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천재를 말해주는 일화

모차르트의 천재를 말해주는 일화는 너무도 많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클래식 공감(한지영 저)에 나와 있어 여기 옮겨봅니다.

‘로마 교황청 바티칸 궁전의 예배당에는 비밀 곡이 있다. ‘미제레제(Miserere: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제목의 이 곡은 9성 부로 이루어진 총 11분짜리 2부 합창곡이다. 이 노래는 반드시 예배당 안에서만 불러야 하고 악보 또한 밖으로 가지고 나오면 안 된다.

그런데 14세의 어린 모차르트가 예배당에서 단 한 번 이 곡을 듣고 나와 밖에서 정확하게 그 곡을 오선지에 옮겼다. 이를 들은 로마 교황은 이 어린 천재에게 벌을 주기는커녕 ‘황금 박차 훈장’을 수여했다. 모차르트야말로 신의 은총을 받은 진정한 천재임을 사제마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유명한 일화다’

이렇게 뛰어난 천재이지만 여자 보는 눈은 없었는지 그의 아내 ‘콘스탄체’는 악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녀를 세계 3대 악처 중의 하나라고도 합니다.

다른 두 여인은 소크라테스의 부인 ‘크산티페’와 톨스토이의 부인 ‘소피아’입니다. 정말로 그렇게 악처였는지에 대해서는 반론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는 어린 아내를 무척 사랑했다고 모차르트의 전기작가들은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낭비벽이 심한 데다 몸까지 약했던 것은 사실이어서 모차르트가 버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는 가난한 생활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고 항시 빚더미에서 허덕여야 했습니다.

안톤 슈타틀러의 모차르트 사랑
만년의 모차르트는 더욱 생활이 어려워져서 주변의 여러 친구에게 진 빚 속에 허덕였습니다. 이런 모차르트를 도와준 음악가가 당시 최고의 클라리넷 주자였던 안톤 슈타틀러(1753-1812)였습니다.

슈타틀러는 모차르트를 물질적으로 도왔을 뿐 아니라 작곡 의뢰도 하여 그에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이렇게 고마운 슈타틀러를 위해 모차르트가 클라리넷을 위한 곡을 2곡 작곡했습니다. 하나는 클라리넷 오중주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죽기 전 불과 두 달 전에 작곡된 클라리넷 협주곡입니다.

클라리넷은 1700년경 처음으로 고안된 악기로 18세기 후반 모차르트가 활약하던 시절에 비약적으로 발전합니다. 다른 목관악기에 비해 음역이 넓고 음량 조절도 용이해서 아주 여린 소리도 흔들림 없이 낼 수 있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만년의 모차르트가 이 악기를 사랑하게 되었고 또 슈타틀러의 우정에 감동하여 두 곡의 걸작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이는 클래식 음악을 위해서도 그리고 클라리넷 주자들의 레파토리를 위해서도 너무 다행한 일입니다.

후세의 음악학자들은 모차르트에 의하여 비로소 클라리넷의 진가가 드러났다고 기록합니다. 클라리넷을 연주할 줄도 모르는 모차르트가 부드럽고 서정적인 클라리넷의 음색을 자신 특유의 음악으로 걸작을 빚어냈으니 과연 그의 천재성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Clarinet Quintet in A major K 581
오늘 화요음악회에서는 이 두 곡을 다 듣습니다.
먼저 클라리넷 5중주입니다. 슈타틀러를 위하여 작곡했기에 흔히 ‘슈타틀러 5중주’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그 아름다운 음색과 선율로 인하여 가을에 들으면 더 좋은 곡입니다.

클라리넷 5중주의 악기 구성은 현악사중주의 악기(두 대의 바이올린과 각각 한 대의 비올라와 첼로)와 클라리넷입니다. 이 곡은 현악기 군과 목관악기인 클라리넷이 어떻게 잘 어울리는지를 보여주는 곡입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 쓰여진 곡이지만 맑고 아름답게 퍼지는 선율 속 어디에서도 아픔의 그림자를 찾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슬픔과 빈궁도 흐느끼듯 노래하는 클라리넷의 소리 속에서 그리움으로 승화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모두 4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전 악장이 다 좋지만 특히 서정적인 클라리넷 솔로가 흐르는 라르게토(Larghetto)의 2악장이 가장 사랑 받는 악장입니다.
오늘은 Andrew Marriner의 Clarinet과 Chilingirian 현악사중주의 연주로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클라리넷 협주곡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 622)
모차르트가 친구 안톤 슈타틀러(1753-1812)를 위해 작곡한 또 하나의 곡이 클라리넷 협주곡입니다. 흔히 ‘천상의 아름다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 아름다운 곡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에 작곡되었습니다.

클라리넷을 유난히 좋아했고 또 그 독특한 음색을 가장 잘 이해한 첫 작곡가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그가 쓴 이 클라리넷 협주곡은 참으로 클라리넷에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원래 이 곡은 슈타틀러가 보통의 클라리넷보다 낮은 음역이 더욱 확장되도록 고안한 바셋 클라리넷(basset clarinet)을 위해 작곡되었다고 합니다.

죽음을 바로 앞에 두고 작곡된 곡이라 때로는 고별사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찬란하도록 화려한 높은 음과 가슴 속 깊은 곳이 울릴 것 같은 낮은 음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 곡은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는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은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곡입니다.

특히 아다지오의 2악장이 1985년에 발표된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에 수록되어 이 곡은 더욱 유명해졌고 더욱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생명력 넘치는 아프리카의 대자연의 해가 져가는 장면에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이 아닌 다른 음악이 흘렀다면 이 영화는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다정하고도 감미로운 이 아다지오의 선율은 몇 번을 들어도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모두 3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명곡인 만큼 좋은 연주가 많습니다. 모노이지만 레오폴드 블라흐의 클라리넷에 로진스키가 지휘하는 빈 국립 가극장 관현악단의 연주도 정평이 나 있고 잭 브라이며의 클라리넷에 토마스 비첨이 지휘하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좋지만 Alfred Prinz의 clarinet과 Karl Bohm이 지휘하는 Vienna Philharmonic의 협연으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같이 볼 하나님 말씀은 시편 71편 22-23절입니다
22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또 비파로 주를 찬양하며 주의 성실을 찬양하리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주여 내가 수금으로 주를 찬양하리이다
23 내가 주를 찬양할 때에 나의 입술이 기뻐 외치며 주께서 속량하신 내 영혼이 즐거워하리이다

이 시편 기자가 이 시(詩)를 쓸 때 클라리넷이 있었으면 그 아름다운 음색으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모든 소리를 만들고 주장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심을 알 때 하나님께서 들으시는 것은 소리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기뻐 찬양 드리며 우리의 영혼이 즐거워지기를 기원합니다.

*화요음악회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며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반에 Devonport의 가정집 정이정(淨耳亭)에서 열립니다. 관심 있는 분께서는 전화 021 717028로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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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서울 문리대 영문학과를 졸업, 사업을 하다가 1985년에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났다. 20년간 키위교회 오클랜드 크리스천 어셈블리 장로로 섬기며 교민과 키위의 교량 역할을 했다. 2012년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클래식음악 감상회를 열어 교민들에게 음악을 통한 만남의 장을 열어드리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