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

“윤희 어때요? 우리 아들이 윤희랑 결혼하겠다고 하는데요…”

한국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곳 대학에 유학 와서 공부하는 외아들 녀석이
어느 날, 뜬금없이 결혼을 하겠다고 한답니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결혼이라니…

같은 교회 자매라고 하기에 그 자매가 어떤지
궁금해서 전화를 하셨다는군요.

참, 이럴 때 말을 잘해야 하는데…
잘하면 옷 한 벌,
잘못하면 뺨이 석 대…

그렇잖아도 둘이 결혼 얘기들이 오고 가던 차라
우리들도 많이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아드님에게는 저 윤희가 꼭 필요해!”
“저 아드님은 윤희 손에 꽉 잡혀서 꼼짝도 없이 공부하게 생겼어.”
“저 아드님은 정말 윤희 잘 만났지.”

교회가족들도 두 사람의 만남을 선히 여기며 좋아했습니다.
저 역시 두 사람의 만남을 좋게 여기며 잘됐으면 하는 맘이었습니다.

“어휴~~~!
아드님에게 윤희라면 정말 좋죠.
이쁘죠, 야무지죠, 착하죠.
정말 괜찮은 자매여요.”

정말 그랬습니다.
그 아드님(?)은 부잣집 외아들로
큰 키에 허여멀건 잘생기고
또 넘 착하기까지 해서 우유부단한 듯 하고,
공부보다는 좀 즐기면서 사는 걸 좋아하는 듯 한…

세 살 연상인 윤희는
똑 소리나게 야무져서
약간은 우유부단한 그 아드님에게는
정말 딱 맞는 규수입니다.

“아마 결혼하면 저 아드님은 윤희 손에 꼼짝 못할거야.”

아내 손에 약간은 쥐어 사는 듯한 남편이 행복하고,
보기도 좋고, 가정이 평안하다고 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놀기 좋아하던 그 아드님은
윤희 손에 꽉 잡혀 공부하기 시작했고,
규모있는 삶(?)을 시작하면서
남자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이 오가고,
서울을 몇 번 오가더니
햇살 따뜻한 어느 봄 날,
장미공원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선남선녀 신랑 신부가 다 유학생인지라
둘 보다는 하나가 되고 보니
생활비도 절약되고 시간도 절약되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해서 학업을 다 마치고는
아름답게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간 다음 달부터
‘좋은생각’이라는 월간지가
우리 집으로 매달 배달되어 왔습니다.

일년 정기구독이어서 일년이면 끝나겠지 했는데
일년,
이년,
삼년,
…….
십 년,
십 오년…..

남편도 키우고, 예쁜 딸도 키우는 행복한 윤희는
오늘도 좋은생각으로 이렇게 매달 우리를 찾아 옵니다.
늘 좋은생각을 가득 담고서 말입니다.
15년이 흐른 지금까지요.

좋은생각…
좋은생각을 볼때마다
늘 좋은생각으로 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는 당신!
오늘 어떤 좋은생각으로 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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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애
크리스천라이프 대표, 1997년 1월 뉴질랜드 현지교단인 The Alliance Churches of New Zealand 에서 청빙, 마운트 이든교회 사모, 협동 목사. 라이프에세이를 통해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잔잔한 감동으로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날마다 가까이 예수님을 만나요' 와 '은밀히 거래된 나의 인생 그 길을 가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