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안락사 이슈-“죽임이 아닌 보살핌을 구합니다”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허용하지 말아야 해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안락사와 조력 자살(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의료진으로부터 약물을 처방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을 법으로 허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생명 경시 풍조로부터 취약한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여러분의 지대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보건특별위원회 앞으로 안락사와 조력 자살에 대한 포괄적 대중 의견을 청취할 것을 촉구하는 진정서가 청원됐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한 특별위원회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살에 대한 일반적인 주제가 포함된 넓은 범위에서 검토되고 있다. 뉴질랜드 내에서의 모든 자살 형태를 조사하게 됐다.

반대 살인이 아닌 보살핌을
안락사 논의에서 안락사, 자비 살인, 의사 조력 자살, 조력 죽음, 연명 치료 중단이라는 용어들은 대략 서로 대체 가능한 것처럼 쓰이지만, 사실 각 용어의 개념은 같지 않으며,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발적 안락사(Voluntary Euthanasia)는 생명 주체 본인의 요청으로 자발적으로, 고의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환자의 죽음을 일으키는 행위이다. 죽는 사람이 아닌 다른 이가 죽음을 실현 시킬 경우에 이것을 안락사라고 한다.

생명 주체가 자신의 의지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의를 받지 않고 실행되거나 주체의 의사에 거슬러서 실행되는 경우, 타의에 의한 안락사(Involuntary Euthanasia)라고 한다.

임의적 안락사(Non-Voluntary Euthanasia)는 생명 주체가 생을 마감하는 것에 대한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실행되는 안락사이다. 조력 자살(Assisted Suicide)은 본인 이외 다른 사람의 요청에 따라, 자살 수단으로 사용되리라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고의적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행위이다. 죽는 본인이 죽음을 실현시킬 경우에 조력 자살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의사 조력 자살(Physician assisted suicide)은 자살을 돕는 수단(예를 들어 치명적 약물)의 제공자가 의료진일 경우를 말한다.

안락사가 아닌 것은 무엇입니까?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 투여- 인간 모두에게는 효과적인 통증 완화를 받을 권리가 있다.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도의 약물 투여는 합법적이고 윤리적이며, 이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간혹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사망을 목적으로 한 약물 투여 행위가 아니므로 이것은 안락사가 아니다.

ANZSPM(호주 뉴질랜드 완화의료협회)에서는 2013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망을 촉진하는 목적이 아닌, 적절하고 적정한 약물 처방 중 사망에 이르렀을 경우, 이것은 안락사가 아니다.”

무의미한 생명 연장 치료의 중단- 죽음이 임박했을 때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하는 일반적 관행은, 비록 이것으로 인해 그 사람의 사망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될지라도 합법이다. 환자를 무슨 일이 있어도 연명시켜야 하는 법적이나 윤리적 요건은 없다. 능동적인 행동으로 환자를 죽이는 것과 환자의 의료적 상태 자체로 죽도록 놔 두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법적 차이가 존재한다.

자살 행위에 관한 현재 법률은?
Crimes Act 1961 (NZ) 179조에 의하면 자살을 방조하거나 도울 경우 14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게 되어 있다. 더 나아가 151조는 다른 이의 보호 대상인 ‘취약한 성인’의 보호자에게도 모든 필요한 지원 및 도움을 실행할 것을 의무로 하고 있다.

나의 ‘선택’에 대해서는?
모든 인간은 비록 치료 중단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할지라도, 자신에 대한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1990년 뉴질랜드 권리 장전 11장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치료 거부 권리가 있다”라고 선포하였다.

2013년에 호주 뉴질랜드 완화의료협회는 “모든 환자에게는 의학적 생명 유지 장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발표하였으며 이러한 치료 거부로 인한 사망은 안락사가 아니라고 발표했다.

배려와 자원으로 세계 최고의 호스피스 제도가 이룩되길
뉴질랜드 헤럴드 사설이 말하듯 “충분한 안전장치가 있는 탄탄한 안락사 체계 구축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절차적 보호 장치에 대한 오해와 남용의 소지는 법제화의 최대 걸림돌이다.

해밀턴에서는 8월 13일 Novel Hotel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랄 서브미션이 있다. 누구나 방청이 가능하다. 또한, 2019년 3월 안락사 최종보고서가 국회 법사위에 제출될 예정이다.

당사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제도로 전환 가능
안락사의 확대 해석으로 인한 수많은 부작용은, 법적으로 허용한 네덜란드나 벨기에의 실제 사례에서 잘 나타난다. 네덜란드나 벨기에에서는 미성년자(비록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지만)도 안락사를 선택 할 수 있도록 안락사의 허용 범위가 넓어졌다.

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만약 안락사법이 뉴질랜드에서 제정된다면 안락사 제도는 한 인간의 생명을 당사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종료시킬 수 있는 제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노약자나 장애를 갖고 태어난 신생아에게도 적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어떠한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는 경우에만 안락사를 허용한다면, 언제까지나 그 조건 내에서만 안락사가 이루어지도록 제한시키기는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이다.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성인들에게 안락사를 허용한다면, 어찌 치유 가능한 병을 가진 이들이 소위 이런 ‘치료’를 요구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현재는 철회되었지만, 마리안 스트릿(Maryan Street)이 제의한 안락사 법안에는 이미 이러한 범위 연장 가능성까지 포함을 하고 있다.

새로 허용된 법적 행위가 ‘인권’이라고 특징지어질 경우, 이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시키려는 이들이 종종 있다. 새로 생겨난 이 권리를 누릴 수 없는 이들이 있다면, ‘평등’과 ‘무차별’의 이름 아래 그들 또한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죽을 수 있는 권리인가, 죽어야 하는 의무인가?
안락사는 환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절차상 지침은 이론적으로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보이지 않는 강압이 존재하므로 위의 이론과 다르다.

시한부 환자들과 시한부는 아니지만, 회복 불가능하고 엄청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강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안락사가 ‘옳은 일’이라고 느끼게 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지금까지 잘 버텨왔다’고 생각하며, 주위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는 ‘짐’이 되고 싶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늙고 병든 환자들은 점점 오르고 있는 요양 시설의 비용과 노인병 치료 비용이 자녀들에게 재정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에 대하여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자녀들 또한 이 점을 부모에게 지적하는 불효를 범하고 있다.

이성에 의한 합리적 자살?
안락사 또는 조력 자살의 전제 조건은 정신이 명료하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어떠한 강요도 받지 않는 상황에서의 결정이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건으로 고통에 빠진 사람이 합리적 사고가 가능할까?

인간의 의사 결정 능력 연구에 의하면 사람은 고통에 빠지면 의사 결정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안락사와 조력 자살의 법제화 지지자들은 특출나게 총명하며 자신의 재난을 명료하게 판단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이다. 그러나 안락사법은 그러한 사람들뿐 아니라 그렇지 못한 순박하고 장애를 가진 약자들도 보호해 주어야 한다.

혼란 속에 빠지는 자살 방지 체제
조력 자살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념이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쪽에서는 사회가 일부 개인들에게 자살을 도와주면서, 다른 쪽에서는 자살에 대해 가차 없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게 된다.

조력 자살을 정당화하기 위한 주장들은 모든 종류의 자살을 위해서도 이용될 수 있다. 그것은 사실상 자살을 개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제도화하는 것이다. 안락사 홍보를 위한 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받을 ‘자살 전염’의 위험성 또한 실제적인 문제이다.

우울증
안락사를 요구하던 환자들도 자신들의 우울증이나 고통이 안정적으로 치료되고 나면 안락사 요청을 취소한다. 아직 법적으로 정상인 초기의 우울증 환자들에게도 우울증은 그들의 살고자 하는 의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죽음과 사투를 벌이거나 치료 불가능한 장애와 병에 고통을 받는 모든 환자는 결국엔 우울증을 겪는 시기를 지난다. 만일 안락사나 조력 자살이 법으로 허용된다면, 많은 환자가 판단 착오로 일찍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뜨거운 감자
공공 보건 예산의 많은 부분이 노년층과 치매 환자들을 위하여 지출되고 있다. 연명치료나 호스피스 비용은 비싸지만, 안락사 시행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정부 관료들은 언제나 보건 예산의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 경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야기되는 이런 주장들은 대개 안락사 옹호자들에게서 나온다. 하지만 아직도 안락사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이다. 또 다른 작은 ‘뜨거운 감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장기 기증의 수요이다.

의료계의 생각은?
전 세계 대부분의 의료 종사자들은 안락사 및 조력 자살에 대하여 단호한 반대 관점을 표명하고 있다. 환자를 보호하고 치료하는 의사의 역할이 반대로 그들의 목숨을 앗아 가는 살인자로 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적 살인’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엔 의사를 향한 환자의 신뢰도를 부식시키게 된다.

뉴질랜드 의학협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평안한 죽음을 지지한다. 이를 위한 치료 거부 요구와 진통제 투여 요구 그리고 통증 완화 요구가 환자의 마땅한 권리임을 인정하며, 그것을 위한 적절한 약물 처방이 사망을 앞당긴다 할지라도 그 행위는 비윤리적이지 않다.”고 2005년 안락사에 대한 견해를 표명했다.

여론 조사의 왜곡
대부분의 뉴질랜드 여론 조사는 국민의 다수가 안락사와 조력 자살의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앞에서 증명했듯이, 다수 국민은 통증 완화와 양질의 호스피스 서비스가 불법으로 취급되는 것을 원치 않을 뿐이다. 종종 여론 조사의 질문들은 합법적이고 도덕적인 행동들과 불법적인 행동들을 혼합시켜 우리를 현혹하고 있다.

참을 수 없는 통증의 두려움을 이용하여, 통증은 본질에서 안락사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진실을 감추려 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 주에서 조력 자살이 시행된 10년 내내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인하여 안락사가 청원 된 건은 하나도 없다. 통증 완화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정부지원이 이루어진 곳에서는 안락사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의 미래
뉴질랜드는 말기 환자 보호 시설과 통증 완화 약품이 잘 개발되어 있는 나라이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에 대한 연구 조사서에 의하면, 양질의 호스피스 시설과 통증 완화 치료가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들의 두려움을 소멸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최고의 통증 완화 치료와 호스피스 시설이 뉴질랜드 전역에서 시행되는 것이 최우선이다. 최고의 통증 완화 약품들이 의료 교육에서 최우선으로 다루어져서 뉴질랜드 전 국민이 그 혜택을 누려야 할 것이다.

임종을 마주한 환자들 모두는 누구나 그들의 참을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보호받고 사랑 받아야 할 근본적 권리가 있다. 이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잃지 않는 죽음이다.

이러한 죽음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보호와 애도 안에서 행하여지는 것이지, 내가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삶의 마지막 때를 정하는 권리로 이어질 수 없는 것이다. 안락사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자발적 안락사와 조력 자살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찬성자, 반대자 모두 가장 인간적이며 우리 사회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자발적 안락사는 겉으론 고통에 처한 사람들을 동정하며 배려하는 방법인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매우 걱정스러운 오용과 남용의 소지로 인한 엄청난 생명 윤리 가치관의 혼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년층, 장애인, 불치병 환자, 말기 환자들의 사망에 대한 사회와 의료계의 인식이 되돌아올 수 없는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죽음이 우리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계획되고, 조정되며, 정부에 의해 규제 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허용하지 말고, 더 많은 배려와 자원으로 세계 최고의 호스피스 제도를 이룩해야 한다. 정리_이승현 발행인<자료 Family First, 번역 Prayer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