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노년에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며
살지 않으시겠습니까?”
이곳 뉴질랜드에서 남성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프로포즈 할 때 하는 말 중에 하나랍니다.
그 말인 즉,
“아프지도 말고,
먼저 죽지도 말고,
도망도 가지 말고,
헤어지지도 말고
나와 함께 늙어서까지 사랑하며
아름답게 정원을 가꾸며
오래오래 같이 살지 않으시겠습니까?”
하고 많은 일들 중에 늙어서 함께 정원을 가꾸자며
청혼을 한다는 말에 참 소박하고 아름답다 생각이 듭니다.
가까이에 알콩달콩 살고 있는 노부부가 계십니다.
오래 전에 집을 사 두었다가 나이 들어
제 집을 다시 찾아 들었습니다.
세들어 살던 사람들이 떠나고 난 흔적들을
매일매일 쓸고 닦고 고치고 칠하며
나의 집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일상의 취미가 되었습니다.
뒷뜰에 아궁이를 만들어 양은 솥단지를 걸고
큼직한 닭 한마리를 통째로 넣고
베 보자기에 찹쌀을 씻어 넣어
장작불로 백숙을 만들고
그 잔 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아득한 고향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상추와 깻잎, 고추를 정원 가득 심어 놓고
오는 이마다 가는 이마다
한아름씩 안겨 보냅니다.
사방으로 집을 둘러싸고 있는 정원에 나무를 심고
꽃을 심고 과실 수를 심습니다.
힘이 많이 들던 어느 날!
“여보, 나에게 정원 일을 시키려면 프로포즈를 하던가,
그렇지 않으면 정원 일은 그만 할래요.”
지나가는 말로 남편에게 푸념아닌 푸념을 했는데…
이 영감님…
어느 날, 빨간 장미 한송이를 들고 정말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하더랍니다.
“여보, 나도 나이들어 혼자 정원 가꾸기가 힘이 드오니
나와 함께 정원을 가꾸지 않겠소?”
나이들어 프로포즈 받은 아내!
다른 남자였으면 좋았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 나이에…
그 날 저녁!
낮에 받은 한 송이 빨간 장미꽃으로
예쁘게 테이블을 장식하고
촛불도 밝히고 와인도 따라 들고
분위기 핑계 삼아 남편을 향해 말합니다.
“나는 당신의 프로포즈를 받아 들이며
당신과 함께 남은 여생을 죽도록 정원을 가꾸며
어차피 살 거 나무 심으며 살겠습니다~”
그 날 이후, 매일 아침 그노무 정원을 가꾸느라
햇빛에 얼굴을 꺼멓게 그을리며
왼 종일 정원에서 살다시피 한답니다.
빨간 장미 한 송이에 눈이 멀어
이렇게 시도때도 없이 정원에 살고 있노라고…
다시받은 프로포즈 도로 물릴까
매일 고민 중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나도 다시금 프로포즈를 받고 싶습니다.
젊디젊은 남자에게서 말입니다.
33살 우리 예수님~~~
“너는 내 신부야. 나는 네 신랑이구~
나와 함께 영원히 살지 않을래?”
“Why not,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