도”를 예로 들면, 개인기도, 공동기도, 한 시간 기도, 새벽 기도, 아침 기도, 점심 기도, 오후 기도, 저녁 기도 등으로 나누었다. “대화”를 예로 들면, 좋은 대화, 경건한 대화, 유익한 대화, 유익하고 좋은 대화 등으로 구분해서 기록하였다.
학생들을 만나서 토론하고 연구를 계속하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로 세워가는 방법이었다. 잘못과 실수를 하나하나 따져서 바로잡고, 용서를 구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려고 한 시간 단위를 고집하며 하루에 18번씩 반복하였다.
암호일기와 가짜 뉴스 분별법
옥스퍼드 대학을 떠나 현장에서 웨슬리 운동을 실천하던 때였다. 그는 대학 교수 시절에 배운 것을 이렇게 고백하였다. “수 년 동안 나는 옥스퍼드 링컨 대학에서 매 주 여섯 번씩 열리는 (주로 라틴어) 토론 모임의 사회자였다.
나는 (거기서) 토론에 필요한 전문성을 습득할 수 있었다. 특히, 그럴듯하게 포장된 틀린 논점까지도 알아보는 안목을 갖추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진짜 기술을 나에게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릴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그럴 듯한 포장을 몇 겹으로 씌워 감추어 놓았어도 틀린 점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었고, 한 순간에 드러낼 수 있었다.”(각주3)
옥스퍼드 대학을 회상하는 웨슬리의 고백은 암호 일기 쓰기를 발전시키던 10년 동안의 노력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웨슬리는 첫째, 성경과 고전을 읽으며 진실을 알아보는 힘을 길렀다.
특히, 훗날 웨슬리는 “한 책의 사람” 다시 말해서 “성경만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부르기도 하였다. 올바른 출처를 성경에 두고 항상 확인하는 생활이었다. 이런 생활은 두 세 문장의 글을 쓰면 반드시 성경을 인용해서 완성하는 생활로 이어졌다.
둘째,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고, 홀리 클럽 멤버들과 함께 질문하고 답하면서 토론하였다. 매일 아침, 또는 저녁마다 모여서 서로의 일기를 읽으며 질문하고 기도하기도 하였다. 자신의 생각에만 빠져있지 않고, 남의 의견을 듣고 교차 대조하면서 함께 의논하는 습관으로 이어졌다. 웨슬리의 리더에 여성이 있고, 16세 소년이 있고, 가난한 사람이 있고, 알파벳을 몰라서 자기 이름도 쓰지 못하는 리더가 있었던 것은 이런 습관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일찍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반드시 지키려고 하였다. 새벽 시간에 일어나서 기도하며 성경 읽고 하루 생활을 미리 계획하였다. 불필요한 생활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확보한 시간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사용하는 좋은 방법이었다.
웨슬리의 방법은 가짜 뉴스 퇴치법과도 닮았다. 첫째, 반드시 공신력 있는 출처를 확인하여 신뢰성을 확보하고, 둘째, SNS의 정보가 편견, 왜곡, 차별, 혐오를 조장하는지 다시 확인하고 셋째, 가짜 정보를 공유하지 말고 넷째, 미디어 금식시간을 설정해서 불안을 퇴치한다. 다섯째, 불필요한 생활을 줄이고 확보한 시간에 충분히 휴식하고 잠자며, 가족과 좋은 추억을 만드는 주제로 대화 시간을 늘린다. 그렇게 남을 배려하며 행복하게 생활한다. 웨슬리의 암호일기에서 배운 생활방법이다.
(각주1) Zhang, Xichen, and Ali A. Ghorbani.“An Overview of Online Fake News: Characterization, Detection, and Discussion.”Information Processing & Management, vol. 57, no. 2, Mar. 2020, p. 102025. ScienceDirect, doi:10.1016/j.ipm.2019.03.004.
(각주2) Rawlinson, Francis.“Conclusion.”How Press Propaganda Paved the Way to Brexit, edited by Francis Rawlinson,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2019, pp. 291-96. Springer Link, doi:10.1007/978-3-030-27765-9_8.
(각주3) Wesley, John,“Some remarks on a Defence of Aspasio Vindicated” Abingdon,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