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팀을 하면서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느꼈던 3가지 부분이 영성, 전문성, 그리고 관계라고 지난호에 소개한 바가 있다.
이번 글은 영성에 관한 마지막 부분을 다루려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영성의 말씀과 기도를 벗어나 ‘연습’에 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영성 이야기를 하는데 악기를 들고 하는 연습에 대해이야기해서 조금 엉뚱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이야기하는 연습은 악기를 연습하는 연습도 있지만, 그보다 조금 더 중요한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드려지는 나만의 예배 연습이다.
예배 연습
찬양팀을 한다면 한번은 들어보았을 말이 있다.
“세상의 밴드들도 피 터지게 연습하는데 하나님을 섬기는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지! 찬양팀과 밴드의 연습량을 비교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밴드들은 먹고 살려고 음악을 하기 때문이라는 이 말의 일차원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찬양팀과 다른 밴드들의 다른 점은 음악을 하는 이유 곧 대상에 있다.
찬양팀은 하나님을 향해, 또는 하나님을 위해 노래하는 반면 다른 밴드는 나를 위해 노래를 한다. 생각해보라.
각종 밴드가 노래하는 이유는 좋은 음악을 위해, 또는 나나 다른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 등등 여러 가지 이유를 말을 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 모든 이유는 결국 ‘나’라는 사람을 위해 노래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의 찬양팀은 여기서 한번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찬양팀에 속한 일원으로서 열심히 연습하지 않는 것이 나를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성을 다하고 있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내가 열심히 하는 것이 찬양팀을 크게 만들고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고 싶은 나의 만족을 위한 것은 아닌가?
예배 인도를 하는 모든 찬양팀 멤버들이 제일 조심해야 하는 함정이 바로 나의 만족을 위해 찬양을 도구로 삼는 것이다.
사실 지나고 나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회중의 반응으로 예배의 성공과 실패를 매긴 적도 있고 또 찬양 인도를 하면서 괜히 회중에 있었던 청년이 예배가 끝나고도 주일 예배 때 내가 선곡한 찬양을 흥얼거리면 기분이 좋았다.
또 큰 무대에 한번 서보고 싶어서, 또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싶어서 큰 찬양 집회를 섬기기도 했고 또는 교회에서 사람들을 모아서 찬양 집회를 하기도 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100% 나를 위해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또 반대로 하나님의 은혜로 만족하는 것을 빼고 내 만족이 1% 도 없다고 할 수 없다. 참 아이러니하다.
찬양팀이 같이 모여서 또는 집에서 혼자 연습하는 이유는 바로 ‘나의 만족’을 위해 하는 찬양이 ‘하나님’을 위한 찬양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찬양팀은 말씀에 나오는 것처럼 외식하는 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
마태복음 6장에 나오듯 은밀한 곳에서 하고 외식하지 말라는 말은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는 하지 말아라!’가 아니라 어디서든 ‘하나님 앞에서 하는 것처럼 하라’이다.
하나님 앞에서 하려면 하나님과 일대일로 대면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찬양을 같이 모여서, 또는 회중 앞에서만 하던 내가 집에서 혼자 하나님께 시간을 떼어 예배드릴 때의 어색함은 아직도 내게 생생하다.
좋은 음악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혼자 해서 그런지 잘 집중도 안 되고 빨리 끝내고 싶었었다. 하지만 이것이 내 예배의 수준이라는 것을 빨리 깨달았다.
예배의 주인공이신 딱 한 분 하나님께만 드리는 찬양,아무도 봐주지 않는 오직 하나님만이 보고 계신 진실된 예배에서 나는 내 예배 실력이 정말 형편없다는 것을 깊게 알았다.
또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는 성숙한 태도는 감성을 의존해서 드리는 찬양이 아닌 하나님과 만나는 오랜 습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배연습 어떻게 할까?
하나님 앞에 홀로서는 예배 연습은 곧 훈련이다. 회중 앞에 서기 전에 하나님 앞에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하나님 앞에 이번 주 콘티를, 또는 나의 새 노래를 가지고 먼저 혼자 서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고독하게, 오직 홀로 예배하는 이 연습은 우리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매일매일 드려질 때 차곡차곡 쌓여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만들고 우리의 예배의 질을 바꿀 것이다.
찬양팀이 같이 연습해야 할 것은 한곳에 모여 연습할 때 목소리를 내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뿐만이 아닌 다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다.
하나님께만 집중하는 것이 가능해질 때 주일 예배 때도 하나님을 향한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하나님께만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케 하는 방법의 하나로 자신의 악기를 들고 기도하는 것이다. 이 악기들로 정말 하나님만 높이게 해달라는 기도는 우리의 예배 연습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또 연습 시간 중 따로 떼어‘예배 시간’이라고 칭하고 그때는 연습하며 악기를 맞춰보는 것이 아닌 실제 하나님께 예배함으로 끝까지 콘티를 이어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그냥 연습하는 것과 같을 것 같지만 이렇게 이야기하고 연습에 임하면 마음가짐이 사실 다르다.
말씀, 기도, 그리고 연습으로 찬양팀에 관한 영성 이야기를 마치려고 한다. 사실 찬양팀의 영성은 우리의 일상생활의 신앙을 그대로 빼 박는 것이다.
연습이 삶이 되고 삶이 연습이 되는 그때 우리의 예배가 정말 하나님 앞에 아름다운 제사로, 향기로 하나님께 올려질 것이다.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를 예수님의 공로로 충분히 아름답다 하시지만, 찬양팀들이 이 여정을 통해 더욱 아름다운 찬양을 뉴질랜드 곳곳에서 하나님께 드려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