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환영받는 사람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말 그릇’이 큰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말 그릇이 큰 사람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 안전하고 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 그릇이 큰 사람은 인기가 있다. 지금도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찾는다. 당신의 말 그릇은 어떤지 한 번 돌아보라.

말 그릇 큰 사람
작가 김윤나는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 그릇』이란 책에서 ‘왜 우리는 나이 들어서도 성숙한 대화를 하지 못할까?’를 고민하면서 ‘말 그릇’의 크기가 문제이고 그 그릇의 크기를 키워 성숙한 모습이 되기를 기대했다.

작가는 작은 말 그릇에는 말을 담을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실수로 말이 쉽게 흘러 넘쳐 필요하지 않은 말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런 사람은 가볍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사람들이 피하게 된다. 반면에 큰 말 그릇에는 말을 많이 담을 수 있어 담은 말이 쉽게 새어 나가지 않고 필요한 말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은 비밀을 지키려고 애쓰기 때문에 입이 무겁다고 평가되며 신뢰받게 된다.

말 그릇을 키우는 ‘듣기’의 기술
“말 그릇이 큰 사람들은 ‘기다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대화 속에서 실천한다. 바로 ‘경청’하는 것이다. 듣는 실력이 있다면 말을 많이 하지 않고도 관계의 거리를 좁히고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잘 듣는다는 것은 ‘귀’로만 듣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말하고 싶은 욕구’를 다스리는 동시에 상대방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의미를 파악하고 그 안에 담긴 마음까지도 파악해 내는 것을 뜻한다.”

“얼마 전 SNS에 ‘노숙자의 운명을 바꾼 작은 관심’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미국 뉴햄프셔에 사는 한 여인이 도넛 가게에서 노숙자를 보게 되었다. 1달러를 들고 무언가를 사 먹기 위해 서성거리던 노숙자가 내내 마음에 걸렸던 그녀는, 결국 그에게 커피와 베이글을 주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노숙자는 마약 때문에 인생을 망친 사연,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를 그녀에게 털어놓았고,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악필이어서 미안하다며 영수증에 급하게 무엇인가를 적어 그녀에게 건넸다. 그가 남긴 영수증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나는 오늘 자살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당신 덕분에 그러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고마워요.’ 그녀는 노숙자를 보는 순간 느낀 연민의 감정을 모른 척하지 않았다. 두려움과 불안감도 섞여 있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강한 감정을 찾아내고 인지하고 용기 있게 그것을 드러내 보였다. 노숙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자신의 관점에서 판단하지 않았다. 자기 삶의 공식을 기준 삼아 비난하거나 조언하지 않았다. 노숙자의 사정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위로가 되었다.”

말 그릇이 깊어지는 ‘말하기’ 기술
말하기 기술 중에 또 하나는 ‘질문’이다. 대화에서 질문은 힘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담자를 찾지만 상담 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는 경우가 많다. 질문을 하면 그 답을 찾기 위해 생각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뿌연 안개 같은 고민들이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지며 생각이 정리되고 점점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질문하고 답을 찾아갈 때 조금씩 분명해지는 답을 통해 기쁨과 만족이 생기게 되어 그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과 마음이 열리고 생각을 공유하며 관계가 특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말 비워내기
“침묵의 기술이라는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너무 많은 말을 해서 듣는 이를 피곤하게 하는 것부터 피해야 한다. 늙어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 중에는 말하기를 지나치게 밝히는 것도 포함된다. (중략) 즉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말을 욕심내게 된다는 뜻이다. 인격이 훌륭한 사람들도 넘치는 말을 조절하지 못해 그 진가가 묻힐 때가 있다. 그 흐름을 바꾸려면 인내와 수양의 시간이 필요하다. 위의 책에서는, 침묵보다 나은 말이 있을 때만 입을 열라고 조언하는데 그것은 결국 말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 그것이야말로 가장 높은 경지의 말하기 기술이다. 적절한 순간에 침묵하고, 경청하고, 질문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세련된 말하기 기술인 셈이다.”

신앙생활은 말 그릇 키우기
우리는 말실수를 많이 하며 살아간다. 말실수를 하면 뒤돌아서 후회하게 된다. 우리가 하는 말이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우리의 그런 다듬어지지 않은 말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말을 의식하고 돌아봐야 한다. 더 나아가 나의 내면이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말 그릇이 커질 것이다.

지금은 날씨가 추운 겨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따뜻한 것을 찾는다. 그것과 똑같이 마음이 쓸쓸하고 외로울 때 우리는 따뜻한 말을 선호한다. 사람들은 바른말 하는 사람보다 자신에게 따뜻한 말을 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는 따뜻한 말이 사람을 따뜻하게 하고 힘을 주며 살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따뜻한 사람을 찾는다. 내 주변에 나를 품어줄 말 그릇이 큰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하지만 우리가 따뜻한 말을 주고받는 말 그릇이 큰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씩 자신의 말 그릇에 다른 사람과 그 마음을 담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당신의 말 그릇이 커져서 누군가를 일으키고 위로하고 용기를 줄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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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겸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목회트렌드 2024』및『다음세대 셧다운』공저. 오클랜드감리교회 담임목사. 하나님이 사람과 소통하시려고 성육신 하신 것처럼, 기독교인도 세상과 소통할 통로가 필요하기에 인문학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