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셋째 주 찬송/12월 넷째 주 찬송

12월 셋째 주 찬송 116장(통합116장) 동방에서 박사들
교회력을 보면, 낮과 밤의 길이와 관련이 있는 절기가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성탄절과 부활절이 이로 인해 정해지고, 대림절과 사순절, 성령강림절마저도 성탄절과 부활절에 의해 정해짐으로 유재기의 모든 절기가 관련되어 있는 것이지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春分)은 부활절과 관련이 있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冬至)는 크리스마스와 관련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일이 정해진 4C에는 동지가 지금처럼 12월 21일이 아니고, 12월 25일이었다고 하니까요.

동지는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니 만큼, 그 이튿날부터는 낮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다시 말해서 주님이 오심으로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는 빛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사실, 예수님이 정확하게 몇 월 몇 일에 탄생하셨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이 찬송 ‘동방에서 박사들’은 19C 미국 성공회(Episcopal Church) 교회음악의 대표적 인물인 홉킨스(John H. Hopkins, Jr., 1820-1891)목사가 작사 작곡 하였습니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태생으로 그의 아버지가 총재 주교까지 지낸 성공회 목사였는데요, 어려서 부터 시와 음악 미술 등에 재능을 보였다고 합니다.

버몬트 대학을 거쳐 그도 아버지와 같이 성직자의 길로 들어서 제네럴 신학교에 들어가 성직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뉴욕의 성공회 신학교(General Theological Seminary)에서 음아강사를 하면서 많은 찬송과 교회용 합창곡집을 만들었고, 사제가 된 후에는 미국 동부 여러 교회에서 봉사했습니다. 그는 ‘성공회 잡지’(The Church Journal)의 창시자이기도 하지요.

이 찬송은 1857년 그의 나이 37세 때 주현절 찬송으로 지은 것인데, 1863년에 출간한 ‘캐럴, 찬송과 성가’Carols , Hymns and Songs)에 발표하였습니다. 주현절이 별을 따라 아기 예수님을 찾아간 동방박사의 절기 아닙니까?

이 찬송이 1871년에 영국의 유명한 캐럴집인 ‘신 구 크리스마스 캐럴집’Christmas Carols New and Old, 1871)에 실리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요.

우리나라에는 1931년 ‘신정찬송가’(1931)에 처음 수록되면서부터 애창되었고요. 동방박사의 이야기는 마태복음에 2장에 기록되어있습니다. 우리 가사로 ‘동방박사 세 사람’하며 ‘박사’라고 노래 하지만, 찬송의 원 제목과 곡명은 KINGS OF ORIENT 즉 ‘동방의 왕들’입니다. 물론 영어 가사도 ‘동방의 세 왕’(We three Kings of Oriental are)이라고 되어있지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세 박사들의 이름이 가스팔(Caspar), 메키올(Mechior), 발다살(Barthasal)이라 지요. 그들이 드린 선물도 꽤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황금은 상당히 가치 있는 물건을 대표하는 것으로서 만백성을 다스릴 임금이시라는 뜻으로, 유향은 아라비아 지방의 보스웨리의 관목에서 나는 송진으로 향료나 분향에 사용된 백색 향료인데, 만유 만민의 구주시라는 뜻으로, 몰약은 시체에 바르기도 하고 사형수에게 마취제로 마시게도 하는 송진인데 세상 모든 죄인을 위해 죽으실 예수의 몸을 생각하고 방부제로 쓰이도록 드린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명랑한 노래는 단조(單調)로 시작하여 후렴의 ‘오’로부터 장조로 반전되고, 마지막 “인도 하여라” 에선 아멘 종지(IV-I)로 마치게 되지요.

12월 넷째 주 찬송 122장(통합122장) 참 반가운 성도여
찬송가의 작사 란을 보면 18C 라틴어 찬송시를 오클레이(Frederick Oukeley, 1802-1880)가 번역했다고 나와 있지요? 그리고 작곡자 란을 보면 웨이드(John Francis Wade, c.1711-1786)가 1751년 ‘각종 성가곡집’(Cantus Diversi)에 처음 나타났다고 되어있고요.

작자를 알 수 없는 라틴어 가사의 이 찬송 시는 1751년 로마 가톨릭 가정과 기관에서 사용하기 위한‘각종 성가곡집’에 처음 나타났습니다.

1841년 “Adeste, fideles, laeti triumphantes”로 시작되는 이 라틴어 찬송을“O Come, all ye Faithful, Joyful and Triumphant”의 영어로 1841년에 오클레이가 번역하였는데, 라틴어, 영어 모두 애창되고 있습니다.

번역자 오클레이는 옥스퍼드를 졸업하고 영국 국교의 목사가 되어 런던에 있는 마가렛 교회에서 시무하였습니다. 그는 옥스퍼드 운동의 주창자로 가톨릭 교리를 지지하는 책을 써서 크게 물의를 일으켜 영국 국교회에서 출교를 당하고 가톨릭으로 개종하여 신부가 되었지요.

당시 이와 같은 일로 그와 함께 영국 국교를 떠나 가톨릭으로 개종한 또 한 분이 있는데, 그가 바로‘내 갈 길 멀고 밤은 깊은 데’(379장)의 작자인 뉴맨(John Hanley Newman, 1801-1890)입니다.

뉴맨은 후에 추기경까지 되었고요. 곡명 ADESTE FIDELES의 작곡자는 확실치는 않으나 영국 랑카셔(Lancashire)태생의 웨이드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젊어서 프랑스에 망명하여 두에이(Dowey)에서 살면서 초기 가톨릭 음악의 악보를 그리는 정사(淨寫)와 악보 인쇄업으로 살았습니다. 악보를 베끼다 보면 음악에 대한 실력이 꽤 늘어나지요.

나도 소년 시절 교회 성가대에서 철필로 유지(油脂)에 악보를 그려 프린트를 하면서 음악에 눈을 뜨게 되었듯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젊어서 음악 교사를 할 때엔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사(筆寫)를 시키곤 했거든요. 필사를 하면 음악의 기본적인 악전(樂典)으로부터 시작하여 시창(視唱), 청음(聽音), 화성학(和聲學)에 이르기까지의 실력이 골고루 향상되기 때문이지요.

어쨌든가 이 분은 그렇게 실력이 쌓여 이토록 아름다운 곡을 작곡하게까지 되었나봅니다. 그리고 찬송가에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 곡을 편곡한 이가 있습니다. 지금의 형태로 편곡한 분인데요, 런던에 있는 포르투갈 대사관에서 오르가니스트로 일했던 웨브(Samuel Webbe, 1740-1816)입니다.

이 분 역시 악보 베끼는 정사를 하여 프린트를 하고 판매를 하던 분으로 이 분 역시 그 일로 인해 훌륭한 음악가가 된 것이지요. 19C 초 미국에서는 이 찬송의 곡명을 PORTUGUESE HYMN이라고 했는데, 이는 ‘포르투갈 찬송’이라는 뜻으로 이 역시 편곡자로 인한 것입니다.

이 찬송은 미국에선 1800년 필라델피아의 음악 출판업자인 카(Benjamin Carr)의 음악잡지(Musical Journer) 제2권에 처음 나타났고, 우리나라에는‘찬숑가’(1908)에 처음 수록되었습니다.

이 찬송은 멘델스존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는데, 특히 베넷(Robert R. Bennet)의‘크리스마스 칸타타’(Many mood of Christmas)는 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작품으로 이곡이 제1부 피날레 곡으로 웅장하게 펼쳐져 감동을 자아냅니다. 특히 미국의 유명한 합창지휘자 로버트 쇼(Robert Shaw)가 지휘하는 로버트쇼합창단의 연주가 일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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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