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나눔, 곧 삶의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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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어딘가로 떠나 사회와 나눔에 대해 더 배우기도 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기도하던 끝에 유럽을 방문하게 되었다.

유럽으로 여행지를 결정한 후 함께 가기로 한 친구들과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주신 마음은 ‘돈이 많던 적던, 잘살던 못살던 우리 모두에겐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이미 사회 가운데 따뜻함을 전하고 있는 단체에 연락을 하여 그들을 방문하고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알아봤고, 또한 그런 카페와 시설들을 방문할 계획을 잡았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사랑을 전하는 것으론 버스킹과 핫팩 나눔을 기획했다.

한국에서 200개의 핫팩을 바리바리 싸 들고, 버스킹 장비와 스케치북을 챙겨갔다. 버스킹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우리가 만나는 노숙인들에게 주기로 하고, 가는 곳곳마다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줄 수 있는 ‘따뜻함을 전합시다’라는 문구가 담긴 배지를 준비해서 갔다.

로마에 도착한 후 받았던 인상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큰일 나는 곳이었다. 가자마자 택시 기사로부터 사기를 당한 후, 이곳에서 우리가 전해야 될 사랑은 무엇일지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로마의 거리에는 노숙인들도 많았고, 집시들도 많았다. 노숙인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적은 금액의 코인과 핫팩을 나눠주기도 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답답한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노숙인들에게 다가가는 시간들이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다. 우리의 입장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시간, 그리고 돕는 입장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는 시간들이었다.

그러한 경험과 생각들이 뉴질랜드로 돌아와서 사회를 섬기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곳에 사랑을 전하러 간 것이기에 우린 최대한 따뜻함과 사랑을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노숙인들과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대화를 할 수가 없었고, 그저 핫팩에 그 나라 언어로 적은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메시지밖에 전달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탈리아에서 어느 날 기차역에 들어섰다. 한 카페에서 빵과 커피를 사고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집시 여인이 눈에 띄었다.

그녀에게 핫팩을 주려고 하는데 그녀는 그것보다는 먹을 걸 사줄 수 있냐고 짧은 영어와 몸짓으로 얘기했다. 우린 알겠다고 하며 그녀가 원하는 빵과 음료수를 사줬고, 각자가 주문한 것을 받은 후 헤어지려 하는 찰나에 그녀는 우리에게 또 부탁을 했다.

자신의 아이들이 저기에 있는데, 저 아이들을 위해서도 뭔가를 해줄 수 없냐는 것이었다.

그 순간 우린 각자 기도를 하며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을 했다. 그녀에게 그럴 수 없다고 하니, 자기를 위해 신발을 사달라고 부탁을 했다.

우리로부터 무언가라도 더 얻길 원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안쓰럽기도 했지만 우린 미안하다고 얘기하며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녀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우리는 고민에 빠졌다. 어느 선까지 나눔을 해야 적당한 것일까.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다 주는 게 올바른 사랑의 모습일까 등등.

‘나눔의 선, 사랑의 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과 정말 그 사람을 위한 사랑의 모습이 무엇일지 이 두 가지를 두고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주일날은 현지 교회들을 방문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늘 은혜가 있었고, 유럽 교회에서 배울 점들도 많다고 생각을 했다.

유럽교회가 점점 쇠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숫자적으로는 쇠퇴할지 모르지만 사회적인 활동에 있어서나 교회의 모습에 있어서는 좋게 보였다. 주중엔 사회를 섬기고, 주일엔 예배를 드리는 교회의 모습에 많은 도전을 받았다.
유럽을 다니면서 가장 의아해했던 건 거리에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나라들이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그리고 스위스인데 그 어디에서도 복음 전하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길거리 버스킹 예배든, 전도지를 나눠주는 거든 어떠한 모습도 없었다. 그게 금지되어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왜 없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여행을 끝나고 나서 깨달은 것은 직접적인 복음 전하는 일은 없었을지 모르지만, 삶의 모습과 섬김을 통해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핫팩을 나누며 난민들을 위한 호텔이나 노숙인들을 위한 카페 및 투어 프로그램을 방문하면서는 그 사회의 취약계층과 소통했다. 반면 버스킹을 하면서는 여행객이나 그 현지의 중상위 계층과 소통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매일 나눈 것이 있다. 삶의 모습이 어떠하든 우리 모두에겐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처음 유럽에 가기로 결정한 후 받았던 마음과 동일했다.

버스킹을 통해선 사람들에게 위로와 마음에 작은 메시지를 던졌다. 직접적인 도움을 받는 사람이든,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는 사람이든 다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과 소통하며 사랑이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그마한 따뜻함이 전해졌기를 늘 바라는 마음으로 그곳에서의 매 순간을 사랑으로 채웠다.

처음엔 아프리카나 헝가리 쪽으로 여행을 가려 했다. 그곳에서 더 많은 걸 깨닫고 경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유럽여행을 통해서 배운 건 삶의 모습이 어떠하든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사랑, 복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