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파렛트

“에구, 저 솟아 나오는 저 풀들을 어찌할꼬~”

뒤뜰 화단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심란합니다.

잔디는 깎아 버리면 깔끔해지는데
우수죽순 솟아 오르는 잡초들은 어느새 자라올라
화단 꽃나무 틈에 자리를 잡습니다.

미루고 미루던 뒤뜰 정리를
가을이 오기 전에 날 잡아 정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꽃을 심자니 진흙 땅이라 땅파기가 어렵고
야채를 심자니 달팽이를 감당 못하겠고…
대책이 없습니다.

그러다 문득, 길가에 여기저기 내다 버린
나무 파렛트를 구해 잡초 위에 올려 놓고
화분들을 정리해서 그 위에 올려 놓으면
좋을 듯 합니다.

그래서 외출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면
파렛트 찾아 이 골목 저 골목을 뒤지고 다녔습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지나다 보면 잔뜩 쌓여있던 파렛트가
어찌 그리 하나도 눈에 안 띄는지…
남의 가게 앞에 잔뜩 쌓여있는 파렛트에 눈독을
들이며 며칠을 찾아 헤맸습니다.

어쩌다 길에서 만난 파렛트를 반갑게 만나면
깨져있거나 틀어져 있거나
버릴만해서 버린 것 들만 있습니다.

발 품 판 것만큼 좋은 것을 구하리라 생각하고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공장지대를 돌아보고 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휙 지나친 잔디밭에 잔뜩 버려져 쌓여있는
파렛트 무리를 만났습니다.

“오호~ 쓸만한데!”
차 의자를 뒤로 눕히고 미리 가지고 다니던
담요를 의자에 덮은 다음
파렛트 하나하나를 골라 차에 싣습니다.

“어, 이것도 쓸만한데!
어, 저것도 쓸만한데!
어, 이건 안되겠네!”

그 가운데서도 차에 실리는 파렛트가 있고
길거리 잔디밭에 그냥 널브러져 있는 파렛트도 있습니다.

하나 둘 모아 온 파렛트가
화단 위에 하나 둘씩 제자리를 찾아가자
이제서야 화단이 깔끔하게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고마운 파렛트입니다.

엄마 돌아가시고 버리지 못해 구석에 쌓아 놓았던
엄마의 화분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덕지덕지 붙은
더러운 것들을 정성스레 닦았습니다.

흙을 사다가 화분에 곱게 앉히고
뒤뜰에 풀과 함께 자라던 다육이랑 선인장들을
하나하나 화분에 심었습니다.

집사님 주신 알로에는 원줄기에서 새로 자라 나오는
새싹들을 뽑아 화분 여러 개에 심었습니다.

이래저래 화분 갈이를 하고
새싹들을 화분에 옮겨 심고
이렇게 저렇게 정리해보니
빠렛트 일곱 개에 예쁜 화분이 가득 찹니다.

아침마다 한번쯤은 나가 돌아 봅니다.
뿌리를 내리며 자리를 잡아가는 새싹들이 마냥 이쁩니다.
그러면서 기도합니다.

“주여, 내 안에 우수죽순 솟아 나오는 세상적인 것들!
뽑아도 뽑아도 대책이 없는 욕망적인 것들!
더럽고 추하게 덕지덕지 붙어 있는 더러운 것들!
주여! 제 마음도 깔끔하게 정리 좀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