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둘째 주 찬송/133장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랜 뿌리를 지닌 삼위일체 신앙고백 찬송
4세기 초, 교회의 가장 큰 논쟁 중 삼위일체의 본질에 대한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확고히 하고자 제1차 니케아 공의회를 소집하여 신앙 고백서를 기록하고 삼위일체를 부인하는 아리우스 이단을 정죄했습니다.
프루덴티우스(Marcus Aurelius C. Prudentius, 348-c.413)는 교부인 암브로즈(340-397)와 어거스틴(354-430)과 동시대를 산 당대 가장 위대한 찬송 시인입니다. 그는 “크리스천 핀다로스”(The Christian Pindar)라 불립니다(핀다로스는 그리스 서정 시인, B.C.522?~443?). 그는 스페인에서 태어나 로마의 변호사로서 높은 관직에 있었으나, 암브로즈의 첫 계승자로 말년에 수도원에서 명상하고 저술하면서 주님을 섬겼습니다.
그의 작품은 모두 신학과 변증학에 대한 박식한 토론을 포함하여 시적 형식을 취하며 기독교 신앙과 고전 라틴어 시의 조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래를 위해 지은 암브로즈와 달리 문학적이고 개인적인 시로 서방 교회의 귀중한 보물로 남아 이후 교회 전례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찬송 시 ‘하나님의 말씀으로’(‘Of the Father’s Love Begotten‘)는 그의 찬송 시(Liber Cathemerinon, c. 405)에서 따온 교리 찬송입니다. 원래 38절인데 닐(John Mason Neale)이 6절로 뽑아 번역했습니다.
찬송가 133장 ‘하나님의 말씀으로’(Corde natus ex parentis)는 ‘상투스’ 부속가 ‘하나님의 신비’(Divinum mysterium) 중 교리에 기초한 찬송 시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 세상이 창조되니,
그는 알파와 오메가 처음이요 끝이시라
지난날과 장래 일을 모두 주관 하시네.
영원토록 영원토록”(133장, 1절)
곡명 DIVINUM MYSTERIUM은 원래 10세기 초에 나타나 13세기부터 16세기에 다양한 멜로디로 불리던 찬트(‘Sanctus trope’)입니다. 이 곡은 닐 목사의 음악 편집자인 헬모어(Thomas Helmore)가 닐의 번역 가사를 붙였습니다.
1861년, 베이커(Henry W. Baker)가 9절로 확장 번역하여 그가 편집한 ‘고금 찬송가’(Hymns Ancient and Modern, 1861)에 실었습니다. 우리 찬송가는 그중 1, 5, 9절입니다.
이 찬송이야말로 매우 오랜 뿌리를 지닌 삼위일체 신앙고백 찬송입니다. 새찬송가 47장 ‘새 아침이 밝아오니’(Lux ecce surgit aurea)도 프루덴티우스가 지은 찬송 시입니다. 시집 카테메리논(Cathemerinon) 중 목요일 찬양을 위한 전통적인 아침 찬송 시입니다.
“새 아침이 밝아오니 캄캄한 밤 무서우랴.
밤새도록 저 원수의 어둠 속을 헤매었네”(새 47장, 1절)
6월 넷째 주 찬송/59장(통68장) 하나님 아버지 어둔 밤이 지나
기독교 전례와 음악을 개혁한 그레고리 교황
교회사에 있어서 중세교회 시대는 그레고리 교황 I세(Gregory the Great, c. 540-604)가 즉위한 A.D.590년부터 1517년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전까지로 구분합니다.
유럽의 중세 시대는 기독교가 지배했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제도적인 교회로 바뀌면서 교황은 절대 권력을 쥐게 되었고, 결국 교회는 부패를 초래했습니다. 이슬람이 발흥(7C)하고, 십자군 전쟁(1096 ~1291)이 일고 동⋅서방 교회가 분열하였으며 동로마 제국이 멸망(1453)하였습니다.
한편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1492)과 함께 대항해시대가 열리고, 르네상스(14-16C)와 스콜라 철학(9~16C)의 대두로 신학이 발전했으며, 수도원의 영적 갱신 운동(10-13C)이 촉진되기도 했습니다.
교황 그레고리 1세는 최초로 수도 생활을 체험한 교황이자 라틴 교부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중세 교황청을 창설하였고, 많은 서신과 글을 남겨 중세의 영성을 시작했습니다.
로마 양식 미사 전례를 개혁하여 미사 전문을 오늘날의 형식으로 만들고, 각 지방에서 제각기 불리던 성가들을 재정리해 교회력(전례력)에 알맞게 맞추는 업적을 남겨 ‘기독교 전례의 아버지’라고 불립니다.
그레고리 1세가 주도적으로 행한 단선율 성가의 주요 양식은 9세기 말엽에 표준화가 되어 그의 이름을 따서 그레고리오 성가라는 이름이 붙어졌습니다. 그는 교회의 예전과 교회음악에 봉사한 것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베네딕토회 편집자들은 그레고리 I세가 찬송 시 여덟 편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중 하나인 찬송 시가 찬송가 59장, 새 아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하나님 아버지 어둔 밤이 지나”(“Nocteurgentes vigilemus omnes”)입니다. 오순절 이후 9월 27일까지 네 번째와 그다음 일요일 밤기도(Matins)에 불립니다.
“하나님 아버지 어둔 밤이 지나
먼동이 터서 밝은 아침 되니,
우리가 이 시간 주님 앞에 나아와
주 찬양합니다”(59장, 1절)
곡명 CHRISTE SANCTORUM은 1681년에 발간된 전례집(‘Paris Antophoner’)에 처음으로 실린 작자미상의 고대 멜로디입니다. 이 곡은 라페이유(Francois de La Feillee)가 개작하여 1808년 회중용 찬송가(‘Nouvelle Methode du Plain Chant’) 7판(1808)에 실었습니다.
우리 찬송가는 디어머(Percy Dearmer)가 영역(Father, we praise Thee, now the night is over)하고 편곡한 것입니다.
지난 시대 중세 찬송 시가 현대를 사는 예배 레퍼토리에 동참할 수 있다는데 너무나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글은 필자가 진행하는 유튜브 ‘김명엽의 찬송교실’에서 볼 수 있습니다.