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사역자 자녀(MKPK)를 위한 캠프 열리다

사역자 자녀 모임의 부르심 한국에서 개척교회를 38년 동안 담임하신 목회자의 아들이자 뉴질랜드에서 15년 가까이 청년의 시기를 보낸 나로서는 이 MPK 사역이 마치 깨지기 쉬운 질그릇 대하듯이 참으로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나의 짧은 경험만으로는이민 교회가 가진 특수성 및 노출을 꺼리는 사역자 가정의 형편과, 제각각 다른 기질과 성격을 지닌 자녀들의 상황을 일반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족한 나로서는 사역자 가정과 성도 모두에게 이 사역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득해 낼 자신 또한 없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마주해 온 현실 속에는 한 가지 아픈 질문이 있었다. ‘왜 신실한 부모님의 기도 속에서 자란 자녀들이 도리어 하나님을 떠나는가?’라는 의문이다. 그저 “목사 아들이 그러면 안 되지.”라는 주변의 시선과 상처를 넘어 한 사람의 MPK로서 겪었던 영적 씨름을 바탕으로 세 가지 조심스러운 관점을 나누고자 한다.

나의 좁은 견해가 지금도 홀로 앓고 있는 어느 사역자 가정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고백이 성도님들의 공감과 내년 MPK 모임을 위한 기도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첫째, 부모가 신실할수록 자녀는 하나님과 멀어지기도 한다
사역자의 삶은 세상의 편안함이나 성공의 길과 다르다. 부모는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 속에서 모든 시간과 재정을 쏟아붓는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며, 가정과 자녀의 결핍은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믿음의 고백을 가진다.

그러나 사역자 입장에서 고난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 깊게 만들어주지만, 아직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자녀들에게는 다르게 다가온다. 부모의 사역 속 겪는 고난이 오히려 하나님을 향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매일 새벽기도 이후 세 시간이 넘도록 기도하시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지만, 부모님의 사역과 가정의 고난 속, 눈에 보이고 체감되는 어떠한 평안도 없음을 느꼈으며, 교회에서 목사 아들로서 헌신하되 마음은 점점 하나님과 멀어지는 모순을 겪었다.

둘째, 뉴질랜드 이민 사회 특유의 노출이 주는 부담감이다
한국에서는 같은 지역이더라도 이웃 교회 목회자 자녀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수많은 성도와 사역자가 좁은 교민사회 속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누가 어느 교회에 있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소문과 평판이 너무나 쉽게 들려온다.

그러다 보니 한국보다 목회자 자녀들의 존재가 훨씬 더 쉽게 드러나고, 자녀들이 어디서나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자기연민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다. 무엇보다 타인의 입을 통해 부모의 사역적 아픔이나 교회의 갈등을 여과 없이 듣게 되는 상황은 자녀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준다.

셋째, 부모와의 신앙적 소통의 단절이다
성경에 대한 지식적인 의문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품는 의심과 불신 자체를 가정 안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를 보아왔다. 나 또한 청소년 시절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지만, 그것은 교리적인 호기심이었을 뿐 내 영혼 밑바닥의 진짜 질문은 아니었다.

‘내 안의 생명이 과연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의심을 목회자인 아버지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부모의 믿음 섞인 축복의 말들은 때로는 내 안의 불신을 솔직하게 풀어낼 기회를 얻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목사 아들이라는 이유로 교회 전면에 서서 봉사해야 했던 나는 스스로를 모범적인 신앙인이라 착각했었고, 인생의 긴 고난 끝에서야 비로서 “난 예수님을 모릅니다”라는 고백을 울부짖게 되었다.

나를 뒤흔들던 고난과 방황 속에서 마침내 내 안의 참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대면하게 되었다.

죽음을 부르던 고난이 도리어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는 은혜의 통로가 되었고, 이제는 생명을 살리는 길 걷기 소망하며 LoveU 문화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오직 하나님밖에 의지할 수 없는 십자가의 길을 걷게되서야 비로소, 부모님이 견뎌야 했던 믿음의 싸움과 나를 향한 그분들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역자 자녀들을 돕기 위해 LoveU에서는 ‘SentU(센트유)’라는 부서를 만들었다. 일 년에 한두 번, 청소년 및 청년 자녀들을 위한 모임을 열 계획이다. 이 짧은 만남이 매일 삶 속에서 고민하는 자녀들에게는 영향력이 미미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사역자 자녀’라는 겉옷을 벗고,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나아가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예수님을 능력자 및 치료자 등으로 만난 것을 넘어서서, 무엇보다 내 인생의 ‘구원자’로 깊이 경험하기를 소망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기 원한다.

이 땅의 모든 교회와 성도님들께 사역자 자녀들을 위한 따뜻한 기도를 부탁드린다. 또한 뉴질랜드에서 묵묵히 사명의 길을 걷고 계시는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이신 모든 사역자분들께도 이 작은 발걸음(SentU)을 기억해 주시고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사역자 자녀(MPK)를 위한 첫 모임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긴 시간 기도회 가져
사역자 자녀(MPK)들이 처음 모였던 작년 6월, 약 50명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예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을 기약하며 그 안에서 리더들을 모아 몇 차례 모임을 이어왔지만, 작년 말 여러 복잡한 상황이 겹치면서 계획했던 1월 모임을 취소해야만 했다. ‘이제 이 사역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겠구나’ 하는 마음의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 후 험난한 4개월을 보내며, 감사하게도 이 자녀들을 향한 마음의 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LoveU 단체에 새로 모인 4명의 리더들에게 동의를 구한 뒤, 그동안 연락이 끊겼던 동역자들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향해 나아가기에 앞서, 그들을 돌볼 청년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먼저 위로하고자 1박 2일 캠프를 계획했다.


교회 소속이 아닌 외부 단체가 짧은 시간 캠프를 준비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주방 도구부터 음향 장비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빌리고 사람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작년에 함께한 신찬기 교수님과 프로젝티 찬양팀이 다시 동역해 주었고, 음식을 준비한 LoveU 박일환 형제를 비롯해 음향, 촬영, 반주 등 여러 섬김이들이 은혜로 나타났다. 또한 오클랜드 사랑의 교회에서도 많은 장비와 도구를 아낌없이 빌려주어 사역자 자녀들이 온전히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었다.


각 교회에서 이미 중요한 섬김의 자리를 맡고 있는 자녀들을 어떻게 부담 없이 불러 모을 수 있을지도 큰 고민이었다. 그리하여, 캠프장과는 2박을 계약하되, 실제 모임은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해 다음 날 토요일 오후 5시 전에 마치는 일정으로 계획했다. 최대한 함께할 시간은 확보하면서도, 우리의 선한 의도가 토요일 저녁과 주일 아침에 가장 바쁠 교회와 사역자 가정에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캠프가 시작되기 전 주일 저녁(5월 10일)에 참가자들과 예비 모임을 가졌고, 15일 금요일이 되자, 몇몇 섬김이들과 캠프장에서 2시부터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저녁 7시에 총 19명의 사역자 청년 자녀들이 모여 찬양으로 캠프를 시작하였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시간 제약 없이 긴 시간 기도회를 가졌는데,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가정과 부모님을 위해 기도를 하였다. 또한, 서로를 위해 중보하며 각자의 기도 제목을 두고 엎드리는 시간을 가진 후, 새벽까지 자유롭게 조모임 안에서 마음을 나눴다.


다음 날 아침에는 신찬기 교수님의 PK 관점 세례요한 세미나가 있었고, 점심 후에는 기존과 다른 방식의 특별한 롤링페이퍼 시간이 이어졌다. 익명으로 적어 낸 고민 위에 서로 돌아다니며 하나님의 마음과 말씀 구절을 적어주는 방식이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볍게 여기지 않도록 매 차례 10분씩 진중하게 앉아 기도하며 글을 쓰게 했고, 총 네 번의 턴을 거쳐 마지막에는 그 모든 글을 읽으며 주인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말뿐인 위로가 아니라 진실로 타인의 상처를 하나님의 마음으로 품고 기도했던 그 시간은 예상치 못한 큰 은혜와 울림을 선사했다.


마지막 찬양과 기도 시간을 마친 후, 캠프장 청소를 시작했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24시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일정이었기에, 무작위로 청소 구역을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이들이 떠난 후 개인적으로 캠프장 곳곳을 점검하였는데, 전등과 히터를 끄는 것부터 시작해 화장실까지 모든 곳이 완벽하고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 사역자 자녀들이 평소에 얼마나 섬김과 헌신에 익숙한지, 각자의 교회에서 가장 앞장서서 얼마나 애쓰고 있을지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 마음 한편에서 밀려오는 고마움과 안쓰러움에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캠프를 마무리했다.

‘SentU’로 새로 이름 지어
올해 2월, 이 사역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묵상하며 모임의 이름을 ‘SentU’로 새로 지었다. 어릴 때부터 목회자 가정에 ‘보내심을 받았다(Sent U)’는 말이 큰 축복이라 들었지만, 내겐 참 공허하게만 들렸다.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 슬픔이 가슴속에 쌓였고, 예수님을 나의 구원자로 만나기 전까지는 하나님을 많이 원망하기도 했다.


이 ‘SentU’를 지으며, 내가 하나님께 보내심(God sent you to 사역자 가정)에 앞서, 하나님이 예수님을 먼저 우리에게 보내시며(God sent Jesus to us) 아버지가 예수님께 하시는 말(I Sent U to the world)을 깊이 묵상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아들을 내어주실 수밖에 없었던 그 아픈 사랑의 이유가 바로 ‘나를 살리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것이 내가 살아갈 이유가 되었고, 이 사역자 자녀들에게 그 사랑을 흘려보내야 할 소원을 확인하게 되었다.


‘LoveU’ 단체의 뜻은 그저 단순히 “당신을 사랑합니다”가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고백이다. 예수님의 사랑이 내 안에 먼저 깨달아지지 않는다면, 내 힘으로는 그 어떤 사랑도 사람에게 흘려보낼 수 없음을 삶을 통해 뼈저리게 보아왔다. 그리고 새로운 이름 ‘SentU’는 우리의 의무나 사명을 쥐어짜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랑하는 독생자를 우리를 위해 보내주셨음을 끊임없이 상기하고자 한다.


여러 시행착오와 서툴고 부족함 속에서 이제 작은 발걸음을 내딛었다. ‘LoveU’ 사역을 비롯하여, 사역자 자녀들을 품고 나아가는 이 ‘SentU’ 사역 위에 많은 이들의 따뜻한 기도가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알파크루시스 신찬기 학장 세미나
쉽게 고립되고 돌봄이 필요한 뉴질랜드의 사역자 자녀들을 섬기는 귀한 사역을 감당하는 뉴질랜드의 SentU를 작년부터 응원하며 있었습니다.


그런데 SentU에서 이번 수련회의 둘째날 세미나 강사로 뉴질랜드의 사역자 자녀들을 섬길 수 있는 기회로 초청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세미나의 제목은 “주후 1세기의 한 유대인 PK의 이야기” 였고, 주제는 주후 1세기 유대인 PK(Priest’s Kid)인 침례/세례요한이었습니다. 이 세미나는 먼저 침례/세례요한을 언급하는 신약성경 구절들을 구약성경과 주후 1세기 유대지역의 정치-문화-사회-종교적 맥락안에서 살펴 보았습니다.


그 후 누가복음 7:18-28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예수님께서 침례/세례요한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셨는지 함께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세미나에서 다룬 내용이 수련회에 참석자들에게 어떤 예수님의 마음/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록 이 세미나는 2시간 정도 진행되었지만, 총 4파트로 나누어졌고 중간중간에 토론시간과 쉬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참석자들은 주어지는 토론질문들에 대하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토론하며 소통하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역자들의 자녀들이 신앙을 버리게 되는 경우가 참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SentU 단체는 뉴질랜드라는 척박한 사역의 환경을 가진 나라에서 정말 귀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저는 부족하지만 뉴질랜드의 사역자 자녀들이 주님안에 건강한 신앙인들로, 그리스도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로 세워지도록 열심히 사역하는 SentU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자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사역을 지지하며 함께 세워갈 더 많은 주님의 일꾼들을 보내주시고, 이 사역이 앞으로도 더욱 왕성히 지속 되어지길 오늘도 기도합니다.

프로젝티 워십팀, 김준 대표
“태어나 보니 PK, MK였다. 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그래서 억울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나의 부모의 신앙 고백이였지, 나의 신앙이 아니라 생각 했다.”


그런데, 그 모든 시간을 돌아 이제와 보니 모든 것이 은혜였다. 예배를 섬겼지만 한 명의 PK로써 느낀 것은 모든 것이 은혜였고 축복이였고 감사였다는 것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너무나 필요한 사역임을 인지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서로가 “공감” 한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간단하지 않은 감정이다. 그런데 서로가 다른 상황속에, 배경속에 자라왔지만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공감”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더 감사한 것은 그저 그 공간 속에 있음으로 회복이 되어지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특별히 이번 캠프를 통해서 발견한 것은 우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발견하고 알게 되어지는 시간이었다. 하나님 앞에 거추장스러운 옷을 입고 나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의 모습 그대로 하나님 앞에 서는 시간이여서 더 뜻 깊었던 것 같다.


바라기는 이와 같은 모임들이 계속 해서 이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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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준영
2019년오클랜드 사랑의교회 집사. LoveU대표. 대학에서 회계를 전공하며 뮤지컬과는 연관 없는 삶을 살던 나를, 하나님께서는 지난 2년 동안 세 편의 창작 뮤지컬을 만들고 공연하게 하셨다. 크리스천 라이프에 매달 연재를 하며, 내게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