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둘째 주 찬송/10월 넷째 주 찬송

10월 둘째 주 찬송/585장(통384장)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루터의 성서 번역과 회중 찬송으로 이룬 종교개혁

교회사에 있어서 종교개혁 시대는 루터(Martin Luther, 1483-1546)의 종교개혁부터 베스트팔렌 평화조약 체결까지이다(1517-1648).

종교개혁은 루터와 츠빙글리, 칼뱅에 이어 영국과 스코틀랜드, 프랑스와 네덜란드, 재세례파의 종교개혁으로 확산되었고, 이들 개혁운동과 반종교개혁 세력인 로마 가톨릭은 유럽 전 지역에서 분열과 갈등을 겪었다.

한 나라의 종교는 각지의 제후가 결정한다는 아우크스부르크 화의(1555)로 신앙의 자유가 주어지는 듯했으나(루터교 외에 칼뱅파는 제외), 오히려 협약의 약점으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전쟁과 30년 전쟁(1618-1648, 독일 인구 30%인 800만 명 사망)을 겪은 후 체결된 평화조약 이후에야 비로소 개인의 종교 자유가 보장되었다.

루터는 ‘공로 구원’으로 점철되어 있던 중세교회에 ‘이신칭의’(以信稱義)란 교리와 함께 신앙인은 모두 동일한 제사장이라는 ‘만인 제사장’(萬人祭司長) 교리를 펼쳤다.

모든 신자는 사제의 중재 없이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다는 것(벧전2:9, 계1:6, 5:10). 모국어(母國語)로 성경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모국어로 찬송하며 예배드려야 하기에 루터는 헬라어 신약성경과 히브리어 구약성경에서 각각 독일어로 번역하였고, 기존의 라틴어 미사를 독일어 미사로 전례 개혁을 했으며, 독일어 회중 찬송인 코랄(Chorale)을 창안하였다.

시인이자 음악가이기도 했던 루터는 코랄을 종교개혁 운동에 기둥으로 생각하여 그 목적에 어울리는 찬송 시와 멜로디에 어울리는 레퍼토리를 만들고자 적극적인 역할을 하였다.

루터는 회중이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투철한 신념에 바탕을 두고 모국어인 독일어 가사와 단순하게 노래하기 쉬운 멜로디를 즐겨 사용했다.

루터의 찬송이 우리 찬송가에 585장 “내 주는 강한 성”(“Ein feste Burg ist unser Gott”) 한 장이 실려 있다. 그가 작사 작곡한 곡명 EIN FESTE BURG는 1527년에서 1529년 사이에 시편 46편의 의역으로 지었지만, 자신의 박해 경험에서 직접 따오기도 했다. 찬송 시는 전투 이미지로 가득 차 있어 ‘종교개혁의 전투가’로 불린다.

어둠의 권세에 맞서는 영적인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루터의 카리스마적인 신앙적 활력이 넘친다.

10월 넷째 주 찬송/개편128장 죽음을 당하신 주

전통적인 라틴어 찬송을 독일어 찬송으로 개조

찬송은 4세기 라오디게아 공의회 이래 중세의 미사에서 오랫동안 사제와 성가대의 전유물이었으나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 이후 회중들이 참여하는 공식적인 순서가 되었다. 이야말로 루터의 만인제사장 신학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루터는 코랄을 예배에 사용하기 위해 기존의 많은 찬송 시와 멜로디를 보존하며 전통을 계속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라틴어 시 ‘오소서, 이방인의 구세주여’(Veni redemptor gentium)는 ‘이제 오소서, 이방인의 구주여’(‘Nun Komm der Heiden Heiland’)로, 테데움(‘Te deum laudamus’)은 ‘주님이신 하나님 우리가 주님을 찬송합니다’(‘Her Gott, dich loben wir’)로, ‘이같이 기쁨 넘치는 날’(‘Dies ist laetitiae’)은 ‘오늘은 참 기쁜 날’(‘Der Tag, der ist so freudenreich’)로 기록하고 있다.

‘니케아신조’(Credo in unum deum patrem omnipotentem)는 ‘우리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습니다’(‘Wir glauben all’ an einen Gott‘)란 교리 찬송으로 개조하여 독일어 모국어 예배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우리 찬송가에 실린 ‘오 거룩하신 주님’(145장)은 클레르보의 버나드(Bernard of Clairvaux)의 라틴어 시(“Salve caput cruentatum”)를 독일어(‘O Haupt voll Blut und Wunden’)로 번역한 것이다.

‘죽음을 당하신 주’(개편 128장)는 루터가 지은 7절로 된 찬송 시에 붙인 유명한 부활절 부속가인 ‘유월절 어린양께 찬미를 드려라’(‘Victimae paschali laudes’)를 편곡한 곡명 CHRIST LAG IN TODESBANDEN을 붙였다.

이 곡은 요한 발터(Johann Walter, 1496-1570)가 편곡한 것으로, 루터도 편곡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발터는 루터교 교회음악의 초기 영향력이 컸던 인물 중 한 명이었으며 루터의 독일 미사 준비를 돕기 위해 3주 동안 함께 살며 루터교 코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찬송이야말로 활기차고 경쾌한 웅장한 선율로 부활절 캐럴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이 코랄 멜로디를 기반으로 음악가들이 많은 오르간 작품이 작곡하였으며, 특히 J.S.바흐는 칸타타 4번과 158번에 광범위하게 활용했다.

               이 글은 필자가 진행하는 유튜브‘김명엽의 찬송교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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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엽
연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1960년부터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하게 교회음악 활동을 하면서 김명엽의 찬송교실1-5을 예솔에서 출판했다. 이번 25회 연재를 통해 교회력에 맞추어 미리 2주씩 찬송가 두 곡씩을 편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